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주년 특집 인터뷰] 이은만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장...“쌀 생산량 감소분 고려한 쌀 수급대책 만들어”
[창간 8주년 특집 인터뷰] 이은만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장...“쌀 생산량 감소분 고려한 쌀 수급대책 만들어”
  • 최정민 기자 cjm@newsfarm.co.kr
  • 승인 2020.10.22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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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량 줄어 인건비‧자재비 건질 수 있을까 걱정
고품질쌀 농가 소득향상 이어져야…쌀 등급제 등 정책 뒷받침 필요

(한국농업신문=최정민 기자)“지금 들녙은 수확으로 연일 콤바인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확의 기쁨도 잠시 긴 장마와 연이은 태풍에 병해충까지 눈에 띄게 줄어든 수확량으로 쌀 재배농가들의 마음은 무겁기만합니다.”

국내 쌀 생산농가의 권익을 보호하고 국내 쌀산업 발전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는 이은만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장을 만나 수확기 쌀값 대응과 앞으로의 쌀산업 발전 방향을 들어봤다.

-수확으로 쌀전업농회원들이 가장 바쁜 시기인데.
현재 전국적으로 쌀전업농이 가장 바쁜 시기다. 한 해 노력의 결과를 얻는 수확의 시즌이기 때문이다. 나 역시 지금 연일 콤바인을 몰며 수확을 하고 있다. 하지만 수확을 하면 할수록 마음 한구석이 무겁다. 지난해 비해 쌀값은 좋다고 하지만 생산량이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이다. 쌀값이 줄어든 양만큼 대체할 수 있을 정도로 올랐다면 모르겠지만 아니지 않은가. 결국 밖에서 볼 때는 쌀값이 올라 좋겠다하겠지만 실제 농가들은 생산량이 오른 쌀값에 비해 한참 모자른 수준이라 오히려 농가 소득은 나빠질 것 같아 걱정이다.

-정부에선 생산량 감소가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고 하던데.
정부의 통계가 어떠한 기준으로 나온 건지 의심스럽다. 물론 지역적으로 편차는 있을 수 있지만 연합회 측에서 각 지역별로 조사해본 결과 기본 10~20% 수확량 감소를 현장에서는 이야기한다. 나부터도 지금 이 논의 벼를 수확할 때 콤바인 두 바퀴만 돌면 됐다. 하지만 지금은 두 바퀴 돌아서는 차질 않는다. 수확 중인 지금도 이런데 나중에 고르고 골라내면 결국 수확량은 더 줄 것이다. 지금 나온 감소량 보다는 앞으로 나올 통계청 생산량 발표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수확기 쌀값과 관련해 이야기가 많다.
많을 수밖에 없다. 앞에서 이야기 한 것처럼 외부에서 볼 때 쌀값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생산량이 줄지 않은 상태에서 쌀값이 상승한다는 것은 좋은 상황이지만 쌀값 상승분보다 생산량 감소분에서 오는 소득 감소가 더 크다. 이 부분을 고려한 쌀값 결정이 이뤄져야 한다. 생산량은 줄고 인건비, 자재비 등은 올랐다. 강원도의 경우 많게는 30% 이상 생산량이 줄었다고 한다. 이런 농가들은 수익은 기대도 못하고 인건비, 자재비 건지기도 빠듯하다고 한다.

얼마나 안타까운 상황인가. 단순한 수치로 정책을 만들 것이 아니라 농업 현장 즉 올해처럼 장마, 태풍 등의 영향으로 지역적 차이가 큰 경우 현장으로 접근해 정부 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쌀의무자조금 도입 위해 총력다할 것”
전국회원대회…생산‧산업‧정책‧소비를 다루는 박람회로
 

 

-고품질쌀 생산을 통한 농가 소득 향상이 가능할까.
고품질쌀과 관련된 부분이 정책적으로도, 생산농가 입장에서도 가장 어려운 문제다. 현재 소비량 감소 등의 이유로 정부에서 고품질쌀 생산을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이건 무조건 쌀 생산농가에 강요할 수 없는 부분이다.

