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근심 내려놓고 즐길 수 있는 행사 마련
시장격리 등 특단 대책으로 수확기 대비해야
(한국농업신문=김흥중 기자) 여름을 맞이한 논은 방제작업 외에는 크게 바쁜 일이 없지만, 구자정 (사)한국쌀전업농진주시연합회장은 연일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25일~26일 이틀간 경남 진주시 종합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제8회 한국쌀전업농 경상남도 회원대회’를 준비하기 위해서다. 누구보다 바쁜 여름을 보내고 있는 구자정 회장을 만나 회원대회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진주시에서 제8회 회원대회를 개최하게 된 소감 한 말씀.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에 진주시에서 ‘제8회 한국쌀전업농 경상남도 회원대회’를 열게 돼 영광으로 생각한다.
이번 행사를 통해 우리 쌀전업농이 모두 함께 힘을 모아 현재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국민 주식인 먹거리를 쌀전업농이 책임지고 있다는 자부심을 한껏 견고히 다지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
-이번 회원대회는 어떻게 준비했나.
원래 지난해에 열렸어야 했던 행사가 코로나19로 인해 올해로 연기됐다. 3년 만에 다시 회원대회를 열 수 있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 코로나가 다시금 유행하고 있어 걱정스럽긴 하지만, 이번 회원대회가 아무 문제 없이 잘 마무리되길 기원한다.
이번 행사는 올해도 어김없이 농촌에서 식량 생산에 매진한 경남지역 쌀전업농들이 걱정과 근심을 잠시 모두 내려놓고, 그저 이 시간을 즐길 수 있도록 마련했다.
-축제를 맞이해 기쁘지만, 현장에선 걱정도 많다고.
회원 모두가 신나게 즐길 수 있는 축제를 마련했으나, 평생을 농사만 지어온 사람들이라 지금의 혼란스러운 쌀 시장을 보고 걱정을 안 할 수가 없다.
올해 벼농사는 얼추 마무리돼 가는데 쌀값은 오를 기미가 없으니 한숨만 나온다. 대부분 축제가 열려 겉으로는 웃고 있을지 몰라도 속은 아마 타들어 갈 것이다.
지금 쌀값은 쌀값이 정말 낮았던 박근혜 정부 시절의 것과 비슷한 수준인 듯하다. 그런데 그때보다 생산비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천정부지로 솟았다. 해마다 농사가 쉬운 적은 없지만, 올해는 가슴이 상당히 아프다.
-정부의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애매모호한 양곡관리법 덕에 적절하지 못한 시기에, 적절하지 못한 방법으로 시장격리가 이뤄져서 너무 안타깝다. 의무적으로 시장격리가 발동하지 않은 점도 문제고, 농민을 죽이는 방식인 역공매 방식으로 치러진 점도 개탄스럽다. 하루빨리 양곡관리법도 현장의 농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개정돼야 한다.
곧 있으면 2022년산 신곡이 나오지만, 산지에 있는 미곡종합처리장(RPC) 창고에는 벼를 쌓아둘 곳이 없다. 농민도 살고, 농촌도 살려면 정부가 당장의 시장격리 등 적절한 조치를 빠르게 시행해야 한다.
-이번 회원대회를 통해 바라는 점이 있다면.
이번 회원대회를 거치면서 쌀전업농 모두가 걱정을 떨쳐내고 일어날 수 있는 힘을 얻길 바란다. 아무리 상황이 어렵지만 그래도 실망하지 않고 늘 하던 대로 열심히, 건강하게 사는 게 가장 큰 바람이다.
40년째 농사짓고 있으면서 젊은 시절만큼 농사가 재밌지는 않지만, 여전히 가을철 창고를 가득 채운 톤백 포대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든든하고 기쁘다. 다른 쌀전업농 회원들의 마음도 나와 같을 것이다. 회원들에게 이번 축제가 어려운 시기에도 마음만큼은 충만할 수 있는 자리가 되길 기대해본다.
-진주 쌀에 대한 자부심도 크다고.
진주시는 지리산을 가까이 두고 있는 청정지역이다. 특히 과거에는 이모작 지대가 많아 밥맛이 떨어진다는 평이 많았는데, 지금은 대부분 일모작으로 바뀐 데다 ‘영호진미’ 등 고품질 품종을 재배하고 있어 전국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품질과 맛을 끌어올렸다.
-끝으로 자유롭게 한 말씀.
2년간 유례없는 코로나19 상황에 시달리다가 3년 만에 상황이 조금은 호전되면서 회원대회를 개최하게 됐다. 이번 회원대회가 쌀값 걱정으로 무거운 회원들의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지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국민 주식인 식량 생산 최일선에 쌀전업농이 있다는 자부심을 늘 잊지 마시길 바라며, 바쁘신 와중에도 이번 회원대회에 참석해주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