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허일용 (사)한국쌀전업농경북도연합회장
[인터뷰] 허일용 (사)한국쌀전업농경북도연합회장
  • 강혜란 기자 hr_river@newsfarm.co.kr
  • 승인 2024.03.26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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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쌀 생산농가 생존권과 식량주권 지켜낼 것”

정부 물가안정 정책, 농민 희생 강요
쌀 농민 생계 보장 대책 마련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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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일용 경북도연합회장.

(한국농업신문= 강혜란 기자) “올해로 50년 가까이 쌀농사를 짓고 살아왔지만 이렇게 농가가 힘든 적이 없었다. 농민들은 생계를 위협받아 농사를 포기할 정도의 암담한 상황이다.” 허일용 (사)한국쌀전업농경북도연합회장이 설명하는 현재 쌀 농업의 현실이다. 허 회장은 쌀은 국민의 생명산업이고 국가안보 산업이라는 명분 아래 쌀 전업농가는 계속해서 피해를 받고 있으며 이제는 이 난국을 극복할 대안이 필요한 시기라고 힘주어 말한다. 그에게 50년 쌀 생산의 경험을 바탕으로 농업 현장의 문제점과 정부가 반영해야 할 대책에 대해 들어보았다.


- 경북도연합회장으로서의 각오를 밝힌다면
16세부터 지금까지 평생을 포항에서 쌀농업에 종사해왔다. 그래서 농민들의 애로사항을 피부로 느끼고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누구보다 잘 파악할 수 있다. 30년 전 UR협상 반대 운동부터 시작해 쌀값 사수를 위해 여당 점거농성을 벌이다 연행이 될 정도로 활발하게 농민운동을 펼친 경험이 있다. 그 당시에는 농업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모든 농민단체들이 합심해 함께 정면돌파했었지만, 현재는 수많은 단체가 농민 모두가 아닌 개인이나 특정 집단의 이익만을 요구하다 보니 큰 목소리를 낼 수 없게 된 것 같아 안타깝다. 경북도는 회원 모두가 국민의 주식을 책임진다는 자부심을 갖고 한마음으로 뭉쳐 쌀 농민의 생존권과 식량주권을 지켜내는 연합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 쌀값 안정을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은
쌀값을 제외한 모든 물가가 다 올랐다. 비료 가격과 농기계에 사용하는 면세유 등 생산비는 급등하는데 쌀값만 하락하니 농가소득은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한다. 농민들은 계속해서 현재와 같은 상황이 이어진다면 쌀농사를 포기하겠단다. 이에 정부는 논 타작물 재배 지원책을 내놓으며 쌀 수급조절로 쌀값을 잡겠다고 나섰지만, 이는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풍년이든 흉년이든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해 농가의 부담을 줄여줄 지원책이 마련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정부는 단순하게 쌀 재고량만을 고려하는 것이 아닌 쌀 소비량 감소와 쌀 의무 수입 정책에 대해서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 

- 현재 쌀산업의 가장 큰 문제점은
최근 매스컴에서 쌀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쌀을 비만과 만성질환의 원인으로 몰아가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들이 커지며 탄수화물을 피하게 되고 쌀 소비량이 줄어드는 현상에도 한몫했다고 생각한다. 쌀에는 다양한 영양소가 들어있어 만성질환을 예방하는데 오히려 도움이 되는 식품이다. 정부는 이런 편견을 깨기 위해 우리 쌀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쌀 소비 촉진 등을 도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최근 들어 정부에서 청년농을 대상으로 한 정책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미래 농업을 주도할 청년농에 대한 지원도 물론 중요하지만, 현재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 고령 농업인들에 대한 지원도 적극적으로 이어나가길 바란다.

-쌀전업농경북도연합회 회원분들께 한 말씀.
쌀전업농 포항시연합회장과 경상북도연합회 수석 부회장을 거쳐 회장직을 맡게 됐다. 경북도 회원들과 연합회 위상 강화와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해왔고 앞으로도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나갈 예정이다. 회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정부에 요구해 임기가 끝났을 때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전한다. 마지막으로 우리 회원 모두 더불어 사는 경북농업을 만드는데 다 함께 뜻을 모으고 힘을 합쳐 모든 농민 단체들의 귀감이 되는 연합회가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