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견된 수확기 쌀값 하락…꿈쩍 않는 농식품부
예견된 수확기 쌀값 하락…꿈쩍 않는 농식품부
  • 김흥중 기자 funkim92@newsfarm.co.kr
  • 승인 2021.10.28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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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통계청 정곡 20㎏당 5만5107원 발표
열흘 전보다 1696원 하락
선제적 시장격리 요구 봇물

(한국농업신문=김흥중 기자) 올해 쌀값이 떨어질 것이라는 현장의 예상이 그대로 맞아떨어졌다. 2021년산 산지 쌀값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5일 산지 쌀값은 20㎏ 정곡 기준 5만5107원으로 나타났다. 열흘 전인 5일 가격 5만6803원보다 1696원(3%) 떨어졌다.

올해 2021년산 신곡 가격은 구곡(2020년산)보다 높은 가격으로 형성됐으나, 농업 현장에서 예상한 대로 하락 수순을 밟는 것으로 보인다. 

수확기 현장에서는 줄곧 2021년산 산지 쌀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쏟아냈다. 올해 쌀 예상생산량이 수요랑을 초과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와서다. 통계청에서 지난 9월 조사한 2021년산 쌀 예상생산량은 383만톤으로, 신곡 예상수요량인 357~361만톤보다 약 22~26만톤 초과할 것으로 보인다.

농민의길은 지난 26일 세종시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쌀값 하락 조장에 대한 정부 규탄 전국 농민대표자대회를 열었다. 이날 참가한 농민들은 '벼값 1kg 2000원 보장하라!'라는 구호를 외치면서 정부의 수확기 벼값 대책을 촉구했다.
농민의길은 지난 26일 세종시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쌀값 하락 조장에 대한 정부 규탄 전국 농민대표자대회를 열었다. 이날 참가한 농민들은 '벼값 1kg 2000원 보장하라!'라는 구호를 외치면서 정부의 수확기 벼값 대책을 촉구했다.

산지의 벼 매입 동향도 심상치 않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 22일 발표한 ‘쌀 관측 11월호’에서는 정부매입량을 포함한 2021년산 벼 매입 실적이 19일 기준 55만6000톤으로, 계획량(243만8000톤) 대비 22.8% 수준이라고 전했다. 농경연 측은 산지유통업체의 구곡 재고 증가와 수확 지역 등 영향으로 2021년산 신곡 매입이 생산량 증가 수준 대비 부진한 것으로 판단했다.

농경연은 “일부 지역의 병충해 피해 수준에 따른 작황 변동 등과 통계청의 다음 달 실수확량, 정부의 격리 여부 등이 향후 2021년산 쌀값의 변동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4일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한국들녘경영체중앙연합회, 전국쌀생산자협회,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전국농민회총연맹의 5개 쌀 관련 생산자단체들은 올해 쌀 생산량이 수요량을 초과할 것으로 판단해 쌀값 하락 등을 막기 위해 빠른 시장격리를 요구했다. 쌀 생산자단체들은 “이미 농촌지역 일부 산지유통업체에서는 생산량이 증가할 것을 염두하고 농업인의 불안감을 자극하고 있고, 벼 수매가 또한 떨어지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농식품부는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며 한 발짝 뒤로 물러섰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11월 15일 통계청의 쌀 최종생산량과 수확기 산지 쌀값 등을 고려해 수급 상황을 재점검하고, 필요시 추가적인 수급안정조치를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