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업신문 신년기획] 2024년 농업전문지 나아갈 방향을 묻는다②
[한국농업신문 신년기획] 2024년 농업전문지 나아갈 방향을 묻는다②
  • 연승우 기자 dust8863@newsfarm.co.kr
  • 승인 2024.01.04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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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지에서 더 전문지 다운 참신한 콘텐츠 생산해야
농업전문기자들 변화 요구 높아
돈 내고 볼 수 있는 ‘뉴스’

언론 지형이 변하고 있다. 종합적 성격을 가진 일간지가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뉴스를 생산하는 버티컬 미디어를 만들고 있고, 인터넷 기사는 무료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프리미엄화를 통한 유료화도 시도하고 있다.

언론사는 구독료와 광고가 주요한 수입원이다. 수입을 늘리기 위해서는 구독자를 늘리거나 광고시장을 확대해야 한다. 이 두 가지 관점에서 광고적인 측면이 버티컬 미디어라면 구독자 증대는 유료화라고 볼 수 있다.

한국농업신문은 농업전문기자들이 최신 미디어 동향에 대한 관심, 그리고 농업전문지의 변화와 발전방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미디어 동향과 농업전문지 발전 방향에 대한 전문기자들의 생각을 옮겨 놓는다.

버티컬 미디어가 농업 전문지다 

(한국농업신문= 기자) 사실 ‘버티컬 미디어’는 생소하게 들리지만, 전문지는 이미 버티컬화 돼 있다고 볼 수 있다. 농업전문지 기자 3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0.3%가 최신 미디어 동향에 관심이 있다고 답했지만, 외국과 우리나라 언론사들이 도입하고 있는 버티컬 미디어에 대해서는 처음들어보거나 잘 모른다고 대답한 기자가 64.5%나 된다. 언론이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은 하지만 어떻게 변화해야 할지에 관한 관심은 적다고 볼 수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발간한 연구서 ‘언론사의 버터컬 미디어 콘텐츠 전략과 현황’에 따르면버티컬 미디어는 버티컬 콘텐츠를 생산하는 매체로 틈새시장을 공략해 특정분야의 콘텐츠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미디어라고 정의한다.

언론사가 여러 분야를 종합적으로 다루는 것을 수평적(호라이즌)이라고 하고 특정분야를 파고드는 전략을 수직적(버티컬)이라고 한다.

국내에서는 버티컬 미디어 전략을 주로 유튜브에서 활용하고 있다. 문화방송(MBC)는 ‘14F’를 만들었다. 이는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전략으로 2018년 처음 만들어진 14F는 MZ세대에게 꼭 필요한 뉴스를 하루 4개 선정해 짧고 쉬운 영상콘텐츠로 유튜브 등을 통해 유통하고 있다.

SBS에서는 ‘스브스뉴스’를 하고 있다. 방송사 서브브랜드로 시작한 사례로 MZ 세대를 겨냥해 짧은 영상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조선일보의 땅집고는 부동산 전문 버티컬 미어다. 블로그 포스트로 시작한 땅집고는 부동산만을 집중적으로 다루면서 영상뿐만 아니라 일반 기사(텍스트)까지 충실히 생산하고 있다.

한국일보는 버티컬 미디어로 허스트리를 만들어 뉴스레터 형식으로 전달하고 있다. 허스토리는 젠더 이슈를 다루는 버티컬 미디어다.

외국에서는 뉴욕타임즈에서 요리를 주제로 쿠킹을 발행하고 있고, 인디펜던트에서는 인디베스트를 운영하고 있다. 인디베스트는 리뷰기반의 커머스 서비스이다. 기자들이 직접 제품을 사용한 리뷰를 올리고 이를 기반으로 독자에게는 유용한 구매 정보를 제공한다.

버티컬 미디어를 통해 외국에서는 직접적 수익을 올리는 사례들이 계속 생겨나고 있고 국내에서는 독자층 확대에 이용하고 있다.

새로운 농업 콘텐츠 발굴 필요

농업전문지는 이름 그대로 농업 분야의 전문성을 가진 버티컬 미디어다. 그러나 현재 대다수 농업전문지는 종합적인, 즉 수평적 성격을 띤다. 가까이서 보면 식량, 원예, 축산 등 생산적 측면과 농약, 비료, 농기계 등 관련 자재 산업과 모두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축산은 이미 분화돼 있고, 여기에 한돈 등 축종별로 더 세분화한 매체들이 존재한다.

원예 분야는 신문도 있지만, 잡지에서 더욱 전문성을 가진 매체들이 있다. 농약 등 농자재를 다루는 매체도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출입기자단에 등록된 32개 매체 중 절반 가량이 종합지라고 볼 수 있다.

전문지 기자들은 농업전문지의 장점에 대해 특정 품목에 전문성을 발휘한다를 제일 많이 선택했다. 그다음으로 크고 작은 모든 농업 이슈들을 모두 담아낸다를 꼽았다.

농업전문지가 가진 문제점에 대해 전문지 기자들은 보도자료 위주의 나열식 보도 방식(24.7%)을 가장 많이 꼽았다. 그다음으로 ▲전문지만의 특수 콘텐츠에 대한 아쉬움(23.3%) ▲탐사보도 등 깊이 있는 전문성의 부재(17.8%) ▲탐사보도 등 깊이 있는 전문성의 부재(17.8%) 등이 많았다.

농업전문지의 방향에 대해 품목별 세분화 등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31.8%), 현장 목소리를 담는 현장성 필요(24.2%), 농업의 새로운 콘텐츠 발굴(22.7%)라고 답했다. 농업전문지는 품목별 전문성을 바탕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담은 콘텐츠 발굴이 필요하다고 분석할 수 있다.

유튜브는 우리에게 계륵인가

미디어의 디지털전환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유튜브이다. 새로운 정보 전달 플랫폼으로 자리잡은 유튜브는 단순히 정보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기에 농업전문지 입장에서는 매력적일 수 있다. 최근 몇 년간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농업전문지도 늘고 있는 추세이다.

농식품부 전문지 기자단 등록 매체를 기준으로 32개 매체 중 17개 매체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이중 1000명 이상 구독자를 가지 매체는 5개 매체이다. 농업전문지가 올린 영상 중 가장 높은 조회수는 10만 뷰이고, 그 다음으로는 9만 뷰가 있다.

대다수 농업전문지 유튜브 채널은 구색 갖추기였으며, 일부는 열심히 올리고 있지만 조회수나 구독자수는 그리 많지 않은 경우도 있다. 조회수가 많은 영상은 대부분 농가의 노하우를 소개하는 영상이었으며, 농기계 소개 영상도 조회수가 높았다. 유튜브로 수익을 내는 농업전문지는 아직 없다고 봐야 한다.

농업전문 기자들은 전문지의 영상분야(유튜브 등) 진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새로운 길을 모색하기 위해 예산·인력을 반드시 투입해야 한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그다음로는 관심있게 지켜보고는 있으나 관망하고 있는 중이다와 최근 트렌드에 부합하나 (비용문제로) 부정적이라는 답변이 많았다. 유튜브로 진출을 하고 있거나 준비 중이지만,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는 것을 반영하고 있다.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된다

레드퀸 효과가 있다. 레드퀸(Red Queen) 효과는 계속해서 진화하는 상대에 맞서서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발전하지 못하면 끝내 도태된다는 가설이다. 물론 변화만이 살길은 아니지만 농업전문지 역시 흐름에 맞춰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 해법을 제시할 수는 없지만 지금 필요한 건 전문성과 새로운 콘텐츠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