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인터뷰-조희성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장] “쌀전업농 변화·혁신 통해 쌀 정체성 찾을 것”
[신년인터뷰-조희성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장] “쌀전업농 변화·혁신 통해 쌀 정체성 찾을 것”
  • 박현욱 farmwook@newsfarm.co.kr
  • 승인 2024.01.05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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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조직-일하고 공부하는 집행부’ 구축
쌀전업농중앙회 ‘효능감’ 느낄 수 있도록 도약 
산업 ‘티핑포인트’ 절감···위기 대응력 키울 것
대정부 협상·농민연대-투쟁정신 양립토록 노력


(한국농업신문=박현욱 기자) 지난해 12월 27일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장에 당선된 조희성 신임 회장은 지난 2일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하고 미래 쌀전업농중앙연합회의 청사진을 만들고 있다. 쌀전업농전북도연합회장, 쌀전업농중앙연합회 정책부회장을 역임하면서 늘 고민했던 건 ‘쌀의 정체성 확립’이다. 그는 “300명의 쌀전업농 대의원들의 선택, 그 기저에는 변화와 혁신의 요구가 자리한다”면서 “앞으로 쌀전업농 그리고 쌀산업이 비상하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내부 조직의 자성, 그리고 쌀전업농들의 역량 강화가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농업신문은 2024년을 맞아 지난 3일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에서 조희성 신임 쌀전업농중앙연합회장을 인터뷰했다.


조희성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장
조희성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장

중앙회 조직 변화 예고···촘촘한 네트워크 구축

조 회장은 쌀의 정체성을 찾는 과정의 하나로 우선 내부 조직의 변화를 예고했다. 그 첫 번째로는 제13대 쌀전업농 임원진의 역할분담과 개혁이다. 조 회장은 “모든 일에는 협력과 연대가 기본”이라면서 “적재적소에 임원들의 역할과 책임을 강화할 수 있는 업무분장 등 조직 개편을 추진한 후 임무를 부여할 것이다. 1년 정도 지난 시점에서 부족한 것은 없는지 새롭게 추진해야 할 사안은 없는지 업무 책임제를 도입해 거미줄처럼 촘촘한 조직 네트워크를 만들어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중 일하는 농민단체는 조 회장이 가장 내세우는 개혁 중 하나다. 쌀전업농은 식량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있지만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 각종 토론회와 세미나를 추진, 공부하는 집행부, 일하는 임원진을 꾸린다는 계획이다. 조 회장은 “조직의 견고함을 유지하고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전문 분야라고 해서 배우고 실천하는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면서 “살아있는 조직은 산업과 정책에 대한 더듬이를 바짝 세우고 즉각적인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대응력 또한 갖춰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산업 전환점 도래···쌀 정체성 확립 첫 임무

조 회장이 변화와 혁신을 부르짖는 데는 쌀전업농이라는 조직, 나아가 쌀 산업은 변화와 혁신이 필요한 시기라는 판단에서다. 쌀소비가 줄어들고 쌀의 위상이 추락한 지금이 바로 산업의 티핑포인트(급격한 전환점)에 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육류 소비가 늘고 쌀 산업이 침체기라고 하지만 우리나라 대표 주식은 쌀이다. 쌀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 신임 회장으로서의 첫 번째 임무”라면서 “정체성이 확립되면 다양한 대안들이 도출된다. 앞으로 쌀전업농은 쌀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다양한 서브미션들을 펼쳐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금의 쌀산업을 살펴보면 많은 변화가 감지된다. 쌀 소비는 줄고, 정부에서도 가루쌀 정책을 독려하는 등 산업의 패러다임이 자체가 바뀌고 있다. 현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많은 쌀전업농이 외부 변화를 체감하고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산업이 전환점 봉착하면 많은 농민들이 위기에 직면한다. 폐업하는 농민들이 발생하는가 하면 작목을 전환하기도 한다. 조 회장은 “그동안 농업에는 수많은 위기가 찾아왔다. 그 때마다 희생양은 농민들이었다. 쌀분야도 마찬가지다. 때문에 쌀산업을 지키기 위해서는 쌀 생산자들이 안심하고 농사지을 수 있는 토대와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쌀 산업 위기에서 슬기롭게 극복해 나갈 수 있는 대응력·대항력을 키워나갈 수 있는 마스터플랜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유능한 농민단체 추구 ‘뾰족함’ 재건

