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수급, 산지 쌀값 아닌 벼값 중심 재검토 필요”
“쌀 수급, 산지 쌀값 아닌 벼값 중심 재검토 필요”
  • 박현욱 farmwook@newsfarm.co.kr
  • 승인 2023.10.27 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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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값 상승 기조 ‘긍정적’ 농가 체감은 ‘미미’
물가안정대책 등 외부요인 개입 최소화 필요

(한국농업신문=박현욱 기자) 산지쌀값 중심의 가격안정 대책이 벼 농가 소득향상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해 이에 대한 방향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지난 24일 국회 농림축산해양수산위원 소속 홍문표 의원 주최로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된 ‘수확기 쌀값 20만원 유지 가능한가? 긴급 정책토론회’에서다.

이날 두 번째 주제발표자로 나선 임병희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농업계는 정부가 약속한 80kg기준 20만원이라는 가격 수준에 만족하는 것이 아닌 2021년 수확기 이후 급락한 쌀값이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상황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내린다"면서도 "실제 농가가 체감하는 수준은 미미하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임 총장은 산지쌀값 중심의 정부의 가격안정 대책을 꼬집었다. 그는 “정부의 공공비축미 수매물량은 전체 생산물량의 8~12% 정도인 반면 충청 이남지역에서의 공공비축가격 대비 벼 수매가의 차액은 10~15% 수준”이라면서 “과거 2021년 수확기 공공비축 가격이 벼 40kg당 7만4300원이었던 반면 약 40일 후 시행된 역공매 방식의 시장격리 가격 상한액은 약 6만4000원대로 쌀 생산 농가의 농업소득은 벼 민간 수매가격 중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때문에 산지쌀값 중심의 가격 안정대책에 농민들은 체감하기 힘들어 민간 수매가격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지난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홍문표 의원 주최로 수확기 쌀값 20만원 유지 가능한가 긴급 정책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지난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홍문표 의원 주최로 수확기 쌀값 20만원 유지 가능한가 긴급 정책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임 총장은 쌀값 유지와 지속 상승을 위한 조건으로는 외부요인 개입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쌀 시장 가격 하락 시 정부 정책 시행으로 가격 상승 기조는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가격 하락 등에 대한 변화를 예의주시해야 한다”면서 “물가인상의 원인을 쌀값으로 지목하거나 소비자 불안 심리를 자극하는 언론보도는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매지원대책에 대한 철저한 관리와 정부양곡 공매, 물가안정대책 등 외부요인 개입을 최소화해야 향후 쌀값 안정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토론회 좌장은 농촌경제연구원장을 지낸 김홍상 경북대학교 교수가 맡아 진행하고, 정부를 대표해서 전한영 농림축산식품부 식량정책국장이 발제자로 나서 쌀값 보장 대책에 대한 농식품부의 대책을 발표했다. 

지정 토론자로는 박서홍 농협중앙회 양곡담당 상무, 이보형 농협 벼 전국협의회장, 문병완 농협RPC 전국협의회장, 김태연 단국대 환경자원경제학과 교수, 승준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박사, 장수용 한국들녘경영체중앙연합회장, 서용석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이 참여한다.

홍문표 의원은 “지난해 유례없는 쌀값 폭락으로 우리 농민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었으나 최근 농정당국의 노력으로 쌀값이 20만원대를 회복하며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며 “쌀 매입을 앞두고 수확기 대책을 점검해보고 안정적인 쌀값 보장을 위한 대안을 마련하고자 한다” 며 토론회 개최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는 농협중앙회를 비롯해 쌀 생산자 단체인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가 공동으로 주관하고 농림축산식품부, 농협 벼전국협의회가 후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