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팜리포트] 나무가 주는 에너지, 산림바이오매스① 석탄·석유 대체할 ‘산림바이오매스’가 뜬다
[뉴스팜리포트] 나무가 주는 에너지, 산림바이오매스① 석탄·석유 대체할 ‘산림바이오매스’가 뜬다
  • 김흥중 기자 funkim92@newsfarm.co.kr
  • 승인 2021.04.07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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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내 재생에너지 중 바이오매스 비중 압도적 
수입 비중 큰 펠릿…원료 국산화 노력 필요
원목부터 벌채 부산물까지 모두 원료 사용

(한국농업신문=김흥중 기자) 기후 위기는 더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는 화석연료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게끔 변화를 유도하고 있으며, 국제사회는 신재생에너지 확보에 기를 쓰고 있다. 

국내에서도 기후 위기에 따른 2050 탄소중립 실천 선언과 함께 재생에너지의 바람이 불고 있다. 태양광 발전, 풍력 발전 등 익숙한 재생에너지가 보급되고 있지만, 우리보다 한발 앞서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유럽의 상황을 보면 전체 재생에너지 중 태양력, 풍력 등보다 월등히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바로 바이오매스다. 바이오매스는 영농 부산물, 가축분뇨, 목재 등이 있지만, 이 중에서 산과 숲이 주는 산림(목질계) 바이오매스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산림바이오매스의 원료가 되는 목재펠릿

숲에서 얻는 신재생에너지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에 대한 대안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탄소중립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한 가지 방법으로 국제사회는 ‘재생에너지’에 주목하고 있고, 태양력·풍력 등 기존에 잘 알려진 방법이 아닌 바이오매스가 떠오르고 있다.

바이오매스는 자연이 만드는 식물의 모든 것을 말한다. 식물과 그것을 먹는 동물의 사체, 배설물도 해당하며, 수목(목질), 초본, 농작물, 수생식물, 식물성분으로 만든 연료, 추출물, 사람·동물의 배설물, 배설물과 쓰레기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 등이 있다.

이 중에서 나무(목질)로부터 유래하는 바이오매스를 산림바이오매스라고 말한다. 현재 임업 분야에서 주목하고 있는 재생에너지원이 바로 산림바이오매스다.

산림바이오매스는 주로 목질계 바이오매스를 가리키며, 산림에서 원목을 생산할 때 발생하는 나뭇가지나 단목 등 부산물(임지잔재)과 건설 폐목재, 제재공장 부산물 등이 모두 포함된다. 이중 마땅히 활용하지 못한 채 숲에 방치됐던 나뭇가지, 단목 등 원목 규격에 못 미치거나 수집이 어려워 이용이 원활하지 않은 부산물을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라고 부른다.

산림바이오매스가 연료로 쓰일 때는 주로 장작, 칩, 펠릿의 세 가지 형태로 사용된다. 장작과 칩은 비용이 저렴하고, 개인이 쉽게 만들 수 있을 만큼 제조가 비교적 간단하다. 반면에 펠릿은 제조과정이 복잡해 장작, 칩보다 가격이 높지만, 연소효율이 높고 무엇보다 운반 등 취급이 편리한 장점이 있다.

주목받고 있는 산림바이오매스

산림바이오매스는 화석연료가 있기 전부터 이미 전 인류의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 중 하나였다. 장작 등 땔감이 바로 산림바이오매스의 시작이다. 

재생에너지에는 태양력, 풍력 등도 있지만, 산림바이오매스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재생 가능 ▲화석연료 대체 ▲저장 가능 ▲풍부한 자원량 ▲탄소중립 실현 등의 특징을 갖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산림바이오매스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를 재생자원으로 손꼽았다. 석유와 석탄 등 화석연료는 고갈성 자원이고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지만, 산림자원은 적절한 관리가 뒷받침된다면 무한히 생산할 수 있다는 것. 태양력과 풍력도 화석연료에 비하면 재생에너지로서 장점이 있지만, 햇빛과 바람이라는 자연자원에 의존하기 때문에 간헐성과 변동성을 가지고 있다. 이는 태양력과 풍력보다 저장성과 안정성이 있는 산림바이오매스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다. 

또한, 산림바이오매스는 에너지로 사용하는 과정에서 대기의 이산화탄소를 증가시키지 않는 원료라서 탄소중립적이다. 연소할 때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만, 이는 식물체가 생장 과정에서 대기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 것으로, 전체적인 이산화탄소량은 균형을 이루기 때문. 

산림바이오매스는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춰 줄 수 있는 에너지원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지역경제에도 기여한다. 산림바이오매스에 지불하는 돈은 지역 임업인의 수입이 되고 일부는 산림소유자에게 지급되기 때문이다.

임업·목재산업과도 밀접한 관련성을 가진다. 연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면 숲가꾸기 등 임업 활동이 전제되고, 임목의 수집·유통 구조를 효율적으로 바꿔야 한다. 이 과정에서 농산촌의 일자리 창출과 활력 증진에 기여하게 된다.

