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업신문 창간 10주년 특집 정황근 장관 대담]밀, 콩 전문생산단지 중심 생산 확대, 가루쌀 밀가루 대체 … 식량자급률 50% 달성
[한국농업신문 창간 10주년 특집 정황근 장관 대담]밀, 콩 전문생산단지 중심 생산 확대, 가루쌀 밀가루 대체 … 식량자급률 50% 달성
  • 연승우 기자 dust8863@newsfarm.co.kr
  • 승인 2022.09.16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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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농진청 작황조사 등 바탕으로 조기 쌀값 대책 마련
직불금 사각지대 ‘농지 17.4만ha, 농업인 56만명’ 해소

(한국농업신문= 연승우 기자)

한국농업신문 창간 10주년을 맞아 김진삼 본지 대표가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만나 우리나라 농업의 현안과 식량안보, 쌀산업 발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취임 3개월이 지난 정황근 장관은 식량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가루쌀 생산과 소비 확대를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으며 내년 직불금 개편도 준비 중이다.

대담 :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김진삼 한국농업신문사 대표
장소 :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실
정리 : 연승우 편집국장, 김흥중 기자

▶김진삼 대표 : 어느덧 취임 3개월이 지났습니다. 장관 취임 후 3개월에 대한 소회를 말씀해 주십시오.

정황근 장관 : 정신없이 바빴지만 그만큼 하루하루 알찼던 시간이었습니다. 식량안보, 자연재해, 가축질병 대응 등 현안 과제를 챙기면서도, 농식품산업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한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했습니다.

먼저, 폭우와 태풍 등으로 수해를 입은 농업인분들께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추석 전에 농작물 재해보험금 지급 등 지원과 복구에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농업·농촌에 언제나 쉽지 않고 해결해야 할 많은 과제가 남아있기 때문에 현장의 입장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신경을 써왔습니다. 무엇보다 다가오는 수확기 쌀값 안정, 낙농제도 개편 등 농업계와 국민의 관심이 높은 현안 해결에도 최선을 다하고 스마트농업, 청년농 육성 등 농업의 미래성장산업화와 농업직불제 확대 등 중장기 과제도 추진하겠습니다.

▶지난해 말부터 수확기를 앞둔 지금까지 쌀값이 하락하고 있습니다. 농식품부의 수확기 쌀값 대책은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최근 산지 쌀값이 유례없이 하락해 매우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작년에는 벼 재배면적도 늘고 기상 여건도 좋아 쌀 생산량이 2020년보다 10.7% 크게 늘어났습니다. 수요량을 초과한 생산량 27만톤은 올해 초부터 시작해 매입 완료했고, 현재 추가로 쌀 10만톤을 매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단체급식 중단, 외식 제한, 배달 간편식 소비 증가로 인해 쌀 소비가 크게 감소하면서 아직까지 산지에 재고가 많은 상황입니다.

일단 추가로 매입하고 있는 시장격리 물량 10만톤을 조속히 매입해 쌀값 안정 효과가 시장에 빨리 나타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며, 아울러, 올해 벼 재배면적, 9.15 작황 등을 토대로 조기에 수확기 대책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수확기 현장의 혼란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농협과도 긴밀히 협의하고 다만, 구조적인 쌀값 안정을 위해서는 수급균형이 가장 중요한 과제이므로 중장기적으로 쌀 이외에 식량안보상 중요한 밀·콩 등 타작물 재배 지원을 통한 적정 벼 재배면적 달성, 쌀 다수확 품종 감축, 소비를 확대하겠습니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윤석열 대통령이 업무보고에서 식량자급률 50%를 달성을 말씀하셨는데 식량자급률 제고를 위한 계획을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십시오.

식량자급률 제고를 위해 수입의존도가 높은 밀과 콩은 전문생산단지 중심으로 국내 생산·소비기반과 공공비축을 확대하겠습니다. 특히, 국산 밀 소비 확대를 위해 사용 용도를 감안한 품종별 생산·유통 체계를 구축해 품질을 높여 국내 기업의 수요를 늘리겠습니다.

콩은 생산 감소의 주요 원인인 장마철 침수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논콩 전문생산단지 중심으로 배수개선사업을 추진하고, 대규모 경작이 가능하도록 장비지원 등 인프라 확대를 적극 추진할 생각입니다.

가루쌀(분질미)의 특징을 잘 활용해 식량자급률을 확실하게 상승세로 전환 시키고 쌀 가공산업의 성장도 뒷받침하겠습니다. 일반 벼와 달리 가루쌀은 밀 수확 후 모내기가 가능하므로 밀-가루쌀 이모작 재배를 통해 두 작물의 생산을 동시에 늘려야 합니다.

▶식량자급률과 관련해 가루쌀에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분질미 수확이 다가오고 있는데 올해 분질미 수급 상황과 향후 계획에 대해 설명해 주십시오.

