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10주년-쌀 어디서 어떻게 사먹고 있나③] ‘온라인 날개’ 단 수향미
[창간10주년-쌀 어디서 어떻게 사먹고 있나③] ‘온라인 날개’ 단 수향미
  •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 승인 2022.09.1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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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수향미, 여주·이천쌀 제치고 온라인 판매 ‘씽씽’
유명 포털 사이트 판매처만 761개...압도적

소매 판매자 할인이벤트로 고품질쌀 가격지지 ‘흔들’

갈수록 확대되는 재배량…가격유지 방안 찾아야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올해 쌀 유통업계가 구곡 재고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신곡 수확기(10~12월)는 다가오지만 농협 및 전국 RPC와 DSC에 남아있는 2021년산 구곡 때문에 햅곡을 들여놓을 창고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8월 21일 기준 전국 농협 RPC와 비RPC에 남아있는 재고는 36만톤으로 전년(19만톤) 대비 17만톤이 많다.

이런 가운데 경기 화성지역의 특화쌀 ‘수향미’는 재고를 완전히 털었다. 이 지역 농협 및 RPC들은 창고를 비워놓고 수확기 햅곡을 들여놓을 채비를 완벽히 마쳤다. RPC들이 기존 오프라인 납품에서 온라인 거래로 유통 통로를 다변화한 덕이 컸다.

해마다 쌀이 남아돌아 농가들이 쌀값하락 걱정을 놓을 수 없는 요즘이다. 특히 올해는 사상 유례없는 재고난으로 봄 모내기할 때부터 수확기 수매값 걱정을 달고 살아야했다. 그러나 유통업체들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지난 6월 농협 쌀산업발전TF 1차회의에서 임정균 홈플러스 본부장은 “쌀이 남아돌아도 좋은 건 없어서 못 판다”며 “소비자들이 많이 사 가는 수향미 등의 산지 확보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가의 고품질쌀 재배를 정책적으로 지원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다.

화성시는 2021년 수향미 품종 전용실시권을 취득해 화성에서만 수향미를 재배할 수 있도록 지역만의 독보적 위치를 구축했다. 지난해 다른 일반 쌀품종이 덤핑처리에 골몰할 때도 수향미만은 원료곡이 모자랄 정도의 인기를 확인했다. 올해 재고가 8월까지 간 것은 지난해 재배면적이 전체 화성시 논면적의 50% 가까이 확대된데다 시장에 여느 때보다 쌀이 많은 특수한 상황이 반영됐다. 또 고품질쌀로써 일정 수준의 가격을 유지하다보니 그저 쌀 판매에만 몰두하지 않은 요인도 있다.

농협 및 RPC 등 산지 쌀 유통업체들이 온라인 판매를 본격화한지는 1년 남짓이지만 온라인 시장에 진입하자마자 뛰어난 실적을 거둔 쌀은 고품질쌀 중에서 수향미가 단연 으뜸이다.

국내 유명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 기반한 고품질쌀 ‘온라인 판매처’ 비교
국내 유명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 기반한 고품질쌀 ‘온라인 판매처’ 비교

시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RPC 출고 수향미의 80%가 온라인을 통했다. 실제 국내 최대규모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에 기반한 온라인 판매처만 보면 수향미가 761곳으로 철원오대쌀(85곳), 이천쌀(11곳) 등 전통적인 고품질쌀을 압도적으로 앞서고 있다. 물론 전체 온라인 쇼핑몰과 오프라인 판매처까지 모두 비교한 결과는 아니다. 하지만 고품질쌀은 대개 온라인을 통해 구매하는 소비경향과 유명 대형마트 본부장이 ‘없어서 못 파는 쌀’로 수향미를 직접 언급한 것을 고려할 때 수향미가 고품질쌀 시장에서 상위를 달리는 건 분명한 사실로 보인다.

온라인 시장에 지난해 첫 발을 디딘 RPC업체들은 쌀 택배 발송에 투입되는 전체 비용을 연간 5~6억원쯤으로 추정한다. 또 쌀이 실제 판매되는 온라인 쇼핑몰의 쿠폰 할인 등에 따라 수향미의 가격을 지지하지 못하고 일반쌀과 비슷하게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로 온라인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았는데, 온라인 판매에 드는 비용이 부대비용까지 합하면 부담이 될 수준”이라며 “가격유지 방안과 함께 이에 대한 지원이 전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