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윤봉길을 생각한다
다시 윤봉길을 생각한다
  • 연승우 기자 dust8863@newsfarm.co.kr
  • 승인 2019.07.26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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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업신문 사설) 일본의 경제도발로 대한민국이 불끈 일어섰다. 일본의 도발에 맞서 전국적으로 일본제품과 일본은 사지도 않고 가지도 않는다는 불매운동이 연일 벌어지고 있다.

농업계에서는 큰 움직임은 보이지 않지만 여기저기서 자성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동안 일본산 종자에 의존해왔던 품목들이 많았고 농자재에서도 일본산을 많이 구매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쓰는 농업용어 중 일본식 용어들도 많다. 흔히 사용하는 시비(비료주기), 수도(논벼), 위조(시듦), 도복(쓰러짐) 등의 단어가 일본식 한자어이다.

용어뿐만 아니다. 일제강점기에 우리 땅은 일본의 수탈대상이 되면서 모든 농지가 쌀 생산 중심으로 변했다. 군산항은 수탈을 위한 항구였으며 벼농사를 위한 관개시설은 우리 농민을 위한 것이 아니었기에 수리조합을 만들어 수세를 걷어갔다.

칡소, 흑소 등등 다양한 품종이 존재했던 한우는 일제의 입맛에 맞게 갈색 털을 가진 소만 기르도록 법을 만들어 한우를 수탈했고 우리의 고유품종은 없어졌다.

해방 이후, 우리나라는 전쟁을 거치면서 열악한 농업으로 인해 일본이 개발한 신품종을 가져다 쓸 수밖에 없었다. 흔히 알고 있는 사과 ‘후지’, 배 ‘신고’가 대표적 일본 품종이고 배추와 무도 일본품종의 점유율이 높다. 그중에서도 양파는 일본품종이 전체의 70%를 넘게 점유하는 등 일본품종에 대한 의존도는 매우 높다. 농기계 역시 구보다, 얀마 등 일본 회사제품이 국내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쌀 역시 마찬가지다. 고시히까리, 히또메보레 등 일본품종 재배가 늘어나고 있고 70~80년대 고급쌀의 대명사였던 아끼바레도 일본품종이었다.

이번 일본 불매운동의 여파로 우리나라 농업에서도 일본의존도를 낮추고 종자 개발과 기술력을 키워야 한다. 일본 제품이어서도 문제이지만 종자와 농업은 우리 스스로 자급하지 않으면 안보적 측면까지 위험해지기 때문이다.

농사는 天下(천하)의 大本(대본)이라는 말은 결단코 묵은 문자가 아닙니다. 이것은 億萬年(억만년)을 가고 또 가도 변할 수 없는 대 진리입니다.

매헌 윤봉길 의사가 쓴 농민독본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농업의 소중함을 전파했던 윤봉길 의사를 다시 생각하며 우리 농업 속의 일본을 어떻게 지울 것인가를 고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