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산업 경쟁력을 찾아라6] 쌀산업 경쟁력 강화 위한 좌담회
[쌀산업 경쟁력을 찾아라6] 쌀산업 경쟁력 강화 위한 좌담회
  • 김은진 기자 kej@newsfarm.co.kr
  • 승인 2022.09.28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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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경쟁력은 소비자가 찾는 쌀을 만드는 것”
맛있으면 찾아…둔갑·혼합·묵은 쌀 퇴출해야
단백질 함량 낮추고 브랜드 아니라 품종 유통
안훈민 대표 “소비자들이 원하는 쌀은 맛있는 쌀”
김의웅 박사 “밥맛 유지 쌀 수확 후 관리가 중요”
이점식 박사 “수요에 맞는 쌀 개발, 소비 늘려야”

최근 쌀값이 45년 만에 최대 폭으로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쌀값 하락의 첫 번째 원인으로 쌀 소비 부진을 꼽는다. 실제 쌀 소비량은 서구식 식습관에 따른 육류 소비 증가, 가구 구성원 변화 등으로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56.9㎏, 1984년 이후 37년 동안 전년 대비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쌀 소비를 늘리기 위해 아침밥 먹기, 쌀가루 활용 등 다양한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특히 건강을 지키면서 맛도 좋은 쌀 생산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이에 한국농업신문은 쌀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찾기 위해 ‘맛있는 쌀을 찾아라’라는 주제로 좌담회를 개최했다. 

■ 일시 : 2022년 9월 7일
■ 장소 : 한국농업신문 회의실
■ 사회 : 연승우 한국농업신문 편집국장
■ 참석자 
   김의웅 한국식품연구원 안전유통연구단 박사
   안훈민 인생쌀집 대표
   이점식 국립식량과학원 중부작물부 수확이용과 박사    
   〈가나다 순〉
■ 정리 : 김은진 기자

좌측부터 연승우 국장, 이점식 박사, 김의웅 박사, 안훈민 대표.
좌측부터 연승우 국장, 이점식 박사, 김의웅 박사, 안훈민 대표.

연승우 국장 : 현재 쌀 생산의 문제점과 바뀌어야 할 방향성에 대해서.

김의웅 박사 : 8월 28일자 국제신문의 제목이 ‘수산물도 이제 주식이다.’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1인당 수산물 소비량이 70kg으로 쌀보다 더 많이 소비돼 주식에 가깝다는 내용입니다. 수산물이 건강식품으로 소비자 선호도가 높아진 것이 소비량이 급증한 원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1년 전엔 육류소비량이 쌀 소비량을 추월한다는 한우연구소의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2022년 우리나라는 주식 쌀 대신 육류로 대전환을 맞이할 것이라는 내용입니다. 단일품목 중에는 쌀보다 소비량이 많은 것은 없을 것 같지만 수산물, 육류소비량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습니다. 

5년마다 발표되는 국민 공통 식생활 방침의 첫 번째 항목이 쌀이었는데 현재는 곡류로 통합돼 정부도 쌀을 주식의 중요도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더 큰 문제가 지난 30년간 대비 쌀 감소 소비량 변화가 없는 것입니다. 지난 2017년 쌀 생산량이 44.9% 줄어들고 전년 대비 2.3% 지속해서 줄어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인구수가 2050년까지 연평균 약 2% 감소할 것이라는 통계청의 결과가 있는데, 이 경우 매년 5만, 7만톤 정도의 쌀 생산이 감소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밀이랑 생산량이 안 바뀐다는 확신이 없습니다.

안훈민 대표 : 인생쌀집 브랜드는 쌀 브랜드를 전국 8개도로 나눠 8개 품종의 쌀을 유통하고 있습니다. 나이가 30살인데 어린 나이에 쌀산업을 어떻게든 일으켜보겠다는 포부로 시작했습니다. 현재 쌀생산에 대해서는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과학기술 발전으로 쌀 생산은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쌀 소비가 줄어드는 문제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시장 조율을 해줘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오히려 가장 큰 문제 유통입니다. 유통 불투명성으로 원산지 문제, 섞어 팔기, 오래된 쌀 등이 쌀 맛, 품질 저하를 일으켰습니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도 쌀을 외면하기 시작했습니다. 경제발전, 먹거리 증가, 수산물과 육류소비량 증가도 원인이겠지만 맛있으면 쌀을 먹습니다. 쌀 품질을 전반적으로 높여 다시 한번 소비자들이 시선을 돌려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연승우 국장 : 맛있는 쌀, 고품질 쌀의 정의를 내린다면.

