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산업 현장을 가다] 이정훈 (사)한국쌀전업농홍성군연합회장
[쌀산업 현장을 가다] 이정훈 (사)한국쌀전업농홍성군연합회장
  • 이은혜 기자 grace-227@newsfarm.co.kr
  • 승인 2021.07.09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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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은 수출할 수 있는 가장 큰 무기”
지역 맞는 품종 위해 다양한 품종 시험 재배
쌀전업농, 청년농업인과 소통해 농촌 발전 견인해야

(한국농업신문= 이은혜 기자) 3대째 농부의 집안에서 나고 자란 이정훈 회장은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독립해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어려서부터 늘 논에 있었고, 정미소를 운영하기도 했던 조부모님과 부모님을 보고 자란 지라 자연스레 농사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그는 현재까진 벼의 생육 상태가 ‘양호’하다며 걱정을 조금은 덜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모가 늦게 자란 감이 있지만 벼농사치고는 비도 적당히 온 상태라 다행”이라며 “하지만 봄에 갑자기 더운 날이 많아서 하우스에서 육묘 하신 분들은 썩음병이나 뜬모 등 어려움을 겪으신 분들도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정훈 회장은 지역에 맞는 품종을 찾기 위해 비교적 여러 품종을 재배하고 있었다. 이 회장은 “우리 지역은 주로 황금이나 노들이 주력 품종으로 지역 특성과 잘 맞지만 재배 안정성은 뛰어난 반면 키가 너무 작아 못자리가 어렵다”며 “충남10호와 경기5호, 경북의 새일품 등 테스트 하고 있는 품종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매년 1~2개 정도는 꼭 테스트를 해본다고 밝혔다. 특히나 최근 들어 이상기후가 나타나고 기후에 따라 워낙 작물이 변화하니 그 변화를 체크하기 위해서라도 다양한 품종을 시험 재배한다고 덧붙였다.

이정훈 회장은 이상기후가 빈번해짐에 따라 못자리나 모내기 시기가 늦춰지고 있지만, 실제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정보가 부족하다며 관련 연구 기관에서 더욱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

이 회장은 “날씨는 매번 빨리 바뀌는데 농민이 참고하고 적용할 수 있는 정보가 많이 없다”며 “농민에게 더 많은 정보들이 배포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코로나19의 영향이 올해까지 이어지며 아직도 오프라인 만남이나 행사는 쉽지 않다며 이 회장은 어려움을 토로했다. 더불어 유튜브나 네이버 밴드 등 SNS를 통해서라도 농민간의 교류가 있어야 한다며 정보 공유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젊은 농업인들은 커뮤니티를 만들어서라도 정보 공유를 많이 하는 편인데, 아직 뒤따라가지 못하는 농업인들이 많다. 기존 농업인들을 위한 자료나 농업 기술이 보급돼 농업인 모두가 변화하는 시대 흐름에 따라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정훈 회장은 쌀이 식량안보를 위한 ‘무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사람이 태어나서 가장 먼저 접하는 음식이 쌀이다. 거부 반응은 없지만, 사람이 밥만 먹고 살 수는 없지 않냐. 우리 농민이 재배하는 밀가루도 있다. 그런 쪽으로 유도를 할 수도 있다”며 “쌀은 고향 같은 가치다. 언젠가는 돌아오듯, 잊고 있다가도 생각나는 그런 게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쌀은 식량안보 차원에서도 무기가 될 수 있다. 요새는 동남아인들도 고향 가서 한국 쌀을 찾는다더라. 그만큼 우리나라 쌀이 맛있고, 잠재적인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증거”라며 “언제든지 수출할 수 있는 무기가 되므로 동남아를 겨냥하는 수출용 단지, 원조 단지도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덧붙였다.

이정훈 회장은 청년농업인과 귀농 등 유입된 농업인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그들과 함께 농업 발전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 회장은 “먼저 농업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옛날에는 농업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사람이 짓는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실제로 우리네 아버지 세대는 책보다 더 많은 경험과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의 농법은 내가 절대 따라가지 못할 정도”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농업에 자부심을 가지고 우리도 외국처럼 고소득과 발전된 농업 기술로 충분히 나아갈 수 있다며 새로 농업에 유입된 사람들이 이러한 열정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앞서간 쌀전업농이 기술뿐만 아니라 이웃, 청년들과 농촌을 함께 만들어나가고,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협력하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단순히 기계를 주고 돈을 줘서 도시 사람들을 농촌으로 데리고 오는 건 결국 소용없는 일”이라며 “지역에 오면 다같이 뭉칠 수 있게끔 멘토·멘티 제도도 실행하고, 쌀전업농이 가지고 있는 좋은 기술들을 가르쳐주기도 하고 정보 공유도 하며 새롭게 들어온 사람들이 정착할 수 있도록 살피고 격려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미래에는 쌀전업농처럼 크고 넓게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점점 사라질 것이다. 이제 청년농업인들과 함께 쌀을 지키고 식량안보를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 회장은 코로나19로 제대로 된 교육도 못하고 만남도 못 가지는 상황에서 쌀전업농홍성군연합회원들의 풍년을 기원하며 기쁜 마음으로 하루빨리 만나자는 기대를 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