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집중호우, 이상기후 근본 대책 마련 촉구
전국 집중호우, 이상기후 근본 대책 마련 촉구
  • 연승우 기자 dust8863@newsfarm.co.kr
  • 승인 2020.08.13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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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2만2138ha 등 침수 피해 발생
습도 높아지면서 병해 발생…일조량 부족까지 우려

(한국농업신문= 연승우 기자) 집중호우로 인해 전국에서 농업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전국의 농경지 2만7466ha에서 피해가 발생했으며 이중 침수 2만6432ha, 낙과 92ha, 유실·매몰 942ha 등의 피해를 입었다.

품목별로 보면 논이 2만2138ha로 가장 피해가 컸다. 논콩도 전국적으로 792ha에서 피해가 발생했고, 채소 1543ha, 밭작물 930ha, 과수 331ha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유실되거나 매몰된 피해도 942ha에서 발생했다.

지역적으로는 최근 집중호우가 쏟아진 전북에서 8482ha, 전남이 7227ha의 농지가 침수됐고, 시설물 7ha, 저수지 피해 11개소와 한우 370마리, 돼지 5975마리, 염소 295마리, 가금류 등 151만3000수가 폐사했다.

장마가 길어지면서 침수 피해 이외에도 벼의 생육에도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길어진 장마로 일조량이 부족해지면서 벼가 웃자라고 문고병, 도열병 등이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집중호우 피해 현장 점검으로 10일 전남 구례군·전북 남원시를 방문,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집중호우 피해 현장 점검으로 10일 전남 구례군·전북 남원시를 방문,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이은만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회장은 “비가 계속 내리면서 일조량 부족으로 쭉정이가 많이 나올 것으로 보이며 습한 날씨로 문고병이 계속 확산하고 있어 향후 수확량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농촌진흥청에서는 습도가 높아 병해에 대한 철저한 방제를 당부하고 있다. 김준환 식량과학원 연구관은 “잎짚무늬마름병이라고도 불리는 문고병이 습도가 높아 계속 발병하고 있어 농가들이 방제를 해야 하지만, 비가 계속 내려 방제를 제때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김준환 연구관은 “침수피해보다도 현재 일조량 부족으로 등숙률이 낮아질 것으로 예측돼 생산량도 감소할 것으로 보이고 도열병에 저항성이 약한 품종에서는 도열병이 발생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병으로 인한 수량감소를 막아야 하므로 철저한 방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집중 호우로 인한 피해가 커지자 농민단체들은 성명을 내고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지난 10일 성명을 내고 이번에 발생한 농업피해의 정도가 심각해 자칫 식량안보에 위기로 작용할 수도 있어 본질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농은 성명에서 “햇빛을 보지 못한 작물들은 웃자라고 각종 병해충에 노출되고 있으며 방제를 하려해도 계속되는 비로 방제시기조차 놓쳐버리고 있다”며 “집중호우로 인한 홍수는 농민들의 생계를 책임질 농지와 시설물, 그리고 가정집마저 침수시켜 피해농민들은 당장의 생계조차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자연재해로 인한 농업재해에 대한 국가의 역할과 책임을 높여 농업재해보상법을 제정하는 것이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전농은 농작물 피해를 명확히 조사하여 그에 상응하는 긴급 생계지원 대책비를 지원과 호우로 창궐한 병해충에 대한 예방 약제 긴급 지원을 촉구했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도 성명을 내고 빈번해지는 자연재해에 농업재해대책을 대대적인 손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농연은 농업재해대책이 농업인의 각종 손실을 제대로 보전해주고 있는지는 제대로 짚어볼 필요가 있다며 특히 지구 온난화, 기후 변화 등으로 인해 자연재해 발생 빈도와 강도가 증가하고 있어 이번 기회에 농업인의 안전과 농가 경영 불안 해소를 위해 관련 제도를 대대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성명에서 집중호우 피해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하고 해당 지역 주민의 생계안정 및 피해복구에 온 힘을 쏟아야 하며, 중장기적으로는 농업재해대책의 대대적인 개선을 통해 반복되는 불확실성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