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밥상을 위한 볍씨의 변신 : 토종볍씨, 5천년 한민족의 밥맛④] 건강 생각하는 식문화 트렌드 맞게 기능성 더한 벼 품종
[건강밥상을 위한 볍씨의 변신 : 토종볍씨, 5천년 한민족의 밥맛④] 건강 생각하는 식문화 트렌드 맞게 기능성 더한 벼 품종
  • 최정민 기자 cjm@newsfarm.co.kr
  • 승인 2021.09.03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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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미에 현미 등 섞어 먹는 소비자 늘어
우수 종자 보급‧특수미 판로 확보 등 해결돼야

(한국농업신문=최정민 기자)과거와 달리 최근 식품 구매 시 소비자들이 중요하게 꼽는 것이 바로 건강, 기능성, 고품질 등이다. 이런 변화의 중심에 최근 쌀이 있어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바로 기능성을 강조한 특수미 소비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본지에서는 ‘건강밥상을 위한 볍씨의 변신 : 토종볍씨, 5천년 한민족의 밥맛’를 통해 최근 기능성과 다양성을 갖추고 많은 소비자에게 관심을 받는 특수미를 알아보고, 수도작 농가가 재배 시 알아두면 좋을 정보를 전달하고 자 한다.

기능성 갖춘 쌀 소비 늘어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2019년 전국 3725명을 대상으로 ‘가정에서 주로 먹는 밥의 종류’를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41.1%는 흰밥을 주로 먹었으며, 다음으로 잡곡밥(27.4%)이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또 ‘백미밥+현미밥’이 27%를 차지했다. 이러한 조사를 살펴보면, 각 가정에서는 흰밥보다 흰밥에 잡곡이나 현미를 넣는 비중(54.4%)이 더 높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으며, 소비자들이 일반적인 흰쌀밥보다 현미·잡곡을 넣은 밥을 찾고 있는 가운데 ‘기능성 쌀’에 대한 관심도 점차 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수미 무엇이 있을까
국내 특수미 재배 환경 확대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은 매년 특수미 종자를 농가에 보급하고 있다. 재단에서 보급하는 특수미는 일반 벼와 달리 다양한 기능을 가지는 벼로, 색깔이 다양한 유색미, 구수한 누룽지 향이 풍기는 향미 등이 있다. 

적진주찰, 흑설 등이 섞인 기능성 쌀.

유색미는 항산화 기능이 있는 안토시아닌 성분으로 인해 현미 껍질에 색깔이 나타나는 쌀로 검정색, 붉은색, 녹색을 띄는 품종으로, 유색미를 섞어 밥을 지으면 다채로운 색깔의 밥을 먹는 재미를 느낄 수 있고, 가공용도로 사용할 수 있어 각 품종별 색깔을 활용한 제품에도 사용이 가능하다.
검정색을 띄면서 찰벼인 품종으로는 쓰러짐에 강한 ‘신농흑찰’, 재배기간이 짧은 ‘조생흑찰’이 있으며, 항산화물질 함량이 높은 붉은색 찰벼는 ‘적진주찰’이 있다. 또 흑자색 찰벼인 ‘보석흑찰’은 쓰러짐과 저온에 강하며, 수확 전 이삭상태에서 발아하는 성질인 수발아 피해가 적은 품종이다. 녹색 찰벼인 ‘녹찰계통’은 흰잎마름병 등 병에 견디는 성질이 있다. 

혈압 낮추고 항암효과 높이는 ‘기능성쌀’
기능성 쌀로 소비자의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는 적진주찰은 강한 항산화 작용으로 혈압을 낮추고, 폐암·유방암 등의 항암효과가 있는 폴리페놀 함량이 높다. 
더불어 페놀릭산, 플라보노이드 함량이 높아 항산화 효과가 있으며 고혈압과 당뇨, 비만을 개선하는 데 좋고, 뇌졸중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민간육성 품종으로 갈색가바쌀로 불리는 노른자찰벼도 기능성 쌀 중 하나인데, 기능성 찹쌀로 많이 유통되고 있다. 노른자찰벼는 야생벼에서 선발돼 내병성, 저온 발아성이 우수해 재배하는 데에도 이점이 있으며, 가바 함량이 일반 현미와 흑미보다 8배가량 높게 함유돼 있다. 이에 고혈압·당뇨 개선과 피부병과 진통 해열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흑설은 검정 연질쌀로도 불리며, 주로 꽃이나 과실 등에 있는 색소인 안토시아닌 함량이 높다. 흑설은 항산화 물질 가운데에서도 탁월한 효과가 있는 안토시아닌이 많이 함유돼 있어 항산화 작용과 항암효과가 있으며, 혈관 확장과 피부 질환에도 도움을 준다.

이 밖에도 혈압 강하와 해독 작용에 도움을 주는 기능성 쌀 품종인 홍진주가 있다. 

향미도 많은 소비자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볍씨 상태일 때부터 밥을 지을 때까지 구수한 누룽지 향이 나는 향미 품종으로는 ‘향철아’, ‘설향찰’, ‘아랑향찰’, ‘흑향찰1호’가 있다. 

해당 품종들은 가공 및 혼반용 등으로 사용되며, 누룽지 향을 풍기기 때문에 밥맛을 돌게하는 식미증진용으로도 사용된다. 
‘향철아’는 철과 아연 함량이 높은 건강기능성 품종이고, ‘설향찰’과 ‘아랑향찰’은 향이 나면서 찰기를 나타내는 품종이다. ‘흑향찰1호’는 흑색이면서 향기도 나는 찰벼의 특성을 모두 가진 품종이다.