이점식 박사 : 품종을 개발하는 입장에서 맛있는 쌀은 고품질쌀입니다. 고품질쌀은 밥맛이 좋고, 완전미 비율과 도정수율이 높고 품종 자체가 내병성이 강해 농약사용이 적어 안전한 쌀입니다. 소비자들은 맛있는 쌀을 얘기하는 것은 집안에서 먹었을 때 차지고 부드러운 쌀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김 박사 : 30년 동안 쌀과 RPC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데 고품질쌀 정의는 이 박사와 같습니다. 정부에서 고품질쌀로 정책을 전환하면서 맛이 좋고 외관품미가 좋고 안전한 쌀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외관품미가 좋다는 것은 등급으로 설명 가능하고 안전한 쌀은 GLP나 이력제를 통해 확인 가능합니다. 맛있는 쌀의 정의는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듭니다. 일단 ‘하얗고 윤기가 있고 밥알 형태 잘 유지, 점도 강도를 갖는 쌀’을 맛있는 쌀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밥맛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를 우리나라에서도 연구하고 있습니다. 아미노산 단백질 함량, 조직 구조, 도정률, 고미화 등이 현재 밥맛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정확히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종합적인 수식은 나와 있지 않습니다.

안 대표 : 소비자들은 고품질쌀을 판단할 때 입에 들어가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맛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소비자들이 고품질쌀을 고르는 방법을 몰라 판매자에게 물어보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그럴 때 5가지 정도의 쌀 선택 기준을 설명해줍니다. 첫째, 단일품종으로 골라야 한다. 둘째, 가장 최근 도정한 쌀 골라라. 쌀에도 골든타임이 존재하는데 약 2주가 지나면 쌀의 질이 떨어집니다. 셋째, 브랜드가 아닌 품종의 이름으로 된 쌀 포장재로 사라. 브랜드가 아니라 쌀은 품종으로 소비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넷째, 취향이지만 현미보다 백미가 맛있다. 도정도에 따라 현미 종류가 달라진다. 다이어트 고민하는 사람에게 현미를 추천하지만 쌀 본연의 맛을 느끼고 싶은 사람은 백미를 구매해야 합니다. 다섯째, 이모작보다는 일모작 쌀을 구매해라. 이 다섯 가지를 가이드라인으로 알려주고 있습니다.

연 국장 : 고품질 쌀을 생산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이 박사 : 단백질 함량이 생산, 품종에 영향 컸습니다. 고품질쌀이라고 하면 먼저 개선해 나가야 할 부분으로 단백질 함량 감소를 손에 꼽았습니다. 현재 밥맛이 좋은 품종 교체하기 위해 개발 중에 있습니다. 가공 단계가 다양한데 단계마다 컨트롤 해야 해 어려움에 있습니다. 발아율 시료 자체가 고미화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간접적인 표시를 확인하는 등 여러 요인을 찾고 있습니다.
 
김 박사 : 현재 쌀 품종과 재배 방법은 우리나라가 세계적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농진청에서 개발 중인 아홉 개 품종을 가지고 농민들 사이에 인기 있는 품종인 고시히까리와 함께 했을 때 식미가 떨어지지 않습니다. 쌀산업의 가장 큰 문제는 수확 후 관리가 되고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밥맛이 가장 좋을 때가 수확 후입니다. 봄에 밥맛이 떨어지는데 수확 후 관리 부실이 원인입니다. 벼도 살아있습니다. 살아서 숨을 쉬는데 발아율이 떨어지는 것은 고미화 때문입니다. 탄수화물이 가수분해되면 찰기가 떨어지고 지질이 가수분해되면 유리지방산이 나오는 데 이게 밥을 딱딱하게 만듭니다.

연 국장 : 우리나라 쌀산업에 대해서 생각하고 계시는 것이 있다면.

안 대표 : 정부의 책임감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가면 갈수록 농부들이 설 자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2018년도에 농부들이 국회 시위를 했는데 공기밥 한공기에 300원이라는 문구가 있었습니다. 실질적으로 투여되는 비용 대비 쌀값이 오른 것은 전혀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농업을 농부들이 포기하기 시작하면 필리핀처럼 식량안보에 타격받게 됩니다. 지금이라도 농부들에게 시선을 돌려야 합니다.

김 박사 : 공익형직불제로 바뀌면서 시장격리를 제때 안 해서 쌀문제가 생긴 게 아니냐고 생각하는 사람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장격리가 과연 쌀문제의 근본적인 해결 방법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쌀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소비자가 찾는 쌀을 찾아야 합니다. 소비자들에게 쌀이 비만이나 성인병의 원인이 아니라는 홍보가 필요합니다. 결국 쌀산업에서 경쟁력을 위해서는 소비자가 찾는 쌀을 만드는 것입니다. 맛있는 쌀, 안전한 쌀, 건강한 쌀을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길이 쌀산업 살리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박사 : 쌀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맛있는 쌀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다만 단순히 밥맛만 한정될지 기능성을 부과해야 할지는 고민을 많이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수요에 맞는 쌀을 적절하게 생산해서 장기적으로 소비자들이 요구하고 맞는 쌀을 개발, 가공하고 브랜딩, 상품화해 다양화 등이 같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소비 촉진 관련해서 쌀가루 단기적 대책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앞으로 세부적으로 정의를 내려 장기적으로 추진할 생각입니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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