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가루쌀 재배, 육묘부터 매뉴얼 준수
성공적인 가루쌀 재배, 육묘부터 매뉴얼 준수
  • 김흥중 기자 funkim92@newsfarm.co.kr
  • 승인 2023.05.10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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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가루쌀 상자당 180g 파종 
10a당 모판 25~30개 확보
생육일수 적어 80주 이상 심어야
이앙적기 6월 말부터 7월 초
전북도 김제시 진봉면 일원 가루쌀 재배지

(한국농업신문=김흥중 기자) 빻으면 바로 가루가 되는 가루쌀(품종명 바로미2)은 일반 벼와 다른 품종 특성 탓에 재배 과정에서 농가가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이에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은 농가들의 성공적인 가루쌀 재배를 돕기 위해 올해 ‘가루쌀 바로미2 안전재배기술’ 자료집을 발간했다. 이앙 적기 준수, 육묘상자 확보, 수확 즉시 건조 등 매뉴얼 대로 재배한다면 일반 벼처럼 충분히 수월하게 고품질 가루쌀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육묘상자 25~30개 확보 중요해요"

가루쌀 재배에서 충분한 수량을 올리려면 10a(300평)당 육묘상자 25~30개를 확보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상자당 파종량은 180g(8500립)이 적당하다. 자동파종기를 조절해 적량을 파종해야 한다. 또한, 가루쌀은 일반 벼보다 생육기간이 짧기 때문에 수량 확보를 위해서는 재식밀도를 최대한 빽빽이 설정해 이앙하는 게 좋다. 농진청은 평당 80주를 권장한다. 

한편, 가루쌀 재배를 앞둔 농가들은 육묘상자를 권장량만큼 확보하지 못하더라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가루쌀이 올해 처음 재배되는 현장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해 도별로 예비육묘장을 별도로 운영해 여분의 모판을 공급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양서영 식량과학원 작물재배생리과 연구사는 “식량과학원에서는 단지내 불량모판 대체용 및 예비육묘용을 포함해 공급할 계획”이라며 “모판 확보에 실패한 농가에서는 반드시 농진청으로 문의(☏063-238-5266)를 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온기 육묘 관리 주의

가루쌀은 한창 더울 때인 6월 중순 이후부터 육묘에 들어간다. 일반 벼와 달리 고온기에 육묘가 이뤄지므로, 농가에서 특별히 더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있다. 농진청에서는 온탕소독보다는 약제소독을, 선반육묘가 아닌 바닥육묘를 진행할 것을 권장한다. 선반육묘를 하면 아랫단으로 수분이 흘러 매트 형성이 어렵고, 웃자랄 수 있어서다. 노지에서의 바닥육묘가 가장 바람직하나 부득이 하우스 내에서 육묘를 할 경우에는 통풍 관리에 힘써야 한다.

특히 가루쌀 육묘 과정에서 매트 형성을 촉진하기 위해선 물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반육묘보다 관수 횟수를 줄여 하루에 1~2회만 관수하는 것을 권장한다. 지상부가 마르지 않을 정도로 물을 주면 매트 형성에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이앙 시기 최대한 늦춰야

가루쌀은 최대한 늦게 심어야 수량성이 높아지고, 수발아도 최소화할 수 있다. 가루쌀 품종인 바로미2는 수분흡수 속도가 빨라 수발아에 취약하다. 이에 강우량이 적은 시기에 벼가 여물도록 작기를 조정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특히 고온다습한 환경을 피해 출수가 이뤄져야 하고, 이를 위해선 이앙 시기를 최대한 늦추는 게 바람직하다. 이앙 시기를 늦추는 것은 밀·보리 등 동계작물 수확 시기와 겹치지 않아 이모작에도 유리하다.

가루쌀 이앙 적기는 6월 말에서 7월 초다. 이 시기에 이앙하면 8월 중하순에 출수돼 고온다습한 환경을 피할 수 있고, 등숙이 최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환경도 갖춰지기 때문이다.

양서영 연구사는 “한 지역 내에서도 이앙 적기가 다를 수 있으므로, 가루쌀 재배 매뉴얼의 지역별 이앙적기를 참고해주시길 바란다”며 “늦은 이앙이 생소할 수 있지만 이 시기에 이앙한다면 수확까지 큰 문제 없이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재배 시 일반 밥쌀용 벼의 농약안전사용 기준을 준수하면 문제없이 수확할 수 있으며, 가루쌀은 도열병에 강한 내병성 품종으로 농약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

수확 후엔 바로 건조해야

가루쌀은 수확 후 곧바로 건조 작업을 거쳐야 한다. 일반 벼처럼 수확한 종자를 건조하지 않고 톤백 포대에 그대로 두면 수발아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수확 즉시 수분함량을 14% 수준으로 건조해 선선한 곳에 보관해야 한다.

가루쌀 26년까지 4만2000㏊로 확대

가루쌀은 밥쌀과 달리 제분과정을 거쳐 식품 원료로 사용된다. 균일한 품질과 대량 유통이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공동영농을 할 수 있는 단지화가 필요하다. 또한, 농식품부는 생산단계에서 잔류농약검사를 통해 안전성을 확인할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올해 38개 단지 2000㏊의 가루쌀 재배면적을 2026년까지 4만2000㏊로 확대를 추진하며 내년에는 1만㏊의 가루쌀 생산단지 조성을 위해 신청자를 모집하니, 관심 있는 농업인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밝혔다.

특히 “생산단지에 참여하는 농업인에게는 직불금을 지원하고 생산량 전량을 정부가 매입하므로 지역농협은 조합원의 밥쌀용 벼 생산을 가루쌀로 전환하면 수매 비용을 줄이는 등 여러 효과를 얻을 수 있으니 적극 참여하기 바란다”고 전했다.

농림축산식품부·한국농업신문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