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산업 현장을 가다] 안창근 (사)한국쌀전업농충주시연합회장 “회원간 단합과 지자체 협력이 쌀전업농 자부심”
[쌀산업 현장을 가다] 안창근 (사)한국쌀전업농충주시연합회장 “회원간 단합과 지자체 협력이 쌀전업농 자부심”
  • 이은혜 기자 grace-227@newsfarm.co.kr
  • 승인 2021.06.11 13: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해보다도 작황 안 좋아…추석 전 햅쌀 수확 걱정
쌀 의무자조금 조성돼야 다양한 사업 가능

(한국농업신문=이은혜 기자)회원들간의 단합과 지자체와의 시너지 효과에 힘입어 충주시 쌀전업농으로서의 자부심을 느낀다는 안창근 (사)한국쌀전업농충주시연합회장을 만났다. 

안창근 회장.
안창근 회장.

안 회장은 첫 인사로 올해 작황을 묻는 질문에 상태가 좋지 않다며 추석 전 수확을 걱정했다. 그는 “지난 4월 21일 첫 모내기를 했다. 조생종 햅쌀인데 솔직히 수확을 할 수 있을지도 장담 못하는 상태”라며 “지금 심은 거나 4월에 심은 거나 키가 똑같다. 20일 후에(지난 4일 인터뷰 기준) 이삭거름 줘야 되는 데 줄 수가 없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쌀 작황에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는 이유는 무엇보다 날씨 탓이 크다고 말했다. 이례적인 저온현상에다 모내기 시즌 잦은 비로 생육에 지장을 받았을 거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는 “모내기는 전국에서도 제일 빨리한 수준인데 저녁에 기온이 많이 내려가서 상태가 안 좋고, 아마 지난해보다도 작황이 좋지 않을 것 같다”고 예측했다.

앞으로 현장에서 계속되는 이상기후에 대비하는 방법을 묻는 질문에 안창근 회장은 “적절한 품종 선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처럼 일교차가 많이 나는 때엔 작물이 스트레스 받아서 클 수가 없다. 별다른 방도가 없는 셈”이라며 “도복도 적어야 하겠지만 병충해 강한 품종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안 회장은 약제를 많이 쓰면 그만큼 수확량도 잘 나오지 않고 약제값도 비쌀뿐더러 거기에 따른 노동력까지 증가하니 약제만으로는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벼 가격에 비해 농민이 정작 손에 쥐는 돈은 달라지지 않았다며 어려움을 강조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지 못한 점은 안창근 회장에게도 아쉬움으로 남았지만, 쌀전업농 교육이나 워크샵 등은 인원수를 줄여서 실시했다. 안 회장은 “충주시 쌀전업농이 정회원만 720명 정도인데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지난해 100명 이하로 행사를 진행했다. 그래도 잘 마무리했다는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워크샵을 통해 충주시에서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신품종 새일품의 소개를 다룬 교육이 진행됐고, 정지웅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박사의 설명으로 ▲고품질 쌀의 기준에 대한 소개 ▲쌀 품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일품과 유사한 신품종 새일품 등 회원들의 큰 관심을 모았다.
또한, 지난해 쌀전업농충주시연합회는 코로나19 발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들을 위해 자발적으로 모은 1000만원을 충주시에 기부해 손길을 보태기도 했다. 

안창근 회장은 “요즘 인력 수급 어려움으로 농촌에서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많은 분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길 바란다는 마음으로 뜻을 모았다”며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식될 수 있도록 다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처럼 충주시연합회 단합이 잘 되는 이유로 안창근 회장은 회원들의 관심과 자발적인 노력을 꼽았다. 안 회장은 “물론 수익성도 좋은 이유가 있지만, 품종도 계속 개발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고 지자체와의 협력도 회원들이 직접 나서고 있다”며 “충주시에서도 수도작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소득과 관련해 여러 가지 사업을 지원해주니 시너지 효과가 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안창근 회장은 쌀 의무자조금 조성에 대해 그 필요성을 강조했다.그는 “개인적으로 내기는 사실 어려울 수 있는데, 수매하는 과정에서 기준을 잡아 내는 방법은 괜찮을 것 같다”며 “농산물 품목에 대해 기금이 없으면 안 된다. 어떤 사업이든 홍보든 기금이 없으면 쉽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계속되고 있는 노동력 부재는 역시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안 회장은 “여기는 외국인도 거의 없고 있다고 하더라도 최소 13만원씩은 줘야 한다”며 “현재 농촌 현장에서의 외국인 근로자 문제는 정말로 심각한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쌀값이 올라도 농민들에게 돌아오는 소득은 변한 게 없다며 벼값을 제대로 쳐줄 것을 당부했다. 안 회장은 “쌀값이 올랐어도 의무물량 다시 풀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하루아침에 쌀값은 다시 내려갈 것”이라며 “쌀 소비량도 계속 감소하는 상황에서 소비 촉진과 더불어 농민에게도 정당한 소득이 돌아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