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쌀농사, 식량안보 최후의 보루…적극 지원 나서겠다"
[인터뷰] "쌀농사, 식량안보 최후의 보루…적극 지원 나서겠다"
  • 김흥중 기자 funkim92@newsfarm.co.kr
  • 승인 2022.12.02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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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효석 전남도청 농축산식품국장 인터뷰
고품질 전남쌀 홍보 집중, 브랜드 이미지 제고
전략작물직불 시행 맞춰 전문생산단지 조성

(한국농업신문=김흥중 기자) 가을걷이가 대부분 끝나며 한가해진 농촌을 바쁘게 뛰어다니고 있는 사람이 있다. 그는 바로 전남 지역 최악의 가뭄으로 농촌을 돌아다니며 해결 방안을 고심하는 강효석 전남도청 농축산식품국장이다. 현장에서 답을 찾고 있는 강 국장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농업인들과 늘 호흡하기 위해 오늘도 농촌을 찾는다. 강 국장을 만나 내년도 전남도의 주요 정책을 들어봤다. 

강효석 전남도청 농축산식품국장

-쌀전업농 회원분들께 인사 말씀 부탁드린다.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와 식량 생산을 책임지고 계시는 쌀전업농 회원여러분 반갑습니다.

지난 9월 쌀 농업을 이끌어가시는 전국 쌀전업농들의 화합의 장인 ‘제7회 한국쌀전업농 전국대회’가 우리 지역 해남에서 성대하게 개최됐습니다. 여러분의 단합되고 함께하는 모습이 매우 보기 좋았습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꿋꿋이 농업·농촌을 지켜오신 쌀전업농 회원 여러분께 위로와 힘이 되는 자리였기를 바랍니다.

쌀전업농 회원 여러분께서는 농촌인구 감소, 생산비 증가, 농산물 수입 개방이라는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 농업과 농촌을 지켜오고 계십니다. 특히 어려운 가운데 쌀 산업의 발전과 쌀값 안정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 오신 데 대해 깊은 격려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올해는 정부의 벼 재배면적 감축 정책과 시장격리 등으로 수확기 쌀 공급량이 전년 대비 16% 넘게 줄어들 전망이지만 산지 쌀값 회복은 더딘 상황입니다.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쌀 소비량 감소로 인한 수급 불안으로 힘들게 농사지은 쌀이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전남도에서는 쌀 소비 활성화를 통한 쌀값 회복을 위해 여러 방안을 고심하고 있습니다. 쌀빵, 쌀고기, 쌀국수 등 쌀가공식품을 개발‧육성하고, 미국, 호주 등 전남 해외 상설판매장을 통해 전남쌀을 수출해 세계시장에서 전남 쌀이 판매되도록 하겠습니다.

대한민국 식량안보의 최후 보루인 쌀농사를 굳건하게 지키고, 우리 쌀전업농 여러분께서 더 큰 자긍심과 보람을 갖고 농사지으실 수 있도록 더욱 힘쓰겠습니다. 

-내년도 쌀 생산 농가를 위한 정책은 무엇인지.

전남의 벼 재배면적은 15만5000㏊로 전국의 21.3%이고, 쌀 생산량은 74만3000톤으로 전국의 19.7% 차지해 재배면적과 생산량이 전국 1위로, 우리나라 식량 공급 기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도는 벼 적정 재배면적 확보를 통한 쌀값 안정화를 위해 정부의 논 타작물 재배 지원사업(’18~’20)이 종료된 후에도 도 자체 예산을 확보해 지난해부터 매년 1500ha, 37억원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정부의 전략작물직불제 지급계획에 맞춰 도 실정에 맞는 논 타작물 재배 지원사업 계획을 수립‧시행 예정입니다.

이와 함께 농업기술원에서 개발해 밥맛도 좋고, 도복에 강하며 수량성도 보장되는 ‘새청무 벼’를 주력품종으로 육성해 브랜드화할 예정입니다.

또한, 전남 쌀의 품질경쟁력 향상을 위해 미질에 절대적인 영향을 주는 저장·가공 시설개선 사업을 추진할 방침입니다. 특히 벼 재배 농가의 소득 보전과 경영안정을 위한 벼 경영안정대책비 570억원도 차질 없이 지원해 가겠습니다.

-쌀 소비량 감소가 큰 골칫거리다. 쌀 소비촉진을 위한 도의 전략은.

도에서는 소비자의 요구가 반영된 쌀 가공품 개발·상품화(4개소, 8억원) 및 쌀 가공업체 시설 지원(7개소, 22억원) 등 가루쌀 활성화 대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또한, 도와 22개 시군을 통해 아침밥 먹기의 중요성을 홍보하는 ‘아침밥먹기 운동’ 전개 등 쌀 소비 촉진을 위해 다양한 홍보 활동을 꾸준히 펼쳐 나가겠습니다.

전남 쌀은 수도권 내 브랜드 인지도가 낮아 품질에 비해 낮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에 도내 고품질 브랜드 쌀을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홍보·관리해 경쟁력 있는 브랜드로 육성할 것입니다.

아울러 소비자들에게 전남 쌀 인지도를 높이고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지속적이고 강력한 전남 쌀 노출로 다양한 홍보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가루쌀에 대한 농촌의 인기가 뜨겁다. 이와 관련 도에서는 어떤 계획이 있나.

