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米적米적] 최악의 인력난에 농민 한숨 깊어진다
[기자수첩 米적米적] 최악의 인력난에 농민 한숨 깊어진다
  • 김흥중 기자 funkim92@newsfarm.co.kr
  • 승인 2021.06.24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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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중 기자

“‘농번기 인력 부족 심각’, 50년대 신문에도 이런 제목의 기사가 있더구먼. 농사를 수십년 동안 짓고 있고 매년 논밭에 나가고 있지만, 일할 사람이 없다는 곡소리는 해마다 똑같이 듣고 있어. 올해는 유독 더 힘든 거 같네.”

경남 창녕에서 마늘 수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 농민의 하소연이다. 전국 곳곳의 마늘 주산지에서는 마늘 수확이 막바지다. 보통 6월 중순이 수확 적기라 이미 끝난 곳도 더러 있지만, 현장은 수확의 기쁨보다는 절망이 더 가득하다.

본격적인 농번기가 시작될 때부터 농촌에 일할 사람이 없어 비상이라는 이야기가 이미 전해졌다. 인건비 또한 지난해와 비교해서 두 배 가까이 오른 곳이 허다하다. 외국인 근로자들의 시급은 2만원 언저리까지 올라왔다. 

중앙정부와 정부 기관, 지자체, 농협 등에서는 연일 ‘농촌일손돕기’를 추진했다는 소식을 전해오지만, 농촌 현장에서는 민·관의 이러한 노력에도 좀처럼 갈증이 해소되지 않는 모양새다. 

농촌에서는 일할 사람도 없거니와 천정부지로 치솟은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수확을 포기하는 이들이 속출하고 있다. 현장 농민들은 웃돈을 줘서 외국인 근로자를 모셔와도 내 밭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모르는 일이라고 말한다. 인력 중개소에서 아침에 사람을 보냈다는 연락을 하고도 일당을 더 쳐주는 곳이 생기면 그곳으로 인력들을 보내기 때문이라고 한다. 상황이 이러자 동네 민심도 흉흉해지고, 농촌 공동체에도 금가는 소리가 들린다.

민·관의 전문가들은 머리를 맞대고 인력이 부족한 농촌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외국인 근로자 체류 기간 연장, 농촌인력중개센터 확충 등 다양한 방법을 거론하고 있지만, 뾰족한 수를 찾기 어려워 보인다. 농촌 현장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마늘 주산지인 경북 의성의 한 농민은 “코로나19로 농촌 인력난이 더욱 힘들어진 듯하다. 지금의 악재를 해결하기 위해 중앙정부와 지자체, 농협 등 관계 기관에서 조금 더 관심을 두고 노력해주길 바랄 뿐이다”라고 토로했다. 농사일이 많이 몰리는 요즘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현장에 관심을 둬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