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지금은 자조금 시대! 한국농업은 자조금이 지킨다!
[전문가 칼럼] 지금은 자조금 시대! 한국농업은 자조금이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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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3.19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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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철 품목조직화연구소장

수입농산물에 대응하여 한국농업을 지키고 해외에 K농업의 돌풍을 일으킬 수 있는 의무자조금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한돈이고 한우이다. 20년 전에 그 누가 오늘날과 같이 한돈과 한우산업이 성장할 것을 기대했을까? 누구나 수입산 돼지고기와 쇠고기 때문에 국내 한돈과 한우산업은 없어질 것으로 예상했을 것이다. 그러나 전체 한돈과 한우 사육 농가들이 의무적으로 참여하는 의무자조금이 만들어지면서 소비홍보를 포함한 각종 자조금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되었고 그 결과, 1인당 소비량은 각각 20년 전의 2배가 되고 생산액도 각각 20년 전의 3배로 성장하는 성과를 창출하면서 수입농산물이 물밀듯이 들어오는 상황에서도 의무자조금을 중심으로 해당 품목 농업인들이 똘똘 뭉치는 경우 해당 품목산업이 무너지지 않고 오히려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축산분야 의무자조금의 성장에 힘입어 지난 10년 전부터 농산과 수산, 식품분야 자조금도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 현재 농산에는 인삼을 포함한 18개 의무자조금과 밤을 포함한 10개 임의자조금이 있고 수산에는 김을 포함한 8개 의무자조금과 굴을 포함한 2개 임의자조금이 있으며, 식품에는 김치와 전통주 자조금이 관련 법에 따라 운영되는 것은 물론이고 이외의 여러 품목에서 임의 또는 의무자조금 설치 준비와 절차 진행을 위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으니, 지금은 가히 자조금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축산을 제외한 의무자조금은 대개 만들어진 지가 5년도 되지 않았으나 경작(의향) 신고 의무화 및 경작사실 확인, 저품위과 수매, 시장격리 등을 통해 자율적이고 선제적인 수급조절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자조금단체들이 성장하면서 소비지 위주의 소비홍보사업에 머물지 않고 산지에서 경작자를 대상으로 하는 공급관리사업도 중점 추진하여 홍수출하기 가격 폭락 예방, 적정 수취가 유지와 같이, 농업인들이 바라는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아직은 대부분이 의무자조금 도입 초기단계이다 보니 농업인 교육 및 홍보, 의무자조금 거출, 소비홍보, 수급안정 등 자조금사업 추진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고 그 성과도 기대에 비하여 아직은 크게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의무자조금에 대한 농업인의 오해와 불신도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그러나 세계적인 사례로 손꼽히는 뉴질랜드 키위도 지금의 사업운영체제를 갖추기까지 40~50년이 소요되었고 자조금단체가 안정적인 사업운영기반을 만들기까지 보통 10~20년은 소요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지금은 비난과 질책보다는 응원과 격려가 필요한 시기이다.
 
농업인 고령화와 반복되는 자연재해, 만성적인 인력 부족, 인건비 상승, 원부자재 가격 인상,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 감소, 국내 농산물 가격이 조금만 올라도 바로 수입되는 다른 나라 농산물 등과 같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한둘이 아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제는 대개 개별 농가단위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품목별로 또는 주요 주산지를 중심으로 의무자조금이 만들어질 필요가 있으며, 자조금단체를 중심으로 농업인단체와 농협, 주산지 지자체, 정부의 힘을 하나로 모아 해당 품목 농업인을 위한 각종 자조금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농협과 지자체, 정부의 각종 사업과 자조금사업을 연계하여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