도에서는 밀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쌀 수급 과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추진하는 ‘2023년도 가루쌀 생산단지 조성사업’에 전국 최다인 27억원의 사업비를 확보했습니다.

전국 39개소 중 전남이 13개소 선정됐고, 이중 교육·컨설팅 지원 대상은 8개소이고, 교육·컨설팅과 시설·장비까지 함께 지원받는 곳은 5개소입니다.

더 많은 경영체에서 관심을 가지셨을 것으로 생각되나 가루쌀 재배가 보편화되지 않았고, 고온기 육묘(6월 중순 이후)와 수발아에 약한 품종 특성을 감안해 선뜻 사업에 나서지 않은 경영체가 많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도에서는 가루쌀 재배 특성과 재배 방법을 안내하는 워크숍을 12월 중에 개최해 농업인들이 가루쌀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자 합니다.

또한, 농업기술원과 협업해 우리 지역에 맞는 가루쌀 최적 재배 기술을 개발하도록 하고, 현장 대응단을 구성‧운영해 가루쌀 재배단지별 문제 발생 시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장기적으로는 가루쌀을 활용한 가공 상품 개발을 적극 육성하고, 제분시설 등을 설치해 쌀 가공산업을 활성화하는 방안도 마련하겠습니다.

-농업생산비 부담이 커지면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농가들이 많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유류비 상승, 농자재 가격 급등으로 농업인 여러분의 경영이 매우 어려운 실정입니다.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해 드리고자 우리 도는 올해 271억원을 투입해 농기계 면세유(휘발유, 경유) 가격 상승분의 50%를 지원했습니다.

도에서 시작한 사업이 다른 시도 등 전국 곳곳으로 확산됐고, 중앙부처에서도 겨울철 난방유 지원을 검토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농업인의 편에서 어려움을 공감하고 해결하기 위한 정책을 지속 발굴해 나가겠습니다.

또한, 노동력 부족에 대한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해 152억원의 예산을 투입, 농산물 생산비 절감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20~30㏊ 미만의 소규모 들녘 단위 공동영농을 돕기 위한 소규모 들녘경영체육성 사업도 7개소, 21억원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코로나19 확산과 농촌 고령화에 따른 인력난이 심각하고, 폐비닐 발생에 따른 농촌오염 최소화를 위해 자연 분해되는 생분해성 멀칭 필름 지원하고 있으며, 이 사업은 농가 수요가 많아 내년도 지속 지원할 계획입니다.

-최근 농업인회관 건립이 시작됐다.

전라남도농업인회관 건립은 그동안 도 농업인단체 등에서 사무공간과 전남 농수축산물 전시판매장으로 사용 중이던 광주시 농성동 소재 도유재산이 광주 서구청에 매각됨에 따라 그 대체 시설을 건립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지난 2005년 남악 신도청 시대가 시작된 지 18년째에 이르고 있지만, 그간 도 농업인단체 사무공간이 광주광역시 소재에 있어 상징성과 효율성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었습니다.

도는 지난해부터 농업인단체의 의견을 모아 전남 농업인의 든든한 둥지가 돼줄 전라남도농업인회관 건립을 준비해 왔습니다.

농업인회관은 지난 10월 24일 착공, 2023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부지면적 3243㎡, 지상 4층을 포함한 연면적 2489㎡, 총사업비 102억원 규모로 전남 무안군 일로읍 오룡지구에 건립될 예정입니다.

새로 선보이게 될 전라남도농업인회관은 전국 농업을 선도하고 농도 전남의 위상에 걸맞는 우리 도의 랜드마크가 될 것입니다.

농업인들이 마음 편히 소통하고 배우며, 농특산물 판매를 통해 농업인단체의 수익사업 창출과 도내 농축산물 홍보는 물론, 문화도 향유할 수 있는 복합공간으로 활용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내년 도에서 추진하는 주요 사업이 있다면.

농촌에서 많이 사용하는 농기계 기름 보관을 용이하게 해 드리고자 내년에 농업용 유류저장탱크(급유기) 구입 지원사업을 농협과 협력해 새로 시행합니다.

말통 등으로 기름을 수시로 넣는 번거로움을 덜어주고, 기름통에 생기는 결로현상을 예방해 농기계 고장에 따른 수리비 절감 및 기계 사용 수명 연장 등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쌀을 대체할만한 새로운 소득 작목을 개발하고, 정부의 전략작물직불제 시행에 맞춰 전략작물(밀-콩) 전문생산단지를 조성할 계획입니다. 총 3~5개소를 예정하고 있으며, 밀(동계)-콩(하계) 이모작 작부체계를 구축한 단지에 작물 재배에 필요한 기계‧장비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식량자급률 향상과 농지 활용률 증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끝으로 쌀전업농 회원들께 한 말씀.

존경하는 전남 쌀전업농 회원 및 전국 쌀전업농 회원여러분,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 이라고 했습니다. 농업은 천하에서 가장 으뜸이 된다는 뜻으로 요즘 같은 식량안보 위기 속에서 농업인 여러분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묵묵히 농업·농촌을 지키고 계시는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저 역시도 항상 현장에서 답을 구하고, 농업인 여러분과 호흡하며 전남 농업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겠습니다. 여러분의 변함없는 관심과 좋은 의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