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대응 식량안보 강화와 국산 쌀 수급안정 위한 가루쌀②] 커지는 글루텐프리 시장, 뜨고 있는 쌀가루
[FTA 대응 식량안보 강화와 국산 쌀 수급안정 위한 가루쌀②] 커지는 글루텐프리 시장, 뜨고 있는 쌀가루
  • 연승우 기자 dust8863@newsfarm.co.kr
  • 승인 2022.10.19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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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글루텐프리식품 시장 2015년도 32억9400만 달러 규모 성장
우리나라도 식습관 변화로 글루텐프리 관심 높아져
쌀가공업계 글루텐프리 식품 단체표준화 등 적극 나서

(한국농업신문= 연승우 기자) 쌀이 주식인 우리나라에서도 밀가루 소비가 매년 늘고 있다. 한국제분협회 자료에 따르면 1965년 연간 33만3000톤의 밀을 소비했다. 1인당 밀소비는 11.5kg에 불과했다. 그로부터 54년 후인 2019년 밀 소비는 연간 200만7000톤 1인당 34.2kg으로 7배 가까이 늘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양곡소비량조사에 따르면 2021년 가구 부문의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56.9kg이다. 쌀 다음으로 많이 먹는 곡물이자 식품이 밀이다. 밀 소비가 늘면서 부작용도 생겼다. 바로 밀가루 제품을 소화하지 못하거나 글루텐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들도 그만큼 늘었다.

밀소비 증가…식품 알레르기 비상

국제학술지 ’세계알레르기협회지‘에 공개된 조사 결과에서 18세 이하 소아청소년의 경우 영국이 가장 많은 식품 알레르기 환자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를 콜롬비아, 핀란드, 리투아니아, 폴란드, 미국, 스페인, 네덜란드, 캐나다, 프랑스, 호주, 일본 등 순이었다. 대체로 소득 수준이 높은 나라들이 상위권에 속했다. 한국은 세계 상위 23위 안에는 없었지만, 5세 이하 식품 알레르기 환자 비율 순위에서는 호주와 핀란드, 캐나다에 이어 8위를 차지했다. 장기적으로 알레르기 환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 결과다.

안강모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박사의 한국 소아 식품알레르기의 연구 현황과 과제를 보면 0~18세 1363명 소아에서 즉시형 식품알레르기의 원인 식품을 조사한 결과 흔한 원인 식품으로는 우유(28.1%), 난백(27.6%), 밀(7.9%), 호두(7.3%), 땅콩(5.3%), 메밀(1.9%), 새우(1.9%)로 조사됐다.

최근 연구결과를 종합하면 식품에 의한 아나필락시스가 적지 않은 소아에서 발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원인 식품은 영유아 및 학동전기에는 우유, 계란, 밀, 땅콩 등이 흔하고, 성장하면서 점차 호두, 아몬드 등의 견과류, 갑각류, 해산물, 과일 등이 아나필락시스의 흔한 원인 식품이 되고 있다.

점점 커지는 글루텐프리 시장

글루텐프리(Gluten-free) 식품이 인기다. 글루텐 프리 식품이란 만성 소화 장애가 있거나, 알러지 등 밀가루 속에 함유된 글루텐에 신체에 민감한 반응을 일으키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식품이다.

글루텐(Gluten)은 밀, 보리, 귀리 등에 들어 있는 글루테닌(Glutenin)과 글리아딘(Gliadin)이 결합해 만들어지는 성분으로 물에 용해되어 풀어지지 않는 성질을 가지고 있는 불용성 단백질의 일종이다.

농림축산식품부・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발행한 글루텐프리식품 해외시장조사에 따르면 글루텐프리식품에 대한 정의는 국가별로 다소 차이가 있으나, 일반적으로 제조과정에 있어서 밀의 전분입자와 유사한 글루텐프리 전분을 사용해 글루텐 성분함량을 일정 수준 이하로 낮춘 식품으로 셀리악병을 진단받았거나 글루텐에 민감한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식품을 말한다.

글루텐프리식품 해외시장조사를 보면 글루텐프리 시장이 커지고 있고 쌀가공식품 제조기술에 우위를 가진 우리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음식물알레르기 식품 시장은 락토즈프리, 글루텐프리 및 당뇨식단을 포함하고 있으며 2015년 기준 96억3790만 달러 규모이다.

2015년도 기준 음식물 알레르기(Food Intolerance) 카테고리의 판매량을 살펴본 결과, 락토즈프리제품의 판매가 약 65%로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었으며, 이어 글루텐프리가 34%, 당뇨제품이 1.5%를 차지하고 있어 글루텐프리 시장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세계 글루텐프리식품 시장은 2015년도 기준 32억9400만달러 규모 시장을 형성하고 있고 대륙별로는 서유럽지역이 15억6500만달러로 전체 글루텐프리시장의 47.5%를 차지하고 있으며 북미가 35.1% 순이다.

