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길 국립산림과학원 국제산림연구과장 인터뷰] “남북산림연구, 천천히 서두르기”
[김명길 국립산림과학원 국제산림연구과장 인터뷰] “남북산림연구, 천천히 서두르기”
  • 박우경 기자 wkpark@newsfarm.co.kr
  • 승인 2019.11.27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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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직된 분위기에도 꾸준한 연구 준비로
향후 남북 협력 시 빛 발할 수 있어야

(한국농업신문=박우경 기자)국립산림과학원은 남북관계와 국제사회에 대응하며 남북산림협력의 다음 단계를 차분히 준비하고 있다. 남북관계를 둘러싼 정세변화에서 분야별 남북협력의 성과 있는 진전을 끌어내기 위해 꾸준히 산림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김명길 국제산림연구과장을 만나봤다.

김명길 국립산림과학원 국제산림연구과장
김명길 국립산림과학원 국제산림연구과장

 

-북한의 산림황폐화 정도는.
국립산림과학원은 지속적인 모니터링으로 북한 산림 황폐화 면적을 확인하고 있다. 최근 인공위성사진 분석으로 파악한 황폐산림은 약 284만ha이다. 이는 우리나라가 과거 ‘치산녹화계획’으로 연간 최대 10만ha를 조림한 실적에 비춰볼 때 매년 10만ha를 조림한다고 해도 28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리는 시간이다.
따라서 북한 황폐산림 복구사업을 통일 이후로 늦출 수는 없다. 북한은 북한 주민들이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산림녹화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푸른 한반도를 위한 녹화사업이 남북관계에 영향을 받지 않고 지속될 수 있도록 남북 간 합의를 통해 대북 산림사업의 지속성을 제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산림과학원의 남북산림협력 주요 연구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연구로는 병해충 대응 기술 발굴, 남북산림용어사전 편찬 등이 있다. 먼저 병해충 부분을 말씀드리자면 우리나라는 소나무 재선충병에 의한 병해충 피해가 크지만, 북한은 재선충병 보다는 ‘솔잎혹파리’ ‘송충이’ ‘시베리아송충이’에 의한 피해가 많다. 과학원은 이같은 병해충을 박멸에 효과적인 6종의 농약을 개발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하는 직권 등록 단계에 도달했다.

또한, 남북산림협력사업을 대비하여 언어장벽을 해소할 수 있도록 남북산림용어사전 편찬을 준비 중이다. 이밖에도 북한의 식량난과 산림 황폐화를 동시에 해결해나갈 수 있는 임농복합경영, 양묘장 현대화 사업에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북한의 산림연구 어려운 점은 없는지.
북한의 산림 연구 자체엔 큰 어려움이 없다. 향후 이뤄질 산림협력을 대비한 연구자들의 꾸준한 연구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산림과학원 연구원들은 이것을 ‘천천히 서두르기’ 라고 말한다.
각국의 대통령 행보에 따라 남북 개방의 문호가 열릴 것처럼 분위기가 무르익다가도 안될 때가 있다. 하지만 실망하지 말고 향후 산림협력과 문호개방에 대응하여 연구원이 미리 꾸준하게 연구해야 필요할 때 데이터를 내놓을 수 있다.
가볼 수는 없지만, 과학원은 지난 14년도부터 2년 단위로 북한의 주요 11개 도시의 산림황폐화를 확인하고, 가상 시나리오를 설정하는 등 꾸준한 연구를 진행해오고 있다. 바라는 점이 있다면 연구자들이 꾸준히 산림연구를 진행할 수 있도록 R&D예산과 기술 지원이 적극적으로 이뤄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