왜냐면 고품질쌀을 생산하면 뭐하나 그만큼 농가 소득향상으로 이어져야 하는데 현 구조에서는 이것이 참 어렵다. 이 상황을 개선하고 고품질쌀을 생산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고품질쌀 생산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마련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떠한 정부 정책적 지원이 필요할까.
우선 고품질쌀은 우수한 쌀이라는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심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소비자들은 쌀은 다 비슷비슷하다. 비슷하니 그냥 적당히 싼 가격의 쌀을 사면 돼. 하고 생각하고 소비한다. 이런 부분을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나서 고품질쌀에 대한 차이를 부각 시켜주고 시장에서 고품질쌀이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가격 정책도 보장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또 하나의 방법으로 소고기처럼 쌀 등급제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비자는 가격이 차이가 나도 등급을 보고 가격 차이를 인정한다. 이런 상황을 만들 수 있도록 쌀 등급제가 반드시 필요하다. 

-정부에서는 쌀 등급제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고품질쌀 재배 확산을 바란다면 당연히 정부에서 나서서 해야 할 부분인데 정부는 쌀 등급제와 관련해 아직까지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과연 쌀 등급제가 될 수 있을까 물음표를 던지는 상황이다. 그래서 현재 우리 쌀전업농이 직접 나서 해보겠다고 했다.

시범적으로 전국에 시범단지를 조성하고 실제 운영을 해보자는 것이다. 정부가 어떠한 결정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현재로는 이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쌀 이미지 개선 위해선 쌀의무자조금 도입이 시급해 보이는데.
쌀의무자조금 도입이 시급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소비자에 대한 이미지 홍보다. 지금 쌀에 대한 이미지가 얼마나 않좋은가. 쌀이 비만을 만든다고 한다. 이런 잘못된 정보로 만들어진 부정적 이미지를 없애고 쌀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올바른 정보 전달을 해야 고품질쌀 생산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우리 품종으로 밥 맛 좋은 쌀을 시장에 선보이면 뭐하나. 시장에서는 소비자가 알지도 못하는데. 지금 시장에서는 고시히까리, 추청 등 일부 외래품종만 밥 맛 좋은 쌀이라는 정보가 있다. 소비자에게 나머지 쌀은 다 똑같은 쌀인 것이다. 이런 부분들을 쌀의무자조금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알리고 고품질쌀을 제대로 홍보해 고품질쌀이 가격적 차별성까지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코로나19 등으로 상반기 활동에 제한이 많았는데.
코로나19로 제대로 움직이 못해 아쉬움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어려운 것이 쌀전업농을 비롯한 농업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에 해당하는 부분이니 할 수 있는 부분에 있어서만큼은 최선을 다해 움직였다고 생각한다. 

다만, 올해 전국회원대회를 개최하지 못한 부분은 크게 아쉽다. 단순히 쌀전업농회원들의 잔치가 아니라 생산‧산업‧정책‧소비를 다루는 하나의 박람회로 개최하고 싶었다. 쌀전업농회원이 7만여명에 다다른다. 적지 않은 규모고 하나의 단일 품종 그것도 식량안보의 중심이라는 쌀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크고 의미있는 움직임을 보이고 싶었지만 여러 환경적인 요인으로 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우리 쌀전업농이 움직임을 보여줄 수 있는 게 전국회원대회밖에 없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에 더 큰 움직임을 보일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쌀전업농 앞으로 어떠한 움직임을 보여줄지.
다양한 사업 진행, 쌀 이미지 개선 방안 모색 등이 있지만 우선적으로 쌀의무자조금 도입을 위한 행보를 강하게 펼칠 예정이다. 쌀전업농회원의 권익을 보호하고 우리 쌀산업을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현재 쌀의무자조금 도입이 시급하다는 생각이다.

쌀의무자조금 도입을 통해 연합회의 자립성을 확보하고 연합회가 안정적으로 운영된다면 회원들을 위해 지금보다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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