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영 농촌진흥청 재해예방공학과 농업연구사
김민영 농촌진흥청 재해예방공학과 농업연구사
  • 이도현 dhlee@newsfarm.co.kr
  • 승인 2015.07.15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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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개기술’, 스마트 기술 개발·보급 힘 쏟아야

농촌 노동력 해결 최적…경제성 이유 ‘아쉬움’

작물의 생육과 좋은 토양환경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물을 인공적으로 농지에 공급하는 일을 관개라고 한다. 자동관개는 측정 및 제어기능을 가지는 기계장치와 시설을 설치해 편리하게 작물에 물을 자동으로 주는 것이다.
관개는 단순히 물 공급의 의미를 넘어 농경지에 양분을 공급하고 지온을 조절하며 작업상의 편의를 도모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기술이다. 과거 하늘에서 내리는 비에만 의존했던 방식에서 벗어나 물을 농경지로 끌어올 수 있는 인공적인 수단으로 수로 저수지 등의 관개기술이 개발됐다.


생육정보·기상정보 측정…원격제어
이 관개기술은 잭 첼로너의 저서 ‘죽기 전에 꼭 알아야 할 세상을 바꾼 발명품 1001’에서 3D 컴퓨터 그래픽, 4행정 사이클 등 일상생활에 많은 영향을 준 발명품 중 하나로 언급될 만큼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수천 년 전부터 사용돼 온 관개기술, 현재까지 얼마나 발전했을까? 사람의 눈과 냄새, 손에 의존했던 감각적 판단은 오늘날에는 정보통신(IT)기술을 이용해 이미지 정보 추출, 전자코 등으로 대체돼 많은 산업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이러한 IT기술을 이용해 농작물에 물주는 시기나 필요한 물의 양을 결정할 수 있으며 자동으로 관개시설을 제어하기에 이르렀다. IT기술은 토양환경 뿐만 아니라 작물자체의 생육정보(가뭄 스트레스 지수 등), 기상정보를 측정해 보다 정확한 실시간 작물 수분관리 및 원격 제어 등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작물 수분함량 측정해 관수량 예측
몇 가지 실례를 들자면 미국에서는 생체계측을 전문으로 하는 한 회사가 포도 등 작물의 수분보유 함량을 측정해 관수량을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캐나다의 한 회사는 원격통신 및 화상처리기술을 이용해 작물 가뭄스트레스를 측정하고 최적의 생장조건을 분석하는 기술을 개발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히브리 농대 연구팀은 식물의 잎 두께를 측정해 식물이 필요로 하는 만큼의 물을 자동으로 공급하는 용도의 첨단자동센서를 개발하는 연구를 수행한 바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농진청은 시설하우스용 고품질 멜론 생산을 위한 자동관수장치를 개발해 생육시기별 관수량 조절이 가능하게 했으며, 토양과 작물 특성에 맞춰 무선통신을 이용해 원격으로 용수를 공급하고 관리하는 자동관개시스템을 개발하기도 했다.


스마트 기술…시설원예·과수 국한돼
이러한 스마트 기술개발 보급은 주로 시설원예나 과수 부분에 국한돼 있다. 자본과 기술집약적인 원예시설 및 스마트온실에 비해 노동력에 의존하는 비중이 높고 기계화의 비중도 낮을뿐더러 경제성 등의 이유로 노지작물에 IT기술을 적용하는 사례는 부족한 실정이다.
최근 미국에서는 대단위 밭작물 재배 IT기술을 적용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례로 미국 농무성 농업연구서비스국에서는 옥수수, 면화 등을 재배하는 넓은 농지에 작물이 꼭 필요한 만큼의 물을 균일하게 주기 위한 ‘스마트 관개기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제어가 불가능하고 시시각각 변화하는 외기환경에 노지 밭작물을 위한 최적의 재배 시스템 개발은 사실 쉽지 않다. 하지만 농업인구의 고령화, 농촌 노동력 부족 등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밭농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이와 관련된 스마트 기술 개발과 보급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