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넘긴 '구례자연드림파크 노사' 갈등
해 넘긴 '구례자연드림파크 노사' 갈등
  •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 승인 2019.01.10 05: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회사 이전 따라 '고용보장' 주체 놓고 갈등
"아이쿱생협이 보장" vs "회사 바뀌었다"
식품의 제조.가공 유통이 한곳에서 이뤄지는 식품클러스터 '괴산자연드림파크'가 충북 괴산에서 개장한 지난해 11월 3일 구례자연드림파크 노조 탄압을 항의하는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식품의 제조.가공 유통이 한곳에서 이뤄지는 식품클러스터 '괴산자연드림파크'가 충북 괴산에서 개장한 지난해 11월 3일 구례자연드림파크 노조 탄압을 항의하는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전남 구례에 있는 (주)오가닉클러스터 노사(勞使) 갈등이 결국 두 해를 넘기면서 장기화 국면에 들어섰다.

오가닉클러스터는 전남 구례군 용방면에 총 14만 9336㎡(약 4만 5000평) 규모로 조성된 구례자연드림파크를 관리하는 회사다.

노사갈등의 쟁점은 '고용보장'으로 요약된다. 회사 이전으로 구례클러스터의 직원들에게 고용승계를 제안했지만, 승계된 회사에서 고용이 지속될지 믿을 수 없다는 이유로 고용승계를 거부한 직원 몇몇과 사측 사이의 줄다리기가 두 해를 넘겨 3년차에 접어들었다.

지난해 초 당시 구례자연드림파크 관리 회사였던 (주)구례클러스터는 지리산C협동조합, 오가닉메이커즈 협동조합, 인스케어코어 사회적기업 등 3개 업체로 외주화됐다. 사측은 고용승계를 거부한 7명의 노조원들에게 기존 직급과 임금, 처우를 그대로 보장한 고용승계를 제의했지만 노조가 거절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노조측은 "사측이 고용인에 대한 처우는 외주업체의 권한이라고 나중에 말을 바꿨다"며 "지금 외주화시킨 업체를 내일이라도 또 다른 업체로 넘길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고용이 보장되지 않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2018년 8월 한 차례 합의 도출...무산

노사 양측은 지난해 8월 한 차례 극적인 타결을 시도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사측을 대표한 (사)구례자연드림파크입주기업체협의회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광주전남지부는 22일 오후 2시부터 이튿날 새벽 1시까지 진행된 단체교섭에서 ▲조합원 7명 고용승계 진행 ▲노사 신뢰회복과 상생TF 구성 ▲노동조합 활동 보장 ▲단체교섭 원칙 등 잠정합의안을 이끌어냈다.

이 잠정합의안은 23일 지회 임시총회에서 찬성 4명, 반대 7명으로 부결됐다.

당시 합의안에는 사측으로 나선 '입주기업체협의회가 고용승계한 회사의 임대사업 계약 종료와 폐업, 사업장 이전시 조합원의 지속적인 고용을 보장하겠다'고 명시돼 있다.

사측은 "2017년 12월부터 기존 사업에 대해 매각, 임대를 진행하게 되면서 직원들의 급여와 고용조건을 그대로 보장해 의무화하는 특약조항까지 기재했다"며 "2018년 3월 회사가 괴산으로 이사를 갔고 전체 52명 직원 중 노조원 2명을 포함한 47명은 고용승계가 이뤄져 구례자연드림파크에서 기존에 하던 일을 그대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사가 11시간에 걸친 단체교섭에서 고용승계를 포함한 쟁점에 대해 합의점을 찾아내 서명까지 했는데, 이튿날 지회 임시총회에서 노조원들이 반대표를 던지며 협상이 결렬됐다는 것이다.

이때 협상 결렬의 원인 역시 '고용보장'이었지만 양측 입장엔 조금 차이가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광주전남지부 구례자연드림파크 문석호 지회장은 "언제든 외주화라는 이름으로 소속업체가 하루아침에 사라질 수 있다"며 "당초 우리(노조원 7명)를 채용한 아이쿱생협에서 고용을 보장해 준다면 안심하고 고용승계를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잠정합의안에 명시된 고용보장의 주체는 구례자연드림파크입주기업체협의회다.

