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타작물로 조사료 심어 크게 '재미' 본 화순 농부들
작년 타작물로 조사료 심어 크게 '재미' 본 화순 농부들
  •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 승인 2019.03.26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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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료작물 업체와 100ha 옥수수 재배계약
곤포 사일러지 판매금 수 억 조수익도 챙겨
우수사례 삼고 '볏짚 환원사업' 전면 시행해야
"참여농업인 공공비축 5만톤 배정 잘못" 지적도
지난 18일 (사)한국쌀전업농연합회 영호남 교류회에서 진우근 경상남도 식량산업담당 사무관이 쌀전업농들에게 올해 타작물 재배 지원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난 18일 (사)한국쌀전업농연합회 영호남 교류회에서 진우근 경상남도 식량산업담당 사무관이 쌀전업농들에게 올해 타작물 재배 지원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전라남도 화순군 쌀 농가들은 작년 논 타작물 재배로 큰 ‘재미’를 봤다.

인근 조사료 업체와 ‘조사료 계약 재배’를 한 것이다. 농가들이 땅을 갈아준 약 100ha 논에 업체가 옥수수씨를 뿌리고 가꾸고 수확해 가져갔다. 덕분에 힘 하나도 안 들이고 타작물 재배 지원금 외에 곤포 사일러지 판매 조수익까지 챙겼다.

(사)한국쌀전업농화순군연합회 양재진 회장은 “조사료 지원금 4억원에 곤포 사일러지 판매 수익 약 2억원을 합쳐 타작물 재배로 6억원 정도 수익을 냈다”고 밝혔다.

올해는 작년보다 계약재배 면적을 2배가량 확대한 200ha에 옥수수 재배를 추진할 계획이다.

2019년도 ‘쌀 생산조정제’ 참여 농가 모집이 본격화된 가운데 농가들은 목표면적을 채우려면 벼 재배를 뛰어넘는 소득으로 유인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여기에는 지역별 기후·지형에 적합한 재배작목을 특정하고 재배기술 보급과 농기계 사용 편이성을 높이는 실천전략이 따라야 한다.

특히 앞서 사례와 같은 ‘계약재배’를 활용하면 참여실적이 훌쩍 뛸 거라고 얘기한다.

다만 한 가지 전제조건이 있다. 정부가 볏짚 환원사업을 전면 실시해야 한다는 것. 그래야 축산농가들이 사료작물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 스스로 조사료 재배에 나서거나 쌀 농가와의 ‘조사료 타작물 재배계약’이 활성화된다는 것이다.

이재갑 쌀전업농전남도연합회장은 “논에 볏짚 환원을 하면 지력이 좋아져 미질이 좋아지고, 고품질쌀 생산이 확산된다”며 “화순군과 같은 사례를 우수모델로 적극 전파해야 한다. 일단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국 쌀 농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작년이나 올해나 논 타작물 재배 지원사업의 성공여부는 ‘소득’에 달렸다.

논 타작물 재배 지원사업(생산조정제)은 논에 벼 대신 타작물을 1000㎡이상 재배할 경우 작물별로 1ha당 평균 340만원의 소득을 지원해 주는 사업이다. 일반·풋거름작물 340만원/ha을 기준으로 조사료의 경우 2018년 400만원에서 2019년 430만원으로, 두류는 2018년 280만원에서 2019년 325만원으로 인상해 지원하고 특히 올해는 휴경농지(280만원/ha)를 포함했다. 목표면적은 작년 6만ha에서 5000ha를 감축한 5만5000ha로 총 1879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지원단가가 다소 인상됐지만 농가들은 아직 부족하다고 말한다.

전남 한 농가는 “지원 예산을 2배 인상해도 4000억원이 채 되지 않는다. 2016년 변동직불금으로 1조4900억원을 지출한 것과 비교하면 턱없이 적은 숫자다”며 “쌀값이 지지되면 변동직불 나갈 일 없다. 예산을 2배만 올려도 타작물 재배를 기꺼이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지난 20일 정부는 ‘타작물 재배 활성화 지원 대책’을 마련하고 이튿날 농민단체와 결의대회도 개최했다.

보성의 쌀 농가는 “공공비축미 35만톤 중 5만톤을 떼어 타작물 재배 참여농가에 직접 배정한다는데, 이건 잘못됐다”며 “공공비축 물량 한도 내에서 인센티브를 주는 것은 의미가 없다. 별도로 물량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