국가별로 글루텐프리제품의 판매액을 비교해본 결과 미국이 전체의 27%를 차지하며 가장 큰 시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어 영국 14.6%, 이탈리아 10%, 캐나다 8.1%, 독일 6.9% 순으로 나타났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사진 가운데) 지난 13일 군산시 소재 가루쌀 가공업체를 방문해 최근 쌀 시장 상황과 가루쌀 정책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사진 가운데) 지난 13일 군산시 소재 가루쌀 가공업체를 방문해 최근 쌀 시장 상황과 가루쌀 정책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내 글루텐프리 인증제 구축 시동

우리나라 쌀가공식품업계도 글루텐프리 식품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나섰다. 지난해 6월 (사)한국쌀가공식품협회(회장 김문수)는 ’글루텐 프리 식품 단체표준(단체표준)‘을 한국표준협회에 등록하고 글루텐프리 식품 인증의 토대를 마련했다.

올해 9월부터는 공식적으로 인증심사를 개시해 업체들의 인증 희망 신청을 받는 등 꾸준히 인증사업을 진척시켜오고 있다.

쌀가공협회는 대표적인 글루텐프리 식품인 쌀가공식품을 생산하는 1200여 개의 회원사 등 쌀가공식품 제조업체 중심으로 인증 활성화 및 수출 경쟁력 강화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협회는 지난 2016년 이래 해외에서 열리는 글루텐프리 박람회에 꾸준히 참가하며 시장조사를 통해 쌀가공식품이 글루텐 프리 대표되는 식품으로 해외 수출 시장가능성을 보고 국내 인증제도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글루텐 프리의 세계시장 규모는 2024년까지 70억 달러(한화 약 8조 원)로 예상되며 2025년까지 연간 9.5%의 성장률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글루텐을 함유한 밀을 주식으로 섭취하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글루텐 성분이 없는 ’글루텐프리(gluten Free)‘ 식품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으며, 또한 글루텐을 잘 소화시키지 못하는 글루텐 민감성(gluten sensitivity) 체질을 가진 소비자에게 건강식품으로서 글루텐 프리 식품 시장에서 쌀가공식품은 프리미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국내는 글루텐 프리 식품에 대한 명확한 기준 및 인증제도가 없어 세계 글루텐 프리 식품 시장 수요에 대응력이 부족한 실정이며, 국내 제조사가 해외 글루텐 프리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한 상황이다.

따라서, 협회는 글루텐 프리 식품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고 세계시장에서 국내 식품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글루텐 프리 식품 단체표준을 제정하여 인증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2020년에도 글로벌표준인증원과의 업무협약을 맺고 글루텐프리 단체 표준안을 개발하는 등 인증사업을 꾸준히 진척시키고 있다.

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글루텐 프리 인증을 받을 수 있게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내년에는 해외에서 국내 글루텐 프리 인증이 동등하게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북미, 유럽의 인증기관과 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6월 충남도농업기술원이 보령시 청소면에서 밀재배 후 쌀가루 품종인 가루미2 모내기를 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충남도농업기술원이 보령시 청소면에서 밀재배 후 쌀가루 품종인 가루미2 모내기를 하고 있다.

가루쌀, 글루텐프리 시장 선도

가루쌀은 물에 불리지 않고도 바로 제분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갖고 있어 빵, 국수 등의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비용과 노동력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 밀가루를 대체할 수 있는 쌀 가공식품 개발·생산을 가속화하고 관련 산업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글루텐프리 시장이 커지는 만큼 가루쌀로 만든 가공식품들의 수출기회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쌀 공급과잉으로 가격이 하락하고 있어 가루쌀이 수급 안정 역할을 할 전망이다. 가루쌀은 쉽게 부스러지는 특성상 밥을 할 수가 없기에 밥쌀용 쌀로 판매 자체가 불가능하다. 또한 늦은 이앙이 가능해 양파, 마늘, 밀, 보리 등의 후작으로 재배할 수 있다. 가루쌀-밀을 재배하면 내년부터 전략작물직불 1㏊당 25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어 농가들의 관심이 크다.

정부의 의도대로 가루쌀 재배가 활성화되고 소비자 시장에서 인정을 받는다면 밀가루 10%를 대체할 가능성이 크다. 이를 바탕으로 쌀가루를 소재산업화한다면 글루텐프리 시장에서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임병희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쌀 소비가 줄고 있는 시점에서 가루쌀로 밀가루를 대체하고, 쌀 생산과잉을 줄인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며 “농가들도 가루쌀 재배에 관심이 많은 만큼 정부의 지원이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인 대책으로 나와야 가루쌀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FTA 교육홍보사업의 제작지원으로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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