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생종 햇양파 수확을 앞두고 양파 농가의 근심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양파 저장 물량이 이전보다 늘면서 가격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정론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양파 재고량은 16만5643톤으로 2022년보다 15.2% 증가했고, 가격은 2022년보다 23%가량 하락해 1132원을 횡보하고 있다.
조생종 양파는 저장성이 낮아 수확 후 바로 판매해야 하지만, 정부가 지난해 물가 안정을 이유로 수입해 둔 양파가 화근이다. 지난해 초 양파 작황이 좋지 않아 가격이 오르자 정부가 물가를 잡겠다며 TRQ 수입물량을 기존 2만645톤에서 2023년 11만645톤으로 대폭 늘려 현재 상황까지 오게 됐다. 소비자를 위한 정부의 조속한 행동이 양파 농가를 병들게 한 셈이다.
더불어 올해 전국적으로 양파 재배면적이 증가돼 가격 안정에 차질을 겪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2024년 양파 재배면적 실측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양파 면적은 지난해보다 약 4.7% 증가한 1만 8829ha다. 이는 과거 농경연이 항공촬영을 통한 실측 조사에 앞서 전화로 재배 의향을 조사한 결과보다 0.2%p 증가한 수치다.
특히 2022년도에 70~80%까지 이뤄졌던 밭떼기 거래도 현재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어 농가들의 시름은 말을 이룰 수 없다. 이에 전남도는 수입 양파를 가격용으로 조기 출하하고, 정부 비축량을 확대하는 등 수급안정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
양파 가격은 하락 추세이지만 인건비, 비료 등 농자재 가격은 크게 올라 양파 재배 농가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의 선제적인 가격 안정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