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양날의 검 태양광발전 ② 현장을 가다] 우려와 기대 동시에 품는 영농형태양광
[기획-양날의 검 태양광발전 ② 현장을 가다] 우려와 기대 동시에 품는 영농형태양광
  • 이은혜 기자 grace-227@newsfarm.co.kr
  • 승인 2020.07.22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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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완 전남 보성농협 조합장
“농가소득 증대 방안으로 제격”
농지 보존·유지 효과…농촌 지킬 수 있다
현장과의 소통 부족은 아쉬운 점

(한국농업신문= 이은혜 기자)영농형 태양광이란 농지에서 영농과 태양광발전을 함께 하는 것으로 최근 농지 및 환경 보전과 더불어 농외소득을 올리는 방안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독일에서 최초개념이 도입됐으며, 한국에서는 2016년 충북 오창에서 시작해 2018년말 현재 11개에서 벼, 배추, 감자, 마늘 등 다수 농작물에 대한 생산량 추이, 질병 등에 대한 실증연구가 진행중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마구잡이 개발로 절대농지가 부족해질 수 있고, 일조량이 평균보다 낮아지면 쌀 품질 저하는 불 보듯 뻔한 일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또한 사업 구조와 현실간의 괴리, 재생에너지사업을 주관하는 산업자원통상부와 농업의 주체인 농림축산식품부 간의 소통 부족도 개선해야 할 점으로 꼽힌다. 
이에 실제 추진 효과와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보성군 보성읍 옥암리에서 진행중인 영농형 태양광 현장에 직접 다녀왔다.

문병완 보성농협 조합장이 영농형 태양광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문병완 보성농협 조합장이 영농형 태양광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농사 얼마나 짓고 계시는지.
1만평 정도 수도작이랑 친환경으로 녹차도 조금 하고 있다. 나도 쌀전업농 회원이다. (웃음) 

-영농형 태양광 언제부터 시작했는지.
시설 해놓은 상태로 지난해 6월 13일에 모내기했으니까, 1년 정도 됐다. 부지는 900평 조금 안되고, 설치 면적은 650평 정도에 99kW 설비시설을 갖췄다.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농민을 위한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도시의 기업인, 자본가들이 부지 확보를 위해 농지를 구입하니까 농지나 임야가 계속적으로 훼손돼 왔다. 여러 환경 문제로 지역민들의 반발 또한 심했다. 농경지가 도시민들한테 넘어가니까 농촌은 계속해서 황폐화할 수 밖에 없는 구조고. 농경지도 보전하고 소득을 올릴 수 있는 것이 과연 가능한 것인지 농민인 내가 직접 해보면 장단점이 나오겠다 싶어서 도전하게 됐다.

-직접 해보니 어떤지.
현장과의 접목이 조금 아쉬운 것 빼고는 정부가 시스템을 잘 만들어 놓았다고 생각한다. 현재 월 소득이 100만원, 연간 1200만원 정도 나온다. 농업인에 한해서는 저리(1.7%)로 80%까지 대출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몰라서 못하는 것이지, 확실히 소득은 계획했던 대로 잘 나오고 있다. 지난해 쌀 생산량 또한 예상한 대로(평소보다 20% 감소)였다. 전라남도농업기술원에서도 시설에서의 벼 재배기술 효과를 검증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데, 경제성 결과가 좋을 것으로 기대된다. 

-가장 큰 장점을 꼽아본다면.
최근 국가 식량안보의 중요성이 더해지고 있는데, 농민들은 그 의무를 이행하는 사람들이다. 의무를 이행하면서도 농민들에게는 안정된 소득이 필요하다. 30년간 이 지역에서 농민의 70%가 농촌을 떠났다. 소득 보장이 안되기 때문이다. 농촌을 유지하려면 스스로 돈을 벌어 의욕이 생기고 정착이 되는건데, 지금까지의 정책들은 이 부분을 충족시켜주지 못했다.
농지에서 농산물만 재배하면 지금 구조하에서는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 농지의 기능을 다 하면서도 농가소득을 올릴 수 있는 길은 현재 이것뿐이다. 

-애로사항이 있다면.
주변 농가에서도 반응이 좋아 마을 협동조합을 설립했는데 현재는 규제에 묶여서 못 하고 있다. 그 지역에 연계된 선로가 없고, 지자체 조례 개정 등 해결해야 할 상황이 많다. 
농지 내에 농업시설은 일시전용을 해주는데, 시설은 발전소로 보고 안 해준다. 농지로서의 기능을 충분히 이행하고 있는데 농업시설로 보지 않고 발전소로 봐버리니까 모든 규제에서 제약을 받아 답답하다. 
지자체 관계자에게 농가들이 원래 약속대로 이행을 안해서 입장이 곤란하다는 말을 듣긴 했는데, 그런 농가에겐 페널티를 주거나 벌금을 부과하는 등 규정이 필요하다. 어쨌든 하고 싶어하는 농업인들에겐 길을 열어줄 수 있는 방안이 있어야한다. 정부 부처간의 소통 부족 또한 개선돼야 할 점이다.

-전기의 품질이 좋지 않다는 말도 있었는데.
국가 시책에 의해 규정대로 매입 절차를 진행한다. 아직까지 품질이 안 좋아서 매입이 진행되지 않은 적은 없었다. 전기가 효율이 떨어진다는 말은 요즘 시대엔 안 맞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태양광의 지엽적인 문제 때문에 정책 전체가 잘못됐다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일부 사람들 때문에 정책이 흔들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농촌형과는 다르게 영농형 태양광은 분명히 농민 소득에 도움이 되고 나아가 쌀 농가를 유지시키는 시설이다. 진정으로 농민을 위하고 농촌을 보전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과 실천이 함께 필요하다.

전남 보성군 보성읍 옥암리에 설치돼 있는 영농형 태양광 모습.
전남 보성군 보성읍 옥암리에 설치돼 있는 영농형 태양광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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