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 타작물 우수사례] “이 기회에 밭작물 재배기술 배워야죠”
[논 타작물 우수사례] “이 기회에 밭작물 재배기술 배워야죠”
  •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 승인 2019.05.15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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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쌀전업농 이재갑 회장, 변영연 회장
"쌀값 안정 위한 수급조절 사업" 적극 참여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논 타작물 재배지원사업’ 신청접수가 한창인 가운데 이달 안에 목표면적(5만5000ha)에 근접한 수치가 모아질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올해 쌀 생산조정제 성패가 모내기 완료 전인 5월 한달에 걸렸기 때문이다.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회장 김광섭)와 농협은 지난달 30일 논 타작물 재배사업의 성공을 위한 교류협력 MOU를 체결하고 쌀전업농이 1만ha의 타작물 면적을 추가 참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쌀전업농중앙회와 각 도별연합회는 군·시청 등 지자체와 함께 연일 설명회를 열어 회원들의 타작물 재배를 독려하고 있다. 농협 또한 농업경제 전 부서 팀장급 책임자들이 주중 주말 가릴 것 없이 수시로 현장을 나가 농가들의 동참을 권장하고 있다.

7일 기준 목표면적에 거의 근접했거나 달성한 지자체 5개는 김제와 무안군, 고흥군, 장흥군, 합천군, 해남군 순이다. 김제와 무안군은 달성률 122.5%, 102.1%를 각각 보여 지자체별 할당면적을 이미 넘어섰다.

이들 5개 지자체를 포함한 50개 시.군은 400ha 이상 타작물 참여를 목표로 하는 지역으로 올해 생산조정제의 핵심지역이다.

이 가운데 전남지역 타작물 참여 우수농가 사례를 살펴본다.

이재갑 회장 “콩 재배기술 배우는 절호의 기회”

이재갑 쌀전업농전남도연합회장은 ‘타작물 전도사’로 일찌감치 이름을 알렸다. 이 회장은 쌀 생산조정제가 본격 시행되기 전인 2017년에도 열성적으로 콩 재배에 참여한 바 있다. 작년 10ha에 콩을 심었고 올해도 같은 면적에 같은 작목으로 타작물 재배에 참여한다.

사실 콩을 심어 쌀만큼의 소득은 올리지 못했다. 비가 많이 와 수확량이 적었고 그나마 수확한 콩도 아직 창고에 보관되고 있다. 하지만 쌀 농가로서 쌀값 안정을 위해 타작물사업에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잘만 지으면 쌀보다 소득이 훨씬 나아요. 지난번 우리 도에서 선진지 견학을 갔던 김제 죽산영농조합법인 등은 보조사업 없을 때도 콩을 재배했어요. 그런 건 배워야 돼. 쌀값 올랐다고 쌀농사만 지으면 도로 폭락하잖아요.”

정부는 타작물 참여 농가에 ha 당 평균 34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한다. 나락 두 섬씩은 살 수 있는 값이고, 이렇게 지원해 줄 때 콩 재배기술을 배워 놓으면 일석이조라는 것이다.

“앞으로는 콩이 농업을 좌우하는 시대가 올 겁니다. 이럴 때 배워놓지 않으면 평생 못해요.”

이재갑 쌀전업농전남도연합회장이 작년 타작물로 재배한 콩을 선별해 포대에 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재갑 쌀전업농전남도연합회장이 콩 재배에 쓰일 상토를 고르고 있다.

 

변영현 회장, 농가 공동단지 재배로 '윈윈 전략'

장성군 쌀농가들은 공동단지 재배로 승부를 걸어볼 계획이다. 농업법인 90여 회원농가들이 350ha 농지 중 35ha에 조사료와 콩을 심는다. 이를 변영연 쌀전업농진원면연합회장이 주도하고 있다. 변 회장은 작년 개인적으로 타작물 재배에 참여했으며 단지 조성은 올해가 처음이다. 콩의 경우 계약재배를 추진중이고 인근 축산농가와 협의해 조사료 판로를 확보해 놓은 상태다.

사실 전남 지역은 일찌기 공동단지화로 타작물 재배에 재미를 들였다. 작년 전남 화순의 쌀농가들은 지역의 사료작물 업체와 조사료 재배계약을 맺고 100ha에 옥수수를 심었다. 농가들은 땅만 갈아주고 업체가 파종부터 수확까지 일괄처리하는 계약이었다. 힘 하나 안들이고 타작물 재배 지원금 외 곤포 사일러지를 판매한 조수익까지 챙긴 것이다.

양재진 쌀전업농화순군연합회장은 “조사료 지원금과 곤포 사일러지 판매금을 합쳐 총 6억원의 수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올해는 계약재배 면적을 2배가량 확대한 200ha 논에 옥수수를 심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