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코로나19, 식량위기를 다시 생각한다①] 소비 시장 확대 및 중·장기 정책적 접근 필요
[특별기획- 코로나19, 식량위기를 다시 생각한다①] 소비 시장 확대 및 중·장기 정책적 접근 필요
  • 최정민 기자 cjm@newsfarm.co.kr
  • 승인 2020.05.21 12: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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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 위기 온다‥2022년 자급률 목표치 낮춰

“코로나19 계기 식량 정책 재설계 필요해”
발생 이후 20여개국 곡물 수출 제한

항공·해상 막혀 물류난…자칫 식량 생산 차질 올까 우려
OECD 중 최하위 식량자급률…무턱대고 자급률 높이면 독

(한국농업신문=최정민 기자)지난해 12월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중국 전역과 전 세계로 확산된 코로나19가 쉽사리 잡히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항공·해양 교통 마비로 인한 산업의 붕괴는 물론 전 세계 식량 위기까지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세계 식량 위기 문제를 다양한 각도로 살펴보고자 한다.

우리나라처럼 쌀을 제외한 곡물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나라들은 이번 코로나19로 인한 곡물 수출 제한이 심각한 사안인지를 직접 깨닫는 계기가 됐다. 곡물 수입 비용이 상승하면서 재정 운영에 큰 부담을 줄 수 있으며, 이는 곧 국내 물가를 불안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 단순하게 식량부족만 고려할 것이 아닌 그에 따른 사회 전반적인 상황을 이해하고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직은 국제 곡물 가격과 재고량이 위험 수준은 아니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 식량부족 현상은 물론 경제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식량 창고 지키는 각국
이미 코로나19로 인한 식량 부족 사태는 예견된 상태로 곡물 수출을 진행하고 있는 몇몇의 나라는 수출을 제한하는 등 자국의 식량창고 지키기에 나섰다.

캄보디아, 러시아, 태국, 베트남을 포함한 20여개국 이상이 이번 코로나19 이후 짧게는 6일 길게는 183일 곡물 수출을 제한하고 나섰고, 아직 수출 제한을 풀지 않은 나라도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쌀을 제외한 대다수 품목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가운데 밀, 보리, 옥수수 등이 대다수 국가가 수출 제한을 하고 있어 당장은 기존 비축 물량이 있어 큰 문제가 되지는 않겠지만 중·장기화되면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또 우리나라처럼 쌀 이외의 곡물들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국가에서는 곡물 수입 비용이 크게 변하면 재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며, 이는 국내 물가를 불안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또 세계적인 곡물 가격 변동성의 확대는 식량안보의 불확실성을 증대시킬 뿐만 아니라 경제의 불확실성을 증대시킬 수 있다.

쌀 제외하면 식량자급률 30% 미만
우리나라의 경우 식량자급률은 23.4%에 그쳐 OECD 가입국 중에서도 낮은 수준이다. 우리나라 곡물 자급률을 살펴보면, 쌀이 가장 높은 94.5%를 제외하면 보리쌀 24.9%, 밀 0.9%, 옥수수 0.8% 콩 5.4% 등 곡물 대부분의 자급률이 30% 미만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식량자급률을 높이지 않으면 결국 이번 곡물 수출 제한과 같은 상황에서 식량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종수 쌀전업농충남도연합회장은 “항상 쌀만을 거론하니 대부분의 곡물도 많을 것이라고 생각들 하는 것 같다”면서 “보리, 밀, 콩 등을 보면 오히려 수입량이 더 많다고 봐도 무방하다. 실제로도 그렇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거나 상황이 더 악화된다고 보면 결국 자국에서 생산되는 곡물로 식량 위기를 넘겨야 하는데 지금 어느 누구도 이 부분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또 이 회장은 “이대로 가면 단순히 식량 부족의 문제가 아닌 경제 전반에 걸쳐 큰 문제가 될 것”이라며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나면 그때는 늦는다. 지금도 늦었을지 모른다. 서둘러 우리도 우리의 식량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식량 위기 속 자급률 오히려 하락
코로나19로 인해 곡물 수출국들이 수출을 제한하는 가운데 최근 식량자급률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5년마다 식량자급률 목표치를 수립해 발표하고 있다. 2013년 계획 수립 시 2017년 식량자급률 목표치 57%, 2022년 목표치를 60%를 설정했다. 하지만 지난 2018년에는 2022년 목표치 재설정과 관련해 기존 60%에서 51%로 하향 조정했다. 미국 125.2%, 호주 275% 등과 비교해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매우 낮은 상태이다. 이런 상황에서 식량자급률 목표치 하향조정은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이승관 쌀전업농해남군연합회장은 “현재 코로나19로 식량과 관련해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을 계기로 우리나라도 식량과 관련된 농업 정책들의 전반적인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이 회장은 “코로나19와 같은 상황이 올 것이라고 누가 예상했나. 결국은 사전에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현재 품목별로 자급률 편차가 심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을 계기로 보리, 밀, 콩 등 낮은 자급률의 곡물들은 일정 부분 올릴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단 조건 없는 자급률 높이기는 차후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 쌀만 보더라도 수급불균형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 않은가”라며 “자급률 상승과 더불어 소비 시장의 확대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정책의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식량자급률 관련 정부 정책 점검 필요해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 제325호 이슈보고서를 통해 안정적 식량생산과 차별없는 공급을 위한 과제로 ▲식량자급률을 높이는 정책으로 전환 ▲먹거리 공적영역의 확대 필요 등을 제시하고 코로나19, 기후변화 등의 위기 속에서 식량자급에 대한 정부의 정책이 재점검되고 평가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식량자급률이 낮다는 것은 위기상황 속에서 국가 전체가 큰 위협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자국에서 식량을 안정적으로 생산하지 못한다면 세계 식량 수급 사정이 악화될 경우, 주요 수입식품의 가격이 급등하는 경우 자국의 식량 공급이 크게 위협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식량자급은 국가가 책임져야 할 과제 중 하나라며 자주적인 농업생산을 위해 먹거리의 안정적인 국내 생산·공급 기반을 강화해 농민이 안정적으로 생산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제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높은 식량자급률은 선진국의 조건 중 하나”라며 “코로나19를 계기로 식량주권과 국민 영양을 위협받지 않는 길을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식량자급률 보다 소비 활성화 먼저
반면 무조건적인 식량자급률 높이기는 오히려 국가적으로 역효과를 불러와 예상치 못할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소비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가운데 무조건적인 생산은 수급불균형을 만들고 생산 농가의 어려움은 물론 재정적 어려움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관계자는 “현재 코로나19 이후 지속적으로 식량 위기에 따른 식량자급률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 부분은 쉽게 접근할 문제가 아니다. 쌀의 경우 식량자급률이 94.5%라고는 하지만 의무수입물량을 고려하면 100%가 훨씬 넘는 수치가 될 것이다. 현 상황은 어떤가 결국 수급불균형을 만들어내고 그 피해를 결국 농가가 부담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이 관계자는 “무조건적인 식량자급률 높이기가 먼저가 아닌 활용 가능한 시장의 확대와 중·장기적인 정부 정책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며 “식량자급률 높이기는 잘 되면 우리 식량을 지킴으로써 식량 위기를 뛰어넘을 수 있지만, 잘못되면 결국 수급불균형으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양날의 칼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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