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9주년 특집] 가공식품용 쌀 재배를 늘려라①
[창간9주년 특집] 가공식품용 쌀 재배를 늘려라①
  • 최정민 기자 cjm@newsfarm.co.kr
  • 승인 2021.10.31 23: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정간편식 주도 확대되는 쌀가공식품 시장…고품질 원료곡 확보 이뤄져야
코로나19 이후 외식 줄고 가공밥 찾는 소비자 늘어
2020년 쌀가공식품 수출액 1억3760만달러 역대 최고
1인가구‧고령층 증가에 코로나19까지 소비트렌드 급변
맛있는‧건강한 HMR 찾는 소비자…품질 좋은 쌀 확보 시급

(한국농업신문=최정민 기자)코로나19 발병으로 산업 전 분야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지만 국내 쌀가공식품 시장은 더 큰 성장을 이뤄내고 있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는 국내 쌀가공식품 시장이 비대면 소비 환경 및 소비자 구매패턴 변화에 적극적인 대응과 더불어 제품의 다양성을 무기로 삼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의견이다.

이에 본지에서는 코로나19 이후 가정에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가정간편식(HMR) 시장을 파악해보고, 쌀가공식품 시장의 성장을 통한 쌀 산업 전반의 변화와 더불어 소비량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쌀 시장 대응 방안 등을 살펴보고 자 한다. 

가정간편식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특히 2016년부터 그 성장이 가속화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 및 식품첨가물 생산실적’에 따르면, 2016년 가정간편식 국내 판매액은 출하액 기준 전년대비 29.0% 증가한 2조1702억원 수준이며, 실제 판매액 기준은 2016년 1조9081억원, 2017년 2조1567억원 수준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쌀 소비 활성화 ‘쌀가공산업 육성 및 쌀 이용 촉진 계획’
이런 시장 확대는 정부의 역할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쌀가공산업 육성 및 쌀 이용 촉진 계획하고, 감소하는 쌀 소비를 활성화 하기 위해 기술 개발 및 인력 양성 투자 확대로 쌀가공산업 활성화 및 소비 시장을 확대를 하고 있다.

기존의 쌀가공산업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쌀 소비를 증진하고 가정간편식, 글루텐프리 등 새로운 시장 수요를 창출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하지만 영세한 다수의 중소기업은 기술 투자 여력이 부족한 상황인 점을 고려해 쌀가공산업의 성장 촉진을 위해 기술 개발, 인력 양성 투자 확대 등으로 산업혁신 기반을 강화, 쌀가공식품 유망 제품 발굴로 소비 창출 및 수출 지원 등을 통해 쌀가공식품의 소비 기반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기 위한 계획을 추진키로 한 것이다. 

이에 지난 2011년 쌀가공산업법 제정 후 2014년 제1차 5개년 기본계획을 수립 및 추진했으며, 2019년 6월 제2차 5개년 기본계획을 수립해 쌀가공식품 산업 발전을 위한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동안 침체기에 있었던 쌀가공식품 시장이 정부 정책과 더불어 쌀가공식품 생산 업체들의 노력으로 단기간 큰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면서 “그 결과 2019년에는 쌀가공식품 수출액 1억달러를, 지난해에는 전년대비 26.9% 증가한 137.6백만불로 역대 최고 수준을 달성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쌀가공식품 수출 증가는 간편식 수요 증가에 따른 쌀가공식품 시장 확대와 정부의 적극적인 해외시장 진출 지원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해외서 인정 받는 가정간편식
쌀가공식품 시장 확대와 관련해 눈에 띄는 부분이 바로 가정간편식 시장의 국내‧외 시장 확대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서 내놓은 ‘2020 가공식품 세분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 부문을 살펴보면 냉동볶음밥, 즉석밥 등 가공밥류가 전년대비 32.2% 이상 큰 폭의 상승을 보여줬다. 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미국 시장 등에서 가정간편식 수요가 증가해 수출 확대를 이끈 것이라는 분석이다.

가공밥 등 소비자 구입률 높아
국내 시장의 경우 역시 가공밥 등을 중심으로 쌀가공식품 구입률이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시장 확대가 눈에 띌 정도로 크게 확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쌀가공식품 구입경험을 살펴보면, 가공밥이 45.2%를 차지하고 있으며 쌀떡볶이떡, 즉석죽 등이 뒤를 이어 높은 소비자 구입률을 보이고 있다.

HMR 국내 판매액 추이(한국농촌경제연구원 제공.)
HMR 국내 판매액 추이(한국농촌경제연구원 제공.)

가공밥의 경우 전반적으로 모든 연령에서 높은 구입률을 보이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남성이 더 높은 구입률을 보이고 20대 여성 또한 주요 소비층으로 나타난 가운데 코로나19 이후 구입이 증가한 쌀가공식품은 가공밥이 56.1%에 달한다. 

이는 코로나19 발병과 확산으로 인한 소비트렌드의 변화로 전반적으로 외식을 자제하는 사회 분위기로 인해 가공밥, 즉석죽을 포함한 식사 대용의 쌀가공식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즉석밥, 컵밥, 냉동밥 등 가정간편식 구입 빈도를 살펴보면, 가공밥의 월 평균 구입 빈도는 1.7회 정도이며, 여성보다 남성이 더 자주 구입하고 있고 특히 20, 30대 남성의 경우 월 평균 2회가 넘게 구입해 주요 소비층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가정간편식 시장의 성장과 코로나19로 인해 내식의 비중이 커지고 가공밥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시장 확대를 위한 가정간편식 생산‧판매업체들은 간편함은 물론이고 건강까지 트렌드에 맞춰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품질 좋은 원료곡 확보가 관건
반면 지속적인 문제로 제기됐던 원료곡 부족과 더불어 고품질 제품 개발은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라는 지적이다.

쌀가공식품시장이 확대됨과 동시에 맛있는, 건강한 가정간편식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지만 소비트렌드에 맞춘 제품을 선보이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 쌀가공식품 관련 업체들의 의견이다. 

대부분의 쌀가공식품 생산·판매 업체들이 영세한 규모로 운영되고 있으며, 소비자의 요구에 맞추기 위해서는 주 원료로 사용되는 쌀부터 바꿔야 하지만 기존 사용 쌀과는 가격 차이가 커 쉽게 접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일부 대기업에선 지자체 쌀 생산자들과 계약을 통해 대량으로 쌀을 생산·납품 받아 제품을 선보이고 있지만 이는 전체 생산업체들 중 지극히 일부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대로 시장이 확대되면 결국 대기업 위주의 시장 편성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한 쌀국수 생산업체 관계자는 “소비자가 원하는 맛있고 건강한 제품을 시장에 선보이기 위해서는 현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우선”이라며 “더 나은 제품을 연구·개발해 선보일 수 있도록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서고, 쌀 생산자들과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방안 모색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쌀가공식품 시장 확대에 맞춰 쌀 소비량을 늘릴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임병희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1인가구, 고령화 증가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소비트렌드가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상황으로 쌀을 원료곡으로 사용하는 쌀가공식품 시장이 가정간편식 중심으로 크게 확대되고 있다”면서 “소비자가 원하고 만족할만한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서는 고품질 원료곡을 사용한 제품 확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과정에서 정부 정책의 지원은 물론 쌀 생산자들과의 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