지속 가능한 가루쌀 생산-수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생산기반 확보, 식품업계와 연계한 대량 사용처 발굴이 중요합니다. 올해 가루쌀 재배면적은 100ha 수준으로 기상 여건이 양호할 경우 약 475톤이 생산될 것으로 추정되며, 이 중 일부는 식품업계 연구·개발 시료 등으로 공급하게 됩니다.

내년에는 전문생산단지를 중심으로 가루쌀 재배면적을 2000ha 수준으로 확대하고, 2026년까지 4만2000ha까지 늘릴 계획입니다. 소비를 늘리기 위해 식품업계에서 가루쌀로 밀가루를 대체할 수 있는 가공식품 개발과 사업화를 뒷받침하기 위해 수요 업체에 가루쌀 시료를 무상 제공할 생각입니다.

현재 CJ, SPC 등 주요 식품기업에서 빵, 면, 만두피, 프리믹스 등 다양한 밀가루 제품에 가루쌀을 혼합 적용하는 시험을 진행 중이며, 일부 제과제빵전문점, 주류업체 등에서는 이미 가루쌀을 활용해 빵류, 디저트류, 맥주 등을 생산해 판매하고 있습니다.

▶쌀 소비 감소를 막기 위해 소비촉진과 수급 조절을 위해 쌀 자조금 설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장관님의 의견은 어떠신지요.

쌀은 적정 생산, 소비 촉진 등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수급균형을 맞춰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봅니다. 적정 생산을 위한 재배면적 확보 수단으로 쌀 자조금 설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일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가 지난 6월 농업인단체장 농정 소통 간담회에서 쌀의무자조금 도입을 요청한 바 있습니다.

다만, 그동안 쌀은 다수 농가가 재배하는 품목 특성상 대표성 확보와 자조금 거출의 어려움 등으로 자조금이 도입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만약 쌀 자조금을 도입한다면 쌀 관련 생산자 등 농민 단체의 적극적인 참여와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고, 향후 생산자단체 중심으로 농업인, 유통업체 등과 쌀 자조금 도입 필요성에 대해 논의해 나갔으면 합니다.

▶농촌의 미래 성장산업화를 위해 청년농 3만명을 육성한다고 하셨는데 육성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우리 농업이 미래성장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혁신적 아이디어와 새로운 기술을 지닌 젊은 인재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청년농업인 규모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고령화는 심화되고 있어, 농업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서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합니다. 또한, 다양한 배경의 젊은 인력이 유입돼 새로운 시도를 통해 농업의 영역을 확대하고, 부가가치를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현장에서는 영농 초기 소득 불안정 해소, 필요 농지에 대한 지원 강화 및 금융부담 완화 등에 대한 요구가 많습니다. 영농 초기 소득 안정을 위해 영농정착지원사업 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한편, 정착지원금 인상을 추진하고, 농지은행에서 청년농업인에게 공급 가능한 농지를 최대한 확보하도록 하고, 매매·임대지원을 강화하겠습니다.

▶일부 농지에서는 직불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직불제 개선에 대한 장관님의 생각과 직불제 예산 확대는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직불금 사각지대를 해소하고자 상반기 동안 2017~2019년 중 직불금 미수령 농지에 대해 실태조사를 실시했고 6월에 완료했습니다. 조사 결과, 직불금 요건을 삭제함으로써 혜택을 받는 농지·농업인은 각각 17.4만ha, 56만명, 추가 소요 예산은 약 3000억 원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내년부터는 실경작자가 직불금을 받을 수 있도록 관계 법령 개정과 예산확보 등 사전 준비를 해 나가겠습니다.

아울러 식량안보, 기후·환경 위기, 고령화 등 우리 농업이 당면한 과제에 대응하고 중소농을 보호하기 위해, 이번 정부에서 단계적으로 농업직불금을 현재의 2배인 5조원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현재 농업직불제 확대·개편 로드맵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입니다. 농업직불제 확대 포럼을 통해 농업계·전문가 등 이해관계자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올해 안에 농업직불제 개편 로드맵을 마련하겠습니다.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가 올해 창립 25주년입니다. 우리나라 쌀산업을 지키는 쌀전업농에게 희망과 격려의 메시지 부탁드립니다.

쌀은 국민의 주식이자 우리 농업의 근간이며, 농촌경제에서 매우 중요한 품목입니다. 우리 농업·농촌의 근간을 든든히 지켜주시는 쌀전업농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정부는 앞으로 쌀 적정 생산과 소비 촉진을 통해 쌀 수급균형을 달성하고 쌀값이 안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쌀 수급균형을 위해 벼 이외 타작물 재배 지원, 가루쌀을 활용한 쌀 가공산업 활성화, 소비자 선호에 맞춘 쌀 소비 촉진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할 예정이며 쌀의 적정 생산과 농가 소득안정을 위한 정부의 노력에 쌀전업농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