문 지회장은 "구례자연드림파크 내 공방 문에는 아이쿱 마크가 붙어 있다. 제가 입사 후 작성한 근로계약서엔 사용자 법인명이 쿱서비스였지만 명찰에도 아이쿱, 명함도 아이쿱생협 구례자연드림파크 문화서비스팀장이라고 적혀 나왔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구례자연드림파크 법인명은 노조가 설립된 지난 2017년 7월 전후로 1년 동안 세 차례 바뀌었다. 쿱서비스에서 구례클러스터, 현재는 오가닉클러스터다.

노동조합은 2017년 7월 40여명으로 출발해 현재 13명이 남았고, 이 중 7명이 고용승계를 거부하고 있다.

손동신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광주전남지부장은 "아이쿱생협이 낸 채용공고를 보고 지원한 사람들이 노조를 만들고 고용문제나 노동조건을 이야기하자, 너희들이 원래 일하던 곳은 구례에 있는 김치공방이었고 베이커리였지 아이쿱생협과는 무관하다고 한다"고 토로했다.

손동신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광주전남지부장이 지난해 11월 3일 충북 '괴산자연드림파크' 앞에서 사측에 노동탄압 중지를 촉구하고 있다.
손동신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광주전남지부장이 지난해 11월 3일 충북 '괴산자연드림파크' 앞에서 사측에 노동탄압 중지를 촉구하고 있다.

◆고용보장 주체 놓고 갈등

구례자연드림파크는 식품의 제조와 유통이 한곳에서 이뤄지는 식품산업클러스터로 아이쿱생활협동조합이 2014년 조합원의 출자금을 토대로 조성했다. 현재는 대부분의 지분이 농민생산자협동조합 파머스쿱으로 넘어간 상태다.

이곳에서 생산, 가공된 식품은 아이쿱생협이 운영하는 전국 226곳의 '자연드림매장'을 통해 판매된다. 아이쿱생협은 27만여명의 조합원이 참여하는 소비자생활협동조합으로 연 매출액이 5700억원에 이른다.

자연드림매장에서는 친환경 농산물, 가공식품, 우리밀 베이커리, 무항생제 정육, 공정무역 상품 등 다양한 상품군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구례자연드림파크와 같은 식품클러스터를 괴산에도 오픈했다.

아이쿱생협은 구례와 괴산에서 원재료부터 신선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생산자에게는 친환경농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판로를 제공해 우리 농업과 생산자, 소비자의 상생을 도모한다고 밝히고 있다.

아이쿱은 지난해 하반기 문석호 지회장을 상대로 서울남부지방법원에 비방금지가처분신청을 냈다. 문 지회장이 '아이쿱'이라는 용어를 쓸 때마다 건당 500만원씩 물리겠다는 내용이라고 한다.

아이쿱생협 관계자는 "아이쿱생협사업연합회는 구례자연드림파크와 법률적 관계가 없다. 현재 노동쟁의 중인 노동자의 사용회사는 (주)오가닉클러스터다"고 분명히 했다.

◆해 바뀌어도 입장 '평행선'...협상 시도 없어

지난해 8월 노사 잠정합의가 무산된 이후 지금까지 협상 테이블은 단 한 차례도 마련되지 않았다. 

그간 양측은 20여건의 징계와 구제신청, 고소와 고발을 반복해 왔다. 노조설립 시점(2017년 7월)을 기준으로 징계가 내려진 시점을 비교해 가며 서로 '노조탄압'이 맞다, 아니다라고 공방을 펼쳐왔다.

협상을 위한 노력에 대한 관점도 극명하게 갈린다.

사측은 "비공식적인 창구를 통해 대화에 나설 것을 계속 설득해 오고 있다"고 했지만 노조는 "잠정합의가 무산된 이후 사측이 협상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 비난 일색이다"고 주장했다.

회사는 지난해 6월 이들을 사업장이 이전한 괴산 물류창고로 발령냈다. 노조는 거주지와 회사가 왕복 6시간 거리이고 기존업무와도 전혀 성격이 맞지 않는다며 반발했다.

오가닉클러스터 관계자는 8일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회사는 노동조합과의 교섭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알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31041) 충청남도 천안시 서북구 성거읍 정자1길 180 한국농기계글로벌센터 B동 2층
  • 대표전화 : 041-552-1145
  • 팩스 : 02-6455-1147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진삼(김난영)
  • 등록번호 : 충남 아 00258
  • 등록일 : 2012-10-29
  • 발행일 : 2012-10-29
  •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장·한국농업신문 회장 발행인 : 김광섭
  • 한국농업신문 대표이사 편집인 : 김진삼
  • 한국농업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9 한국농업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farm@newsfarm.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