조 회장이 그리는 쌀전업농은 유능한 조직이다. 현장에서 “무능한 농민단체는 싫다”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다는 그는 농민단체는 대정부 협상과 정부 기조에 동참하는 연대도 필요하지만 때론 쓴소리도 과감하게 할 수 있는 ‘투쟁 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둘을 양립하는 게 회장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어떤 일이든 감내할 수 있는 ‘인내’와 ‘과감한 결단’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한국농업신문의 역할도 주문했다. 그는 “쌀 농민들의 눈과 귀, 때론 입이 되어 주는 게 언론의 역할”이라면서 “한국농업신문이 쌀 농민 지근거리에서 ‘정론직필’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과 조언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쌀 농민들의 삶의 나아지고 쌀전업농이 어떤 상황에서도 적절한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기대와 신념인 ‘효능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도 조 회장의 당면과제다. 그동만 많은 농민단체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과거 가지고 있었던 ‘뾰족함’을 상실해 아쉽다는 그는 “가슴은 뜨거워지고 열정에 불타는 풀뿌리 농민조직으로 도약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만들어내겠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산업 든든 지원군 쌀의무자조금 도입 노력

쌀의무자조금 도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쌀산업이 부흥하고 쌀전업농이 새로운 산업 국면을 만들기 위해서는 쌀의무자조금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그동안 쌀은 갖가지 음해에 시달렸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탄수화물과 비만에 대한 오해’다. 오히려 쌀은 다이어트에 효과적이고 건강에 필수적인 메뉴다. 쌀의 이미지가 추락한 데는 이를 방치한 것은 물론 오해에 오해가 덧붙여진 탓이다. 

조 회장은 “쌀 소비가 줄고 있는 지금 오히려 쌀의 이미지를 제고해 소비를 늘리는 혜안이 필요하며 이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쌀의무자조금 도입이 필수”라면서 “농업에는 많은 자조금이 활동하고 있다. 그들은 그들 나름의 이미지 브랜딩을 통해 각 품목의 부흥을 이끌고 있다. 가장 많은 농민을 확보하고 있는 쌀 생산자단체에 어엿한 자조금 하나 없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들녘별경영체, 쌀생산자협회 등 농업계 쌀 조직들과 연대와 협력을 통해 쌀의무자조금을 반드시 현실화시키겠다”고 덧붙였다.
 

중앙회 교섭력 ↑·중앙컨트롤 타워 구축

벼 생산자가격 20만원 회복도 조 회장이 내세운 공약이다. 정부의 뒤늦은 쌀값 발표가 현장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이를테면 공공비축미 가격 발표가 12월 전후로 공표된다. 최소한 매년 8~9월에는 가격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나와야 현장 혼란을 막을 수 있다. 또한 농협이 제값에 벼를 매입할 수 있도록 쌀전업농의 교섭력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쌀전업농중앙연합회의 독립적인 회관 마련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봤다. 쌀의 정체성 확립의 전초기지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쌀 정책, 농정 방향 등에 대한 연구도 이곳에서 시작된다. 단지 하드웨어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라면서 “급격하게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쌀의 모든 것을 관장할 수 있는 중앙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마지막으로 “저를 비롯한 새로운 집행부가 2024년을 준비하고 있다. 분명한 사실은 지금 쌀산업은 다양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제13대 쌀전업농중앙연합회는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다각도의 전략적 접근을 모색하는 한편 산업이 부흥하기 위한 밀도있는 마스터플랜을 만들어 나갈 방침이다. 앞으로 쌀전업농의 변화·혁신을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