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건강까지 생각한 쌀 블렌딩] 항암·항산화 등 건강 고려한 '기능성 쌀' 뜬다
[기획-건강까지 생각한 쌀 블렌딩] 항암·항산화 등 건강 고려한 '기능성 쌀' 뜬다
  • 김흥중 기자 funkim92@newsfarm.co.kr
  • 승인 2021.01.13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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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바함량 높은 '노른자찰벼'
밥맛에 향도 좋은 '한강찰벼'
적진주찰, 흑설 등이 섞인 기능성 쌀

(한국농업신문=김흥중 기자) 최근 소비자들은 식품을 구입할 때 건강, 기능성, 고품질 등을 주로 고려하고 있는 가운데 주식인 쌀에서도 건강과 기능성을 고려하는 양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소비자들이 건강, 면역 등에 큰 관심을 보인 것도 한몫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2019년 전국 3725명을 대상으로 ‘가정에서 주로 먹는 밥의 종류’를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41.1%는 흰밥을 주로 먹었으며, 다음으로 잡곡밥(27.4%)이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또 ‘백미밥+현미밥’이 27%를 차지했다. 이러한 조사를 살펴보면, 각 가정에서는 흰밥보다 흰밥에 잡곡이나 현미를 넣는 비중(54.4%)이 더 높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소비자들이 이처럼 일반적인 흰쌀밥보다 현미·잡곡을 넣은 밥을 찾고 있는 가운데 ‘기능성 쌀’에 대한 관심도 점차 늘고 있다.

기능성 쌀은 쌀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영양요소 외에 특수한 성분을 새로 첨가하거나 강화한 쌀을 말한다. 

기능성 쌀은 시중에서 여러 가지 형태로 유통되고 있는데, 천연 물질 등을 첨가하지 않고 품종 자체를 기능성 쌀로 개발한 것이 특히 주목받고 있다.

재래종 녹미에서 선발한 녹원찰은 필수아미노산인 라이신이 일반 쌀과 찹쌀보다 20~70% 많이 함유돼 있다. 또 기능성 색소로 비타민 등 체내 성분의 합성을 돕는 클로로필과 카로티노이드 함량이 높다. 녹원찰은 또한 가바(GABA)함량이 일반 현미에 비해 높아 뇌세포 활성화를 돕고, 불면증 해소에 효과가 있으며, 총폴리페놀이 다량 함유돼 있어 항산화 기능이 있다.

가바는 뇌세포, 간에 신경을 전달하는 신경전달 물질의 하나로 혈압강하로 당뇨에 의한 합병증, 간 기능과 신장 기능 개선을 돕고 우울증 조절하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형할인점에서 판매 중인 곡물 제품들

또한, 적진주찰(수원524호)은 강한 항산화 작용으로 혈압을 낮추고, 폐암·유방암 등의 항암효과가 있는 폴리페놀 함량이 높다. 더불어 페놀릭산, 플라보노이드 함량이 높아 항산화 효과가 있으며 고혈압과 당뇨, 비만을 개선하는 데 좋고, 뇌졸중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민간육성 품종으로 갈색가바쌀로 불리는 노른자찰벼도 기능성 쌀 중 하나인데, 기능성 찹쌀로 많이 유통되고 있다. 노른자찰벼는 야생벼에서 선발돼 내병성, 저온발아성이 우수해 재배하는 데에도 이점이 있으며, 가바함량이 일반 현미와 흑미보다 8배가량 높게 함유돼 있다. 이에 고혈압·당뇨 개선과 피부병 및 진통해열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흑설(수원505호)은 검정 연질쌀로도 불리며, 주로 꽃이나 과실 등에 포함돼 있는 색소인 안토시아닌 함량이 높다. 흑설은 항산화 물질 가운데에서도 탁월한 효과가 있는 안토시아닌이 많이 함유돼 있어 항산화 작용과 함암 효과가 있으며, 혈관 확장과 피부 질환에도 도움을 준다.

이 밖에도 혈압 강화와 해독 작용에 도움을 주는 기능성 쌀 품종인 홍진주가 있다. 

기능성 쌀은 체내 생리 작용에 이로운 물질을 담고 있는 것 외에도 밥맛을 좋게 하거나 밥을 했을 때 구수한 향을 나게 하는 품종들도 있다. 

한강찰벼는 일반적인 찰벼로서 현미가 부드러워 밥맛이 우수하며, 구수한 향이 나는 쌀로 알려져 주로 식혜나 떡, 누룽지, 전통한과 등에도 많이 사용된다.

또한, 아랑향찰은 구수한 향기가 나는 쌀로서 한강찰벼와 마찬가지로 식혜, 누룽지, 떡 등에 사용되며, 밥에 넣어 먹어도 그 향이 유지된다.

청풍흑향찰은 같은 흑미인 흑선찰에 비해 항산화 물질인 안토시아닌과 폴리페놀, 플라보노이드 함량도 27~60%가량 더 높다. 혼반용이나 가공용으로 주로 쓰이며, 밥을 지었을 때 구수한 누룽지 향이 나는 게 특징이다.

한편,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은 2013년 일반 쌀보다 10배 이상 저항전분 함량이 많은 기능성 쌀 ‘도담쌀’을 개발했다. 지난해 2월에는 도담쌀에 있는 저항전분의 우수성을 입증하고 산업화해 비만과 당뇨 예방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농진청 관계자는 “앞으로 기능성 쌀의 가공 적성과 효능을 밝히는 연구에 매진해 쌀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쌀이 건강 소재 원료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