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산업 경쟁력을 찾아라3] 밥맛의 경쟁력: 블렌딩쌀 소비자 사로잡을 최적의 ‘황금비율’ 찾아라!
[쌀산업 경쟁력을 찾아라3] 밥맛의 경쟁력: 블렌딩쌀 소비자 사로잡을 최적의 ‘황금비율’ 찾아라!
  •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 승인 2022.08.29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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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에 다양한 잡곡 섞어 맛과 영양 챙긴 ‘혼합곡’ 부상

노화방지, 다이어트, 당뇨완화…기능성으로 승부수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쌀 공급과잉과 소비감소의 대안으로 ‘블렌딩쌀’이 떠오르고 있다. 서로 다른 품종의 쌀을 섞거나 쌀에 다양한 잡곡을 섞어 쌀의 부가가치를 높인 것이 블렌딩쌀이다. 쌀에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하면서 밥맛은 더욱 좋아진 장점을 부각시키며, 매년 감소하는 백미 소비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농협양곡의 블렌딩쌀 제품들. 농협양곡은 농가와 RPC의 농산물 판매를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농협양곡(대표이사 나병만)의 블렌딩쌀 제품들. 농협양곡은 농가와 RPC의 농산물 판매를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전남도농업기술원은 2019년 도에서 육성한 백미품종 조명1호를 활용해 현미와 블렌딩한 쌀을 개발했다. 원주시는 원주농협과 ‘2020년 블렌딩 쌀 생산.유통 시범사업’을 추진해 그해 10월부터 본격적인 유통에 들어갔다. 강원 강릉시농업기술센터에서는 강릉의 대표품종인 오륜벼와 흑광벼 등 기능성쌀을 혼합한 친환경 블렌딩쌀을 시판했다.

민간 유통업체에서도 블렌딩쌀을 개발했다. GS수퍼마켓은 2017년 찰영쌀(찰기와 영양을 더한쌀)과 백미와 찹쌀을 섞은 ‘찰기더한쌀’을 선보였다. 쌀 소비가 줄어드는 원인을 파악한 결과다.

GS수퍼마켓은 쌀 소비감소에 대한 원인 확인을 위해 내부 직원 781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다. 그 결과 1위가 ‘흰 쌀밥이 몸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인식 때문(48.6%)으로 나타났다. 2위 면이나 빵 등 맛있는 대체 상품이 많아서(30.5%), 3위 집에서 밥 먹을 시간이 없어서(14.2), 4위 기타 밥 해먹기 귀찮아서, 쌀값이 비싸서(6.7%)가 뒤를 이었다.

다양한 매체를 통해 탄수화물이 다이어트와 건강의 적으로 인식되고 있음이 확인된 셈이다. GS수퍼마켓은 설문 응답 1위와 2위인 영양과 맛있는 밥에 초점을 맞춰 쌀 소비를 촉진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했다. 영양과 밥맛은 살리고 특등미보다 가격은 낮출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던 중 다양한 쌀과 곡식을 블렌딩하는 실험을 진행한 결과 합리적인 가격에 영양과 밥맛을 높일 수 있는 비율을 찾아내고 상품을 선보이게 됐다.

원주시와 원주농협은 ‘블렌딩 쌀 생산.유통 시범사업’ 추진에 1억5000만원을 투입, 생산시설을 마련하고 브랜드 개발, 포장재 제작, 쌀 재배단지를 조성했다. 백미, 흑미, 보석흑찰, 적진주찰, 설향찰 등 특수미 재배단지 약 50ha를 조성하고 이를 수매해 블렌딩쌀 제품을 만드는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구수하고 찰진 밥, 다이어트에 좋은 기능성 밥, 영양을 가미한 밥 등 소비자 기호에 맞춘 다양한 제품을 생산해 판매중이다.

전남도농업기술원이 육성한 ‘조명1호’는 밥맛이 좋고 찰기가 있다. 여기에 다이어트, 성장촉진, 알콜분해 등 기능성을 지닌 품종의 현미를 적절히 섞어 식감과 밥맛이 우수한 블렌딩쌀을 개발했다. 백미 70~80%에 현미 20~30%를 혼합해 만들었다. 블렌딩쌀은 백미에 비해 비타민 B1, B2, 나이아신을 비롯한 비타민을 2배 이상, 동맥경화 방지와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을 주는 칼륨, 철 등 무기질 성분을 4배 이상 많이 함유하고 있다. 혈압 강하, 노화 예방에 효과가 있는 항산화물질인 플라보노이드와 당뇨병과 고혈압 예방에 도움을 주는 식이섬유는 6배 이상 함유했다.

농부도 새로운 농업트렌드에 가세하고 있다. 진천장양영농조합법인 이호영 대표는 미질 향상을 위한 쌀의 혼합방법 기술 정립 및 블렌딩쌀 제품 개발 공로로 2020년 연말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했다. 이 대표는 멥쌀, 반찹쌀, 향미 등 품종을 일정한 비율에 맞춰 블렌딩해 아밀로스와 단백질 함량을 낮춰 밥맛은 뛰어나고 식감이 부드러우며 구수한 향이 풍미를 증대시키는 블렌딩쌀을 개발했다. 미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쌀의 혼합방법으로 특허도 획득했다.

대한민국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는 1980년 158kg에서 2016년 61kg로 줄어들고, 2021년 56.9kg을 기록했다. 1인 가구, 맞벌이 인구 증가로 온라인 식품구매, 가정간편식 소비는 증가하는 반면 쌀 소비량은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블렌딩쌀은 매년 감소하는 백미 소비의 대안이 될 전망이다. 이 시장이 형성된 것은 5년 남짓. 농협 관계자는 “블렌딩쌀 시장은 소비자 기호에 맞춘 기능성 외에 투명한 제조와 품질관리의 보편화, 가격경쟁력을 갖췄을 때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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