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의무자조금②] 가격 하락·소비 감소…‘자조금’에서 해법 찾는다
[기획-의무자조금②] 가격 하락·소비 감소…‘자조금’에서 해법 찾는다
  • 이은혜 기자 grace-227@newsfarm.co.kr
  • 승인 2020.04.16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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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인식 개선·이미지 홍보로 농가소득 이바지
가격 변수 많은 ‘쌀’에 도입 촉구

(한국농업신문= 이은혜 기자)자조금은 현재 많은 품목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그 성과에 대한 평가는 조금씩 갈린다. 어떤 제도든 단시간에 효과를 보기는 쉽지 않다 보니 품목마다 일부 문제는 있지만, 자조금이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는 평가다. 그중 축산자조금(한우·한돈·우유)은 운영이 잘 되고, 효과도 톡톡히 보는 성공 사례로 꼽힌다. 각 자조금의 효과를 통해 ‘쌀 의무자조금’의 방향성을 짚어봤다.

한우자조금이 지난해 12월 강원도 홍천의 한 스키장에서 ‘우리 한우가 드리는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대축제’를 개최하고 한우를 활용한 다채로운 이벤트를 진행했다.
한우자조금이 지난해 12월 강원도 홍천의 한 스키장에서 ‘우리 한우가 드리는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대축제’를 개최하고 한우를 활용한 다채로운 이벤트를 진행했다.

소비자 인식 크게 달라져…이미지 개선 도움
운동, 건강, 다이어트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가장 먼저 찬밥 신세가 된 건 바로 ‘쌀’이었다. ‘쌀 먹으면 살 찐다’는 근거 없는 소문이 사람들 사이에서 퍼지면서 쌀 소비에도 영향을 끼쳤을 뿐만 아니라 쌀에 대한 인식 자체를 바꿔놓고 있다.

한우, 한돈, 우유 등은 축산자조금을 조성하고 사업을 진행한 결과 각 품목의 인식이 점점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다.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위원장 민경천)의 ‘2018년 한우자조금 성과 분석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자조금 사업은 한우에 대한 소비자 인식 개선 및 선호도 향상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평가 결과 한우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소비자가 81.9%로 2017년 77.4%보다 증가했으며, 한우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 또한 100점 만점에 75.2점으로 전년 대비 5점 상승했다.

또 한우 농가들을 대상으로 사업 필요성에 대해 조사한 결과 농가들은 ‘한우자조금사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한우자조금사업 필요도’에 대한 평가 점수가 지난해 91.6점 보다 소폭 오른 91.8점으로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한우자조금사업이 필요한 이유로는 ‘한우 홍보를 통한 소비촉진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란 응답이 64%로 가장 많았다. 또한 수급과 가격 안정·농가 이익 등을 위해 사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농가도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위원장 하태식)의 ‘2018년 한돈자조금사업 성과 분석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농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자조금사업 필요도는 93.2점으로 전년 대비 상승했음을 알 수 있었다. 필요한 이유로는 ‘자조금사업은 소비자에게 한돈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또 한돈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필요하다는 응답도 존재했다.

이처럼 농가들은 품목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이미지를 개선하는데는 자조금 사업이 일조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쌀 농가들 사이에서도 같은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전남의 한 농가는 “한우나 한돈은 이제 우리 것, 우리 브랜드라는 생각이 구축되어 가는데 쌀은 아직까지 지역 브랜드 중심이 많고 종류도 너무 다양해서 오히려 사람들의 인식을 하나로 모으는데 한계가 있는 것 같다. 자조금이 주축이 돼 그런 부분을 해결해 줘야한다”고 말했다.

경제적 성과 매년 증가 추세…다만 코로나19 영향 있어
한편 자조금으로 인한 경제적 성과가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면서 실제로 가격 안정과 농가 수익에 도움이 된다는 결과가 나왔다.

한우자조금의 ‘2018년 한우자조금 성과 분석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한우자조금사업의 경제적 성과는 자조금 1원 당 한우 농가 수입 증가액이 단기(1개월) 4.5원, 장기(4개월) 39.5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원과 8.8원 증가했다. 농가거출금으로만 계산해 보면 자조금 1원당 한우 농가 수입 증가액이 단기적으로 7.1원, 장기적으로는 79.1원으로 2017년보다 7.1원, 61.4원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2018년 한돈 자조금 사업의 자조금 1원 지출의 경제적 효과는, 단기적(1달) 효과는 3.2원, 장기적(3달) 효과는 9.9원으로 계측됐다.

또 1달간의 자조금 사업 지출액이 1% 늘어날 경우, 한돈 산지 가격은 0.0093%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개월 동안의 누적적 한계효과는 더 큰데, 자조금 사업 지출액이 1% 증가할 경우 한돈 산지 가격이 0.0285%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위원장 이승호)의 ‘2019년 우유자조금사업 성과 분석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자조금 1원당 경제효과(1~8월 기준)는 단기(1개월) 기준 1원당 3.0원, 장기(1년) 기준 자조금 1원당 7.1원으로 나타났다. 다만 2018년과 비교했을 때는 낮은 수치인데, 우유를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음료 시장의 확대에 따라 경쟁이 나날이 치열해지고 있고 코로나19로 인한 우유 급식 중단 등 우유 소비가 장기간 정체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쌀전업농 관계자는 “수급 불안정과 가격 변동이라는 변수에 늘 시달리는 쌀에도 자조금이 도입된다면 이런 불안함은 어느 정도 충분히 해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속적인 광고 홍보 수단 필요
이처럼 자조금사업은 대내외적인 성과를 거두며 성공 가도를 걷고 있다는 평가다. 농가 소득 증대와 홍보, 소비자 인식 개선 및 선호도 상승 등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한돈자조금 성과 분석 연구 보고서’에서 한돈자조금사업의 산업 발전 기여도 점수는 74.7점으로 전년 대비 소폭 상승했다. 소비 홍보사업을 잘했으며, 한돈에 대한 긍정 이미지를 확산시켰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응답이 있었다. 

우유자조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홍보사업에 대한 인지도는 높지 않았으나 광고의 전달, 신뢰, 공감, 인식, 의향 등은 대부분 3점 이상으로 형성되고 있어 나름 자조금 사업의 광고 홍보가 소비자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고 평가됐다.

쌀 재배 농가 역시 새로운 홍보 방법과 지속적인 소비 촉진이 필요한만큼 자조금이 있어야만 효율적인 예산을 확보하고 체계적인 사업 전략을 세울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