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산업현장②-인터뷰] 김민수 한국농어촌공사 익산지사장
[쌀산업현장②-인터뷰] 김민수 한국농어촌공사 익산지사장
  •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 승인 2021.06.04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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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전업농은 농업을 이어온 혈맥같은 존재”
자녀 후계농들과 세대교체…농지 보존 큰 역할
물관리·농지은행 등 현장형 지원 아끼지 않을 것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호남지역 교통의 요충지이자 농도 전북을 대표하는 수도작 지역인 익산시는 본격적인 영농철을 맞아 동네 전체가 한창 모내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5월 들어 비가 잦은데 벼 생육엔 단비이지만 보리, 사료작물 등 이모작 작물엔 달갑지 않겠죠.”

취임 5개월을 맞은 한국농어촌공사 익산지사 김민수 지사장은 지난 27일 물관리의 어려움과 중요성을 이렇게 대변했다. 익산지사장 부임 전 순창지사 수자원관리부장으로 오랫동안 일한 만큼 농촌현장에서 물이 지니는 가치의 양면성을 그 만큼 잘 아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또 30년 농어촌공사맨으로서 농민의 농사짓는 어려움을 잘 헤아리고 있었다.

김 지사장은 “농업인의 동반자로서 농업생산기반 정비와 농촌지역개발 사업에 충실함은 물론, 농민 생활의 버팀목인 농지은행제도가 잘 활용될 수 있도록 현장형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수 지사장은 한국농어촌공사에 1992년 입사한 이후 정읍지사 영원지소장, 전북지역본부 기전기술부장 등을 지냈다.

김민수 한국농어촌공사 익산지사장
김민수 한국농어촌공사 익산지사장

 

-모내기철 비가 많이 내려 한시름 놓았겠다.

일단 마른 논에 모내기를 하려면 200~250mm 정도의 용수공급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비가 오면 많은 도움이 된다. 다만 보리나 사료작물 등 이모작 작물은 햇볕을 쬐어야 빨리 익고 베낼 수가 있는데 자꾸 늦어져 농가들이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다. 익산지역이 수도작 중심이라 모내기철 강우량에 상당히 신경을 쓰지만 이모작 농가들을 생각하면 공사로선 참 고민되는 부분이다.

이 지역은 보리, 라이그라스 등 이모작이 많아 작물 집단화를 하면 농업용수 공급이 수월하지만 현실적으로 집단화 하기는 어려우며. 이런 부분들을 고려해서 최대한 농업인의 편의를 위해 움직이려고 한다.

-공사의 핵심 역할이 물관리 아닌가.

공사의 핵심업무가 농촌용수 관리부분이다. 수리시설 및 용.배수로의 노후화로 농업용수 공급하는데 애로가 많다. 저수지의 경우 보통 60년 이상 된 저수지가 많이 있고. 용배수로의 경우 요즘은 경지정리를 할 경우 용수로와 배수로를 분리하는데 과거의 용배수로는 수로관으로 시공되고 용배수 겸용으로 설치되어 효율성이 떨어진다.

과거 저수지 축조 당시 100년 빈도의 강우량에 견딜 수 있게 저수지를 축조하였는데, 기후변화도 갈수록 심화해서 공사도 이 부분에 상당히 주의하고 있다. 정부 보조금과 자체 예산을 들여 매년 유지관리 보수에 전사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다행히 익산시에서 유지관리 예산을 100억 정도 투자한다.

익산 지역 논 면적이 1만8000ha이고 그 중 공사가 1만5000ha를 관리하는데, 용.배수로 문제 발생시 공사와 익산시가 긴밀히 협조해 지역농민 불편 해소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다만 농민의 요청을 전부 들어주기에는 예산의 한계가 있어 안타까울 뿐이다.

-지역에서 쌀전업농의 역할.

농촌의 농지규모화를 통한 농지보전을 지탱해 온 핵심세력이라고 생각한다. 젊은 자녀분들이 가업을 이으려 도시에서 많이들 내려와 부자간에 세대교체가 되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그 분들이 청년농으로서 지역의 농업 유지와 농지보존에 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자녀들이 농업기술을 숙지하고 기반을 잡으면서 부자간에 세대교체가 아주 잘 이뤄지는 몇 안 되는 시군 지역 중 하나가 익산이다.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힘든 농촌에서 쌀전업농은 우리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하는 혈맥 같은 존재다.

-고령화 대응책은.

정부에서 정책사업을 지속하고 있고 지자체에서도 귀농, 귀촌 등 많은 정책적 지원이 있으니 곧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젊은이들이 농촌에 정착해 자생할 수 있기에는 아직 인프라가 많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도시 인근의 농촌지역을 중심으로 인프라와 정주여건을 확대해 나가면 농촌인구가 늘 것이라고 본다.

-신.구세대 갈등은 없는가.

자립기반 없는 청년농에겐 농지 구입자금 등에서 전업농보다 우대해 주고 있지만 자부담금이 커서 기반 잡기가 힘든 것이 사실이다. 2030은 융자금의 거치기간을 더 지원하도록 하거나 매입비축농지 임대시 타작물 말고 벼를 심을 수 있도록 배려해줘야 한다고 농식품부에 건의하고 있다. 청년농이 지원순위 1순위라 기존 4050세대는 불만을 가질 수 있다. 2030도 시간이 지나면 4050이 되지 않는가. 그룹을 나눠 골고루 지원하면 소외감을 덜 수 있을 것이다. 토론회 등을 통해 서로 소통하면 상생의 길이 나올 거라고 본다. 포커스를 한쪽에 두지 않고 조금씩 분산한다면 현장형 정책이 될 것이라고 본다.

-쌀농업에 대한 생각.

필리핀의 사례를 보면 과거 쌀을 자급하는 나라였지만 쌀 수입국으로 전환 후 국제 쌀가격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있는 나라이다. 농업기반시설은 2~3년만 방치해도 복구 비용이 어마어마하게 들어간다. 쌀 농업은 국민의 주식생산의 식량안보 차원에서 다뤄져야 할 문제로 공사에서도 농지보존을 위한 매입비축사업 등 여러 정책을 시행하는 것이다.

-농지은행 사업의 성과.

농지은행은 고령농, 은퇴농의 노후수단으로써 든든하게 역할을 담당했던 게 사실이다. 1세대에서 2세대, 3세대로 세대교체가 자연스레 이뤄지는 가교역할을 했다. 그런 경영이양제도가 올해부터 신규는 받지 않아 안타까운 측면이 있다. 고령농이 은퇴해야 청년농이 그 농지에 농사를 짓고 정착할 텐데, 이를 위해 세대교체 활성화 방안을 찾는 것이 숙제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