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쌀전업농경남도연합회 회원대회 특집 인터뷰] 정연정 (사)한국쌀전업농경남도연합회장
[한국쌀전업농경남도연합회 회원대회 특집 인터뷰] 정연정 (사)한국쌀전업농경남도연합회장
  • 김흥중 기자 funkim92@newsfarm.co.kr
  • 승인 2022.08.2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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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쌀 산업 극복할 원동력 얻는 시간 되길"
경남 쌀전업농 화합·소통 위한 회원대회 개최
계속되는 쌀값 하락, 수확기 격리 유일한 해결책
물 좋고 공기 좋은 경남서 고품질 쌀 생산 앞장

(한국농업신문=김흥중 기자) ‘제8회 한국쌀전업농 경상남도 회원대회’가 경남 진주시 종합실내체육관에서 지난 25일부터 26일까지 이틀간 개최됐다. 최근 쌀값이 크게 하락하면서 쌀 시장이 혼란스럽지만, 행사 주최에 나선 정연정 (사)한국쌀전업농경남도연합회장은 이번 회원대회가 경남 쌀전업농 회원들이 겪는 고통을 잠시나마 떨쳐주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정연정 회장을 만나 이번 회원대회 개최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정연정 (사)한국쌀전업농경남도연합회장

-경남 쌀전업농 축제의 장이 열렸다. 회원대회 개최 소감 한 말씀.

한 해 농사를 잠시 쉬어갈 즈음에 경남지역 쌀전업농 회원들과 단합하고 소통하는 자리인 ‘제8회 한국쌀전업농 경상남도 회원대회’를 열게 됐다. 올해 회원대회는 경남도청뿐 아니라 진주시의 도움으로 경남 진주에서 성대히 열렸다. 

신곡 수확기를 앞두고 방제 작업 등 일부 농작업이 남아 있지만, 지금은 그나마 한가한 시기라 많은 회원이 이번 대회에 참석해주신 거 같아 감사할 따름이다. 

회원대회는 명실상부 경남 쌀전업농들이 화합하는 자리다. 이번 행사를 통해 그간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1박 2일 동안 허심탄회하게 공유할 수 있길 바란다.

-코로나19 탓에 회원대회가 1년 연기됐다.

원래는 지난해에 개최했어야 했는데, 당시 코로나 상황이 심각해 진행할 수 없었다. 그러다 보니 2019년 제7회 회원대회 이후 3년째에 다시 행사를 열 수 있었다. 3년 만에 경남지역 쌀전업농 회원들을 축제의 장에서 만나게 돼 감회가 더욱 새롭다. 

지금도 여름 들어 코로나 재확산 등 상황이 좋지 못해 걱정도 되지만, 큰 문제 없이 행사가 지나가길 바란다.

-많은 회원이 모이는 이번 행사, 어떻게 준비했나.

2년마다 개최되는 행사인 만큼, 이번 회원대회는 참으로 소중한 시간이자 기회다. 이번 행사는 경남 쌀전업농 회원들 간 서로 소통하고 화합하는 자리가 되는 것을 최대한의 목표로 삼고 준비했다. 

다들 벼농사에 있어서는 누구한테 밀리지 않는 베테랑이지만, 지역마다 농법이 조금씩 다르고 취급하는 품종이 다르듯, 회원대회는 재배 기술이나 노하우 등을 공유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서로의 안부를 묻고, 어떻게 하면 우리나라의 쌀 산업이 더 발전할 수 있을지 고민도 해보는 축제의 장이 되도록 행사를 꾸렸다.

이번 행사를 통해 쌀전업농 사이 단합력도 키우고, 쌀전업농의 위상도 한껏 드높이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

-축제와는 별개로 현재 쌀 시장이 좋지만은 않다. 현장의 분위기도 어수선하다고.

개최지인 진주시에서 쌀전업농진주시연합회와 함께 기쁨과 행복이 가득한 축제의 장이 될 수 있게끔 열심히 행사를 준비했으나, 현장 상황은 마냥 기쁘지만은 않다. 

쌀값이 올해 들어 한 번도 오르지 않고, 계속 곤두박질치고 있으니 수확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어도 마냥 좋아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에서 나름 대처한다고 2021년산 쌀을 세 차례나 격리했지만, 여전히 쌀 시장은 혼란스럽다. 역대급 역계절진폭으로 가격 하락폭이 크고, 산지 미곡종합처리장(RPC)에서는 창고를 비우지 못해 연일 곡소리다.

최근 쌀전업농창녕군연합회에서 롯데유통과 계약재배한 햅쌀을 출하했는데, 지난해 가격과 비교했을 때 1만원 이상 내려간 가격으로 거래됐다고 한다. 계약재배라도 해서 팔 곳이 있으니 다행인데, 일반 농가들의 상황은 더 안 좋을 수밖에 없다. 

