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전보다 1696원 하락
선제적 시장격리 요구 봇물
(한국농업신문=김흥중 기자) 올해 쌀값이 떨어질 것이라는 현장의 예상이 그대로 맞아떨어졌다. 2021년산 산지 쌀값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5일 산지 쌀값은 20㎏ 정곡 기준 5만5107원으로 나타났다. 열흘 전인 5일 가격 5만6803원보다 1696원(3%) 떨어졌다.
올해 2021년산 신곡 가격은 구곡(2020년산)보다 높은 가격으로 형성됐으나, 농업 현장에서 예상한 대로 하락 수순을 밟는 것으로 보인다.
수확기 현장에서는 줄곧 2021년산 산지 쌀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쏟아냈다. 올해 쌀 예상생산량이 수요랑을 초과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와서다. 통계청에서 지난 9월 조사한 2021년산 쌀 예상생산량은 383만톤으로, 신곡 예상수요량인 357~361만톤보다 약 22~26만톤 초과할 것으로 보인다.
산지의 벼 매입 동향도 심상치 않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 22일 발표한 ‘쌀 관측 11월호’에서는 정부매입량을 포함한 2021년산 벼 매입 실적이 19일 기준 55만6000톤으로, 계획량(243만8000톤) 대비 22.8% 수준이라고 전했다. 농경연 측은 산지유통업체의 구곡 재고 증가와 수확 지역 등 영향으로 2021년산 신곡 매입이 생산량 증가 수준 대비 부진한 것으로 판단했다.
농경연은 “일부 지역의 병충해 피해 수준에 따른 작황 변동 등과 통계청의 다음 달 실수확량, 정부의 격리 여부 등이 향후 2021년산 쌀값의 변동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4일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한국들녘경영체중앙연합회, 전국쌀생산자협회,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전국농민회총연맹의 5개 쌀 관련 생산자단체들은 올해 쌀 생산량이 수요량을 초과할 것으로 판단해 쌀값 하락 등을 막기 위해 빠른 시장격리를 요구했다. 쌀 생산자단체들은 “이미 농촌지역 일부 산지유통업체에서는 생산량이 증가할 것을 염두하고 농업인의 불안감을 자극하고 있고, 벼 수매가 또한 떨어지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농식품부는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며 한 발짝 뒤로 물러섰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11월 15일 통계청의 쌀 최종생산량과 수확기 산지 쌀값 등을 고려해 수급 상황을 재점검하고, 필요시 추가적인 수급안정조치를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