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대 농협중앙회장 선거] 문병완 후보 "농민대통령 아닌 '농민 머슴'이다"
[제24대 농협중앙회장 선거] 문병완 후보 "농민대통령 아닌 '농민 머슴'이다"
  •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 승인 2019.12.23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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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을 주인으로 섬기는 '농협법 제1조 준수' 강조
경제사업 중심 개혁 이끌어 농산물 제값받기.판매에 최선
20년 보성농협 조합장...농업농촌 발전 방안 풀어낼 것

쌀 목표가격 설정 지연.WTO 개도국 지위 포기

지금은 '한국농업의 IMF'...농협 역할 어느 때보다 중요

‘농문현답(農問現答)’ 자세로 모든 정책과 가치 기준 현장에 둘 것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농민대통령이란 말 싹 다 없애겠다. 대통령이 어디 있느냐, 농민을 섬기고 받드는 농민 머슴이다.” 문병완 보성농협 조합장(농협RPC운영전국협의회장)은 농협중앙회장이 되면 가장 먼저 할 일을 묻자 대뜸 이렇게 답했다. 그가 늘상 강조해 온 ‘농협법 제1조 준수’와 맥락이 통하는 대답이다.

농협법 제1조는 ‘농업인의 자주적인 협동조직을 바탕으로 농업인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지위의 향상과 농업인의 경쟁력 강화를 통하여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로 명시하고 있다. 한 마디로 농민을 주인으로 섬길 것을 농협직원들의 자세로 규정해 놓은 셈이다.

문 조합장은 선친에 이어 보성농협 조합장을 2대째 지내고 있을 정도로 농협과 인연이 깊다.

1988년 귀농해 농협 대의원, 마을 이장, 농협 이사, 경지정리추진위원장, 군의원 등을 역임했다. 2001년 전국농민회, 농업경영인협의회 회장단의 추천으로 보성농협 조합장에 무투표 당선되며 농협과 인연을 맺었다.

평소 자신을 ‘농민의 머슴’으로 여기고 농민이 생산한 농산물은 무엇이든 팔아주겠다는 각오로 임한 결과 다섯 번의 선거에서 내리 당선될 정도로 지역 농민들의 두터운 신임을 얻고 있다.

18일 열린 그의 출판기념회에서 내년 1월 31일 치러질 농협중앙회장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로서의 심경과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문병완 제24대 농협중앙회장 선거 후보(보성농협 조합장)가 지난 18일 '녹색희망가' 출판 기념회에서 행사장에 들어가기 전 오로지 농민을 위해 일할 것을 다짐하며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사진=유은영 기자]
문병완 제24대 농협중앙회장 선거 후보(보성농협 조합장)가 지난 18일 '녹색희망가' 출판 기념회에서 행사장에 들어가기 전 오로지 농민을 위해 일할 것을 다짐하며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사진=유은영 기자]

 

-지나치다싶을 만큼 ‘농협법 제1조 준수’를 강조한다.

우리 농업은 국가적인 IMF에 버금가는 위기를 맞고 있다. 저는 이를 ‘한국농업의 IMF’라고 표현하길 주저하지 않는다. 일상화된 기상이변과 매해 찾아오는 가축질병, 재해로 인해 농사짓기 힘든 환경이 된 것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쌀 목표가격 설정 지연에다 최근 정부의 WTO 지위 포기 선언으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가중돼 농민들이 좌절하고 있다.

농협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때문에 농협 직원들은 농협법 제1조를 가슴에 품고 농민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심사숙고해야 한다. 농협인(人)에게 농민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지난 20년간 보성농협 조합장으로서 단 한 순간도 농협법 제1조를 잊지 않았다.

-그래서 ‘농민대통령’이라는 말을 거부하는가.

오로지 농민을 위해 일하라고 법에 규정해 놓지 않았나? 법대로 하자면 오히려 ‘농민 머슴’이라고 해야 한다. 그런데 농민대통령이라니, 그런 말 자체부터 없애야 한다. 중앙회장으로서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농협의 사회.경제적 가치 창출은 농민을 주인으로 섬기는 작업에서부터 시작된다.

-위기 속에서 치르는 선거가 부담스러울 수도.