한강찰벼는 일반적인 찰벼로서 현미가 부드러워 밥맛이 우수하며, 구수한 향이 나는 쌀로 알려져 주로 식혜나 떡, 누룽지, 전통한과 등에도 많이 사용된다.
또한, 아랑향찰은 구수한 향기가 나는 쌀로서 한강찰벼와 마찬가지로 식혜, 누룽지, 떡 등에 사용되며, 밥에 넣어 먹어도 그 향이 유지된다.

청풍흑향찰은 같은 흑미인 흑선찰에 비해 항산화 물질인 안토시아닌과 폴리페놀, 플라보노이드 함량도 27~60%가량 더 높다. 혼반용이나 가공용으로 주로 쓰이며, 밥을 지었을 때 구수한 누룽지 향이 나는 게 특징이다.

품종 다양, 재배 시 고려해야 할 점 많아
특수미는 기능에 따라 품종이 다양해 재배 시 농가에서 고려해야 할 점이 많다는 것이 농업관계자의 말이다.

우선, 가공용으로 사용되며, 영남지역에서 많이 재배되고 있는 녹찰계통의 경우 흰잎마름병, 줄무늬잎마름병에 대한 저항성을 지니고 있지만, 출수기가 늦으므로 6월 10일 이내에 모내기를 완료해야 하며, 질소질 비료 과용에 따른 출수 지연 및 등숙 저하 등이 우려되므로 적정 균형 시비를 해야 한다. 녹색미를 수확하기 위해서는 출수 후 40일 이내에 수확해야 하며 이후에는 녹색미의 출현이 급격히 감소하므로 적기에 수확해야 하고, 멸구류에 저항성이 없으므로 적기 기본방제를 해야 한다.

유색미 보석흑찰, 신농흑찰, 조생흑찰 적진주찰 등이 가공용과 혼반용으로 많이 소비되고 있다. 우선 보석흑찰은 질소비료를 과용하면 미질저하, 등숙 저하, 숙색 불량 및 병해충 발생이 우려되므로 적정량의 균형 시비가 중요하고, 도열병, 흰잎마름병, 줄무늬잎마름병과 멸구류에 저항성이 없으므로 적기에 방제해야 한다.

신농흑찰은 질소비료를 과용하면 도복에 따른 미질 저하가 우려되므로 적정 균형시비 해야 하고, 흰잎마름병, 바이러스병 및 기타 병해충에 약하므로 적기방제를 실시해야 한다. 또 저온발아성이 낮으므로 최아를 시킨 후 파종을 요하고, 저온에도 약한 편이므로 재배 적지와 이앙시기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흑자색을 띄는 조생흑찰은 질소비료 과다 시 미질저하 및 병충해 발생이 우려되므로 적정 균형시비 하고, 병해충에는 약하므로 적기에 기본방제를 실시해야 한다. 또 안토시아닌 색소의 고 발현을 위해서는 고온 등숙기를 피하여 재배시기를 조정하고, 약간 밀식하는 편이 수량 확보에 유리하다.

혼반용 및 황산화물질 고함유돼 기능성 밥쌀용으로 많이 소비되며, 중부평야지에서 주로 배재되고 있는 적진주찰은 질소질 비료 과용시 도복이 우려되므로 적정 균형시비를 해야 하고, 병해충에 약하므로 적기 기본방제를 해야 하며 목도열병 및 바이러스병 발병 상습지 재배는 피하는 것이 좋다. 뿐만아니라 수확기 가을 장마시 수발아가 우려되므로 적기 수확을 해야하며, 도열병, 흰잎마름병, 바이러스병 등 병해충 저항성 및 내냉성이 약하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다.

최근 소비자에게 많은 관심을 받는 향미 역시 재배 시 품종의 특성에 따라 재배 시 고려해야 할 것이 많다.

대표적인 향미로는 설향찰, 아랑향찰, 향철아 등이 있다. 설향찰의 경우 도복에 강한 편이 아니므로 적정 균형 시비를 해야 하고, 냉수 용출답 재배 시에는 출수지연 등의 냉해를 입을 우려가 있다. 성숙후기 잦은 강우시, 수발아의 우려가 있으므로 적기 수확하는 것이 중요하다. 남부평야지, 중북부 내륙지 등에서 주로 재배되는 아랑향찰은 질소질비료 과다시 출수지연, 병해충 발생 및 도복이 우려되므로 적정균형 시비 하고, 흰잎마름병 및 충해에는 약하므로 적기에 기본방제를 실시해야 한다. 

실제 특수미를 전문으로 재배하는 전북의 한 농가는 “지금까지 쌀하면 떠오르는 것이 흰쌀밥에 가족이 함께 둘러앉아 먹는 풍경이었다”면서 “이제는 세대가 변하고 소비를 주도하는 이들의 식문화도 변화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기능성과 다양성을 고루 갖춘 특수미가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매년 줄어가는 쌀 소비 문제를 해결하고 농가에서 안정적으로 농가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이런 분위기를 잘 잡아 소비 시장을 확고하게 다져야 한다”면서 “농가에서는 조금 더 신경써 고품질의 쌀을 생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정부에서는 농가가 생산한 쌀이 소비자들에게 판매될 수 있도록 판로 개척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마련해 준다면 특수미 시장은 더욱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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