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저항성 잡초를 잡아라①-저항성 잡초 현재와 전망...생산비 늘리는 저항성 잡초…시기 맞춘 초기 방제가 중요
[기획]저항성 잡초를 잡아라①-저항성 잡초 현재와 전망...생산비 늘리는 저항성 잡초…시기 맞춘 초기 방제가 중요
  • 최정민 기자 cjm@newsfarm.co.kr
  • 승인 2020.06.17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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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챙이고랭이·피 등 5년 동안 3배 확산
이앙전 처리제 및 중기 처리제 체계처리 방제 효과 높여

(한국농업신문=최정민 기자)최근 평년보다 기온이 높아지는 등 이상기후가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잡초 생육도 빨라지고 있어 농업 현장의 걱정이 많아지고 있다. 특히 올챙이고랭이·피 등의 저항성 잡초가 확산되고 있어 더욱 세밀한 잡초 방제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저항성 잡초란 일정한 제초제로 방제가 잘 되던 잡초가 점차 방제가 되지 않는 잡초를 말한다. 세계적으로 60년대 중반에 옥신계, 70년대 중반에 트리아진계, 80년대 초반에 파라콰트, 우레아계, 아마이드계, 80년대 중반에 설포닐우레아계, 디니트로아닐린계, 지질합성저해제에 저항성 잡초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현재는 글리포세이트 저항성 잡초가 미국, 호주 등의 국가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역별 제초제 저항성 및 감수성 잡초 현황.
지역별 제초제 저항성 및 감수성 잡초 현황.

벼 재배면적 약 60% '저항성 잡초' 발생
잡초의 생육은 5~6월 기온으로 결정된다. 일반적으로 피 1엽기가 되는 데 7일이 걸리지만, 고온이 경우 4~5일 밖에 걸리지 않고 피 2.5엽기가 되는데도 15일이면 될 정도로 빨라지고 있어 지난해와 같은 시기 제초를 계획하고 있던 농가들은 제초 적기를 놓쳐 후발아하는 잡초 방제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다.

수도용 제초제로 그동안 설포닐우레아계(SU계) 제초제를 많이 사용했지만, 연용으로 저항성 잡초가 증가하고 있다. 농진청에 따르면 전국 벼 재배면적의 약 59.6%에서 저항성 잡초가 발생하고 있다. 이는 2012년 22.1%에 비해 약 2.6배 증가한 수치다. 특히 전남과 충남 등 수도작 재배 중심지역에서 그 발생이 심각한 수준이다. 간척지와 담수직파 논이 많고 오랜 시간 제초제를 사용해온 지역에 피해가 집중되고 있다.

현재 보고된 제초제 저항성 논잡초는 물옥잠, 물달개비, 올챙이고랭이, 새섬매자기, 올미, 마디꽃, 올챙이자리, 쇠털골, 미국외풀, 알방동사니, 논피(강피), 돌피(물피), 여뀌바늘, 벗풀 등 총 14종이다. 이 중 물달개비, 논피, 미국외풀, 올챙이고랭이 등 4종이 전체 잡초의 약 87.1%를 차지할 정도로 많다. 

저항성 잡초 발생은 왜
저항성 잡초는 같은 계통의 제초제를 계속 사용했기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제초제가 식물체에 흡수되면 체내 생리작용에 관여하는 효소와 결합을 함으로써 생리작용이 방해돼 식물이 죽는다. 그런데 같은 계통의 제초제를 계속 사용하면 관련 효소의 결합 부위에 변화가 일어나 제초제와 결합이 안되고 본래의 물질과 결합해 식물이 정상적으로 생장하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제초제 약효가 듣지 않게 되면서 농가들은 직접 풀매기를 하는 등 추가적인 노동력과 비용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늘어나고 있는 저항성 잡초, 어느 정도
우리나라에 저항성 잡초는 1989년에 발생하기 시작해 2019년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확인된 잡초는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14종에 이른다. 발생 추정면적은 지난 2012년 조사결과 17만6000ha로 전체 논면적의 22.1%이었으나 2017년~2018년 조사에서는 44만7455ha로 59.3%로 5년만에 발생면적이 2.6배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챙이고랭이 발생률 및 발생면적.
올챙이고랭이 발생률 및 발생면적.

유독 방제 어려운 올챙이고랭이·피
특히 일년생 및 다년생잡초에 해당하는 올챙이고랭이는 저항성 잡초 중에서도 유독 방제가 어려운 것으로 유명하다. 

올챙이고랭이의 경우 발생 초기 알방동사니와 구분이 어렵고, 개체를 뽑아보면 뿌리와 줄기가 만나는 지점에 까만 종자가 달렸다. 줄기는 직립하며 뿌리 근처에서 여러 본이 뭉쳐서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며, 지난 2000년 Sulfonylurea계 연용에 따른 저항성 출현했으며, 현재 전국으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피의 경우,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피는 중경이 표토 가까이 까지 신장한 다음 싹이 트기 때문에 생장점이 토양 표토층에 위치한 반면, 올챙이고랭이의 경우 보통 표토 1cm 이내에서 발생하지만 5cm 이상 깊은 곳에서도 중경이 신장해서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 중경이 표토 2~3cm까지만 생장하기 때문에 약제처리층이 얕게 형성되는 제초제의 경우에는 방제 효과가 떨어져 약제 선택에 있어 신중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농진청 관계자는 “저항성 잡초는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제초제 사용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단 이 과정에서 제초제를 체계 처리하여야 방제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면서 “써레질할 때 이상전 처리제를 1차로 살포하고 이앙 후 10~12일 또는 이앙 후 15일에 일년생 및 다년생잡초 방제를 2차로 살포하면 저항성 잡초를 효과적으로 방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