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업신문= 김흥중 기자) 연일 떨어지는 쌀값에 쌀 생산 농가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본격적으로 이른 추석에 맞춰 전국 곳곳에서는 햅쌀 수확에 나서고 있지만, 농가들의 표정이 밝지 않다.
통계청의 산지 쌀값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산지 쌀값은 20㎏ 정곡 기준 4만3918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2021년산 수확기(10~12월) 평균 가격인 5만3535원과 견줬을 땐 1만203원(18%)이나 빠지는 수준으로, 지난 3월 5만원대가 무너진 이후 매 순기마다 높은 하락율을 보이며 곤두박질치고 있다.
앞서 쌀값 안정 등 쌀 시장 정상화를 위해 정부는 지난 2월과 5월, 7월에 각각 14만4000톤, 12만6000톤, 10만톤 등 총 37만톤의 2021년산 벼를 시장격리했다. 그러나 세 차례의 시장격리에도 올해 들어 내려가는 쌀값은 단 한 차례도 반등하지 못하고 연일 하락세를 유지했다.
올해 윤석열 정부의 첫 국정감사를 앞두고 발간된 국회입법조사처의 ‘2022년 국정감사 이슈 분석’ 보고서에서는 “쌀 소비량이 꾸준히 감소하는 가운데 2021년 쌀 생산량은 6년 만에 전년에 비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정부로서는 쌀 수급을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상황이 이러자 수확기를 앞둔 농민들의 걱정이 날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정연정 한국쌀전업농경남도연합회장은 “쌀값 빼곤 모든 게 다 올랐다. 인건비부터 유류비, 농자재비, 비료 가격 등 생산비가 천정부지로 솟아 농가는 농사지어도 남는 게 없다”면서 “이 시간에도 쌀값 하락이 계속되고 있어, 앞으로 이 여파가 수확기 신곡 가격뿐 아니라 농가 경제까지 무너뜨릴까 걱정이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현장에서는 수확기를 두 달여 남짓 남겨둔 상황에서 정부의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현재 농협·민간 미곡종합처리장(RPC)에 쌓인 구곡 재고를 털어내는 게 급선무이자 수확기 전 추가 격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임병희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현재 RPC 등 산지유통업체는 창고에 구곡 재고가 많아 수확기 신곡을 사들일 여력이 없다”면서 “2022년산 신곡 수확기 전 쌀 시장 안정을 위해 2021년산 구곡에 대한 추가 격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