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국산 종실용 옥수수의 가공식품 원료로의 가치 제고
[전문가칼럼] 국산 종실용 옥수수의 가공식품 원료로의 가치 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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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1.22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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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영 국립식량과학원 수확후이용과 농업연구사

지난달 14일 정부는 대통령령의 개정으로 총 10개의 수입 과일과 식품 원료에 대한 관세를 인하하였다. 그리고 내년에는 가공용 옥수수, 대두, 원당·설탕, 식품용 감자·변성전분 등 총 76개 식품 원료의 관세를 추가 인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것은 작년 급등하였던 국제 곡물 가격지수로부터 촉발된 고물가에 따른 영향과 식품 기업들의 원가 부담을 낮추고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하여 내려진 대책이라고 생각한다. 

이 중 옥수수는 벼, 밀과 함께 세계 3대 식량작물 중 하나로 생산성과 활용도가 매우 높아 특히, 국제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다. 따라서 국제 옥수수의 교역량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면서, 수입 옥수수와는 차별화된 국산 옥수수의 새로운 용도를 찾고 고유의 소비 시장을 확보하여 생산-가공-소비의 빠른 선순환으로 경쟁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은 현재 곡물자급률 0.8%인 옥수수의 높은 수입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1970년대부터 지금까지 40여 품종의 다양한 사료·종실용 옥수수 품종을 개발해 왔다. 간식용 옥수수와 비교하여 사료·종실용 옥수수는 몇 가지 우수한 특성을 보이는데, 그중 재배 면적당 수확량이 많은 특성은 가격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식품산업의 원료선택에 중요한 것 중 하나인 경제적 측면을 만족시킨다. 이에 따른 국산 종실용 옥수수의 가공식품 원료로서의 이용이 이루어지면 국산 품종에 새로운 용도를 부여하고, 나아가 수입산 원료의 국산화를 위한 도전이며 기반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종실용 옥수수의 가공식품 원료로의 가치를 평가하기 위해서 우선, 각 품종이 갖는 고유의 특성을 파악하고, 가공 품목에 적합한 품종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하여 국립식량과학원 수확후이용과에서는 기초 연구로 40여 종의 종실 옥수수 품종과 계통을 대상으로 마치종, 중간종, 경립종 분류에 따른 이화학적 특성을 분석하여 배유 특성의 유의미한 정보를 확인하였다. 그리고 음료용 차(茶)와 강냉이의 가공적성 연구에서 차 원료로서는 ‘강다옥’이, 강냉이 원료로서는 ‘황다옥’이 여러 종실용 옥수수 품종 중 우수하였다. 

품목별 우수 원료의 특성으로 차(茶)는 pH, 볶음 시간에 따른 수분함량과 경도가 모두 높은 것이 차의 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 메일라드 반응의 유도 조건에서 우수하여 옥수수차 원료로서 만족한 결과를 나타냈다. 그리고 국민 간식 중 하나인 강냉이는 팝콘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가공 원리를 갖는데, 밀폐된 공간 내 가열로 옥수수 종실 내부압력이 상승하고 공간을 열었을 때 급격한 압력 저하로 부피가 팽창한다. 이렇게 가공한 강냉이는 전분함량이 낮고 중간범위의 수분함량을 가지며 외피 두께가 대체로 두꺼운 특성을 갖는 원료가 강냉이 표면 갈라짐이 적고 외관이 매끈하며 종실의 부피 팽창률이 높고 낮은 경도로 바삭함을 유지하였다.

종실용 옥수수의 가공적성 연구를 통해 가공식품 원료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1개의 품종이 개발되기까지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을 고려할 때, 종실용 옥수수의 가공식품 원료 활용은 우리가 가진 소중한 유전자원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고, 나아가 식량안보 차원에서, 그리고 우리의 미래 식량자원을 확보하기 위하여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