한두봉 원장이 청문회장에 온 까닭은
한두봉 원장이 청문회장에 온 까닭은
  • 연승우 기자 dust8863@newsfarm.co.kr
  • 승인 2023.12.21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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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업신문= 연승우 기자) 지난 18일에 열린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한두봉 농촌경제연구원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보통 국정감사나 청문회 증인은 무언가를 폭로하거나 아니면 폭로 당하는 사람이 대다수다.

송미령 후보자는 박사를 마치고 바로 농촌경제연구원에 입사해 지금까지도 적을 두고 있다. 한두봉 원장은 송미령 후보자의 직전 직장 상사 내지는 사장인 셈이다.

민주당은 송 후보자의 전문성을 검증하기 위해 한두봉 원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고 했지만 청문회에서 아무런 검증도 못했다.

한 원장을 증인으로 부른 안호영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농정 공약을 만든 사람이 누구냐고 물었고 안 원장은 자신이 만들었다고 답했다. 이에 안호영 의원은 송 후보자가 농정공약 수행에 적합하냐고 질의했다.

안 원장은 한치의 주저함도 없이 “송 후보자가 농정 공약 수행에 최적임자라고 생각한다”는 말을 남기고 청문회장을 떠났다.

민주당은 왜 한두봉 원장을 불렀을까? 한두봉 원장은 지난 2월 농경원장 공모에 원서를 냈다. 고려대 교수이며 윤석열 캠프에 있었기에 원장이 될 거라는 분위기였다.

이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발생했다. 송미령 농경연 선임연구위원도 원장 공모에 원서를 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원장임명이 일주일 늦어졌다는 소문이 돌았다.

4월에 취임한 한두봉 원장과 송미령 후보자가 사이가 좋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돌았고 급기야 장관후보자로 지명되면서 인생역전이 됐다.

농경연은 국무총리 산하기관이지만 수입의 대다수는 농식품부의 용역이고, 지자체 용역 등이 있는데 이도 농식품부의 입김이 충분히 작용한다. 농식품부는 농경연의 갑이다.

농경연의 갑인 농식품부의 수장 청문회에서 한두봉 원장이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전문성 검증?? 한 원장은 농업경제가 전공이고 송 후보는 농촌사회가 전공이다. 검증 불가다.

불과 10분도 안 걸려 끝난 증인 심문. 모두들 허탈한 웃음만 지었다. 면접을 보는데 전 회사 사장을 불러다 물어보는 꼴이고, 더군다나 갑을이 바뀌는 데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증인출석과 심문이 하나의 해프닝으로 끝나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