햅쌀도 나온 마당에 이제 곧 신곡이 쏟아질 거다. RPC에선 창고를 비우지 못해 신곡을 받아들일 여력이 없다고 난리다. 지금의 상황이 계속된다면 올해 신곡 가격도 장담할 수 없다. 

유류비, 비료 가격 등 농자재값이 전부 다 올랐다. 인건비도 만만치 않다. 쌀값 빼곤 다 올랐다. 이대로라면 한 해 동안 열심히 키운 벼를 수확하지 않는 게 오히려 이득일 수도 있을 정도다.

정부가 하루빨리 어떠한 대책이라도 내놔야 한다. 당장 9~10월에 정책적으로 어떤 조치에 나서겠다는 확실한 신호를 시장에 줘야 한다.

-지금의 어려운 쌀 시장을 해결할 방법은 무엇일까.

시장에서 처리되지 못하고 남아도는 구곡을 당장 격리해주는 것밖에 없다. 조금이라도 빨리 2021년산 쌀을 시장격리하는 게 유일한 방법이다. 정부는 서둘러야 할 것이다. 

쌀전업농을 포함한 모든 쌀 생산 농가들은 쌀값이 떨어지는 상황을 계속 지켜보고 있어도 묵묵히 논에 나가 벼를 키우고 있다. 아무리 가격이 내려가도 애지중지 자식 키우듯 벼를 키울 수밖에 없는 그런 심정이다. 장마가 오고 병충해가 오면 어김없이 논에 나가 방제 작업을 한다. 쌀값이 떨어져서 팔면 오히려 손해를 보는 상황이 오더라도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 

정부에서는 농민들의 이 같은 심정을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적어도 9월~10월 사이에는 산지에 남아 있는 물량 일부를 매입해 수확기 신곡 유통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일단 격리한다는 발표라도 먼저 내주길 바란다.

-자동시장격리가 가능하도록 양곡관리법 개정에 대한 목소리도 높다.

정부는 쌀 변동직불제 등을 없애면서 공익직불제로 넘어갈 당시 양곡관리법에 따라 지난해 같은 수급 상황이 생기면 시장격리를 자동으로 발동한다고 약속했건만, 결국 필요한 상황이 되자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양곡관리법에서 시장격리가 의무화되도록 법 개정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 이게 이뤄지지 않으면 지난해 같은 수급 상황이 발생하면, 올해 같은 쌀값 대폭락의 상황은 계속 반복될 거다.

또 10월 15일 이후 수확기 대책이 나오는 건 시기상으로 너무 늦다. 통계청에서 생산량 조사 시기를 조금 더 앞당겨, 정부는 수확기 대책을 더 빨리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통계청에서 생산량과 소비량 등을 현장과의 괴리를 최대한 줄여서 조사해야 할 것이다. 농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통계자료를 산출해주길 바란다. 

-행사 참여 시민들에게 경남 쌀을 소개한다면.

경남에서는 점점 고품질, 단일 품종으로 벼를 재배하고 있어 이전의 쌀보다 밥맛이 훨씬 좋아졌다는 평을 받고 있다. 

평야지대가 적고 산간 지역이 많지만, 경남은 다른 지역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다. 흔히 물 좋고 공기 좋은 곳으로 일컬어진다.

그러다 보니 우리 지역에서 벼를 재배하는 쌀전업농과 쌀 생산 농가들은 소비자들에게 맛 좋고 품질 좋은 쌀을 내놓는다는 점에서 자부심이 상당히 크다. 

지난해 우리 연합회에서는 부산 벡스코에서 경남지역 브랜드 쌀을 홍보한 적이 있다. 당시 부산 시민들은 실제로 지역별로 다양한 브랜드 쌀을 일부러 구매해서 먹고 있었으며, 경남지역 쌀에 대한 평도 좋았다. 

쌀전업농에서는 앞으로도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도록 고품질의 우수한 쌀을 생산하는 데 전념하겠다.

-끝으로 이번 회원대회를 기념해 자유롭게 한 말씀.

최근에는 너무나 다양한 식품들이 식탁에 오르면서 쌀이 점점 찬밥신세가 되고 있다. 비만의 주범이라는 누명을 쓰고 먹는 쌀밥의 양을 점점 줄여나가는 사람들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 주식인 쌀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최근까지 이어진 국제정세 변화와 이상기후 발생,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우리는 식량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 식량안보가 어느 때보다 특별해지고 있는 시기에 모두가 우리 쌀을 조금 더 아끼고 지켜나가야 한다. 남아돌아 처치가 곤란한 골칫거리로 생각할 게 아니라, 정책적으로도 우리 쌀 산업을 잘 이끌어나갈 방법을 궁리해야 한다.

쌀 시장이 어수선한 가운데에서도 이번에 열리는 회원대회에 참석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이번 행사에서 지금의 어려움을 잠시나마 잊고, 다시 농촌으로 돌아가 힘낼 수 있는 원동력을 얻어가시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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