위기일수록 법과 원칙을 중시해야 한다. 조용한 가운데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아름다운 선거의 본보기를 보이고 싶다. 위기는 기회라고 했다. ‘당선'만을 목적에 두지 않는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를 치러 국민과 농민으로부터 사랑받는 농협으로 거듭날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한다. 중앙회장이 되면 전 지역농축협의 경제사업 중심의 개혁을 주도해 조합원 행복과 지역사회 구심체로서 뛰는 농협을 구현하겠다. ‘농업의 문제를 현장에서 찾겠다’는 ‘농문현답(農問現答)’의 자세로 모든 정책 방향과 가치 기준을 현장에 맞추겠다.

-경제사업 중심의 개혁이라면.

보성농협 조합장으로서 농업인 편익 증진을 위해 미곡종합처리장, 퇴비공장, 보리 건조저장시설, 농기계 수리 센터 등 많은 경제사업장을 확충했다. 경영에 부담이 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축산농가, 경종농가에 꼭 필요한 퇴비공장 활성화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대야리 보리 건조저장시설은 녹차.잡곡 사업소로 전환해 현재 100억 이상 판매실적을 달성했다. 농민이 생산한 농산물을 전량 수매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대산농촌문화상수상자회 및 농촌진흥청과 함께 수도작 농가의 생산비 절감을 위한 직파재배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RPC도정시설 전기료의 농사용 전환을 이끌어냈다.

쌀값 안정을 위한 자동시장격리제 법제화 건의 등 농정활동을 활발히 했다. 영농형태양광 설치와 전국 최초 태양광협동조합 설립은 농외소득을 올리는 중요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보성 농민을 잘 먹고 잘 살게 하는 방법만을 고민하며 20년을 지냈다. 이런 정신으로 전국 농민을 잘 먹고 잘 살게 하는 방법을 고민하며 중앙회장 역할에 충실하겠다.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농협 상(像)이란?

한호선 회장의 신토불이, 원철희 회장의 실사구시 등 역대 회장들은 당시 상황에 맞는 경영철학을 설정해 협동조합을 이끌었다. 저 또한 시대상황에 맞게 중앙회는 실익을 추구하는 농협운동의 컨트롤타워로서 신성장 전략을 제시하고 농.축협은 경제사업에 충실해 지역농업 발전을 선도하는 지역사회 구심체 역할을, 범농협 계열사는 시장경쟁력의 제고를 통해 농협의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하겠다.

문병완 제24대 농협중앙회장 선거 후보가 지난 18일 개최한 '녹색희망가' 출판기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문병완 제24대 농협중앙회장 선거 후보가 지난 18일 개최한 '녹색희망가' 출판기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핵심공약

첫째, 국민의 준엄한 명령인 ‘농협법 제1조’를 농협 운영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주요 개혁과제의 차질 없는 실천을 통한 ‘농협다운 농협’ 구현.

둘째, 도시농협과 농촌농협, 신용과 경제, 중앙회와 농.축협 등 날로 심화돼 가고 있는 부문 간 성장격차와 양극화 해소를 통한 ‘함께하는 농협’ 실현.

셋째, 농정의 3축인 정부와 국회, 농민단체 간 공감과 소통의 문을 더욱 넓히고 공고히 하는 ‘3문 농정’ 활동을 통해 농정현안에 대한 선제적 대응력 제고.

넷째, 더할 것은 더하고, 뺄 것은 빼고, 높일 것은 높이고, 나눌 것은 나누는 가감승제 경영을 통해 사업은 혁신적이고 경영은 효율적이며, 조직은 유연한 ‘앞서가는 농협’ 구현.

다섯째, 변화와 혁신의 중점개혁과제 선정과 차질 없는 추진을 통해 미래 지향적인 ‘강한 농협’ 구현.

문병완 조합장 약력

1958년 보성 출생/조선대 부속고 졸업/순천농림전문학교(현 순천대)졸업/광주대 경영학과 졸업·전남대 농업최고경영자과정 수료·농협대 협동조합경영대학원 최고전략과정 수료/제2대 보성군의회 의원(1995.07. ~ 1998.06.)/보성농업협동조합 조합장(2001.06. ~ )/세계 협동조합의 해 한국조직위원회 자문위원(2012.06.)/농협RPC운영전국협의회 회장(2015.04. ~ )/한국태양광발전병행농업협회 이사(2018.03. ~ )/농협남북농업협력위원회 위원(2018.09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