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정선옥 한국농업기계학회 총괄이사] 스마트농업 시대, 농기자재 역시 ‘스마트’하게
[인터뷰-정선옥 한국농업기계학회 총괄이사] 스마트농업 시대, 농기자재 역시 ‘스마트’하게
  • 김흥중 기자 funkim92@newsfarm.co.kr
  • 승인 2020.09.09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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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천기술 개발·성장 강화해 기술력 차이 극복
ICT 등 첨단기술 도입, 범용형 농기계 기술 확보
국산 품종 찾듯, ‘국산 기계’ 인식 필요
정선옥 한국농업기계학회 총괄이사

(한국농업신문=김흥중 기자)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재조명받은 핵심 가치 중 하나로 ‘식량 안보’가 떠오른 가운데 정선옥 한국농업기계학회 총괄이사는 지금의 코로나19 여파 속 식량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내 농업 분야의 재배·품종기술과 더불어 농기자재(농기계) 기술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선옥 이사는 국내 농기자재 시장의 발전을 위해서는 가장 기본이 되는 원천기술 개발은 물론이고 농기자재 역시 자율 주행, ICT(정보통신기술) 등을 구현할 수 있는 ‘스마트농업’으로 발전해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국내의 농기계 기술력은 해외의 그것과 많은 차이가 있어 지속적인 연구·개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으며, 농기자재 분야의 첨단기술 도입은 세계적인 추세보다 다소 늦은 감이 있다고 말했다.

1996년 농촌진흥청에서 수확전 농작업 기계와 관련한 연구 업무를 수행하면서 농업 분야가 결국 스마트농업, 정밀농업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한 정 이사는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부터 언급됐던 스마트농업이 3~4년을 가지 못해 중단된 사실에 대해 잃어버린 25년이라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정 이사는 “우리 농업의 방향은 ‘잃어버린 25년’을 교훈 삼아 새로운 방향으로 발전해야 하고, 농기계 등 농기자재 역시 마찬가지다”라며, “스마트농업 선진국의 세부적인 노하우는 쉽게 따라잡기 힘들지 몰라도, 외형적인 하드웨어 기술력은 현재의 우리도 충분히 쫓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서 먼저 국내 농기계 산업이 미래에도 기반을 갖추고 유지될 수 있어야 한다며, 농축산물에서 중요하게 따지는 것 중 하나로 ‘국산 품종’을 언급하듯 농기계 역시 ‘국산’이라는 인식이 그 첫 번째라고 말했다. 하지만 기술력의 개발·성장은 역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덧붙였다.

국산과 외국산 농기계 기술력의 차이를 언급한 정 이사는 “분명히 기술력의 차이는 존재하고, 미국, 일본 등 농기자재 선진국이 가진 시장이 국내 업체가 가진 시장보다 큰 것을 고려하면, 그 차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정 이사는 기술력 차이를 극복하기 위한 원천기술 개발이 강화돼야 하고, 이를 위한 정부 차원의 R&D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비 지원 등 직접적인 보조가 아니더라도 국산을 장려할 수 있는 환경 규제 개선이나 신기술 인증, 시스템 변화 등을 꾀해야 하며, 이와 함께 농기계 작업의 편의성을 높여주고, 자동제어, 수확량 측정 등의 첨단기술을 농기계에 접목할 수 있도록 ICT 등 스마트기술 도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ICT는 우리나라가 강점인 만큼 농기계에 더해진다면 해외에서도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밭 재배면적이 늘고 있고, 다양한 밭작물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국내 농기계 시장이 발전하려면 논뿐만 아니라 밭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범용형 농기계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농기계 산업의 수출실적을 살펴보면 코로나19 여파에도 국내 농기계 업계 수출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 업체는 1분기 수출실적이 70% 이상 성장했으며, 북미 시장을 노린 다른 업체에서도 25% 이상 판매 실적이 올랐다. 

정 이사는 “코로나19라는 위기 상황에서도 국산 농기계 수출이 늘어난 것은 그만큼 튼튼한 국내 기반이 한몫한 것”이라며, “국내 자체 기술력이 없고, 국내 산업이 무너진 분야는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 농산업이 그 분야가 된다면 결국에는 우리나라 농업마저 위태로워질 것이다. 당장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국내 농산업의 기술력 성장과 스마트농업으로의 발전 등을 위해 정부·업체·민간에서 지속해서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