이에 산림바이오매스는 유럽에서 특히 인기가 많다. 수력, 풍력, 태양력 등 여러 가지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유럽의 경우 재생에너지 중 산림바이오매스를 통한 재생에너지가 전체의 약 50%를 차지한다. 특정 국가에서는 재생에너지의 95%를 산림바이오매스에서 모두 충당하기도 한다.

발전에 한정된 에너지 이용

농경연에 따르면, 산림바이오매스가 에너지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85%에 불과하며, 재생에너지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3%다. 

특히 산림바이오매스의 에너지 이용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목재펠릿이다. 화목·펠릿 보일러의 보급과 발전소에서의 목재펠릿 사용량 증가에 힘입어 목재펠릿의 에너지 생산량이 크게 증가했다. 그러다 보니 국내 목재펠릿 수급량은 2012년 17만톤에서 2017년 177만톤까지 성장했다. 다만, 국내 생산량은 2011년 3만톤에서 2019년 24만톤으로 증가했지만, 자급률은 8.7%이며 나머지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수입량은 2011년 3만톤에서 2018년 301만톤으로 약 100배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 산림청 국정감사에서는 목재펠릿이 지나치게 수입에 의존하는 점을 꼬집으며, 국내 생산 확대와 효율화, 보급을 위한 지원 확대를 주문하기도 했다.

한편, 국내 산림 바이오매스의 에너지는 주로 발전 부문에 한정돼 있고, 열 공급 부문에는 나타나지 않는다. 이는 유럽에서 재생에너지 정책에 열 공급을 별도로 다루고, 특히 산림바이오매스가 열 공급에 활용하는 사례가 많다는 점과 대비된다.

농경연에서 발표한 ‘산림 바이오매스의 지역 에너지 이용 확대 방안’에서는 “온실가스 감축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열 공급에서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노력이 필요하고, 이 부문에서 산림바이오매스 이용을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산림바이오매스를 둘러싼 오해

산림바이오매스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재생에너지이지만, 국내에서는 몇 가지 논란 휩싸이기도 했다.

먼저 국내에서 활용되고 있는 산림바이오매스가 오히려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산림바이오매스는 연소단계에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만, 이는 성장할 때 흡수한 양만큼 이므로 자연순환의 일부로 보는 게 일반적이다. 

다만, 국내에서는 산림바이오매스로 주로 사용되는 목재펠릿이 산림바이오매스가 온실가스를 더 배출한다는 지적의 원인이 됐다. 일부 환경단체에서 우리나라는 목재펠릿의 수입 의존도가 높고, 바다를 건너오는 운송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고려하면, 오히려 목재펠릿을 이용한 산림바이오매스가 온실가스를 더 만들어내는 꼴이 된다는 것. 즉 목재펠릿이 생산·유통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외에도 환경단체에서는 산림바이오매스의 미세먼지 배출, 잘못된 탄소중립성 등의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한 업계 전문가는 “국내에서 산림바이오매스 이용 간에 원료를 수입에 의존하고, 이를 발전에만 이용하는 방식을 바꾸지 못한다면 일부 환경단체의 비판을 피할 수 없다”면서 “바이오매스가 가진 장점을 충분히 살리고, 분산형 에너지 공급, 지역 내 원료 공급 활성화 등 새로운 에너지 활용 방안을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탄소중립 흐름 맞춰 산업 확대

정부는 탄소중립 에너지라고 불리는 산림바이오매스 산업을 점차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산림청은 지난해 7월 K-포레스트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산림바이오매스 활용 추진 방안을 마련했다. ‘숲에서 찾는 새로운 일상’이라는 비전 아래 한국형 산림뉴딜 정책으로 불리는 K-포레스트 추진계획에서는 숲가꾸기나 수종갱신 이후 발생한 산물을 목제품·산림바이오매스로 활용할 방침이다. 

또한, 정부의 2030년 재생에너지 사용목표(전체전력의 20%) 중 6%를 산림 바이오매스에서 담당할 목표로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연탄보일러(10만대)와 화목보일러(4만5000대)를 목재 펠릿 보일러로 교체하고,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의 REC 가중치를 조정해 저비용·고효율의 친환경 바이오연료 제조와 이용 확산을 도모한다. 

산림청은 지역단위 바이오매스 이용 활성화에도 주목하고 있다. 예컨대 산림바이오매스 원료 등 풍부한 기반이 있지만, 에너지에 취약한 농산촌을 위주로 마을 단위에서 열과 전기를 공급하는 ‘산림에너지 자립마을 조성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지역 내 인력(일자리)을 활용해 지역에서 생산된 목재를 체계적으로 수집선별하고, 이를 에너지화한다.

산림청 관계자는 “탄소중립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대전환의 시대를 맞아 산림의 가치와 기능을 높이는 게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며, “국제기구(IPCC)에서 인정한 탄소중립 연료인 산림바이오매스의 이용을 확대하기 위한 산업을 육성하고, 정부의 재생에너지 전력 수요와 분산형 에너지 정책에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수요 발굴과 공급 확대에 나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