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주년 특집⑤] 고품질 쌀로 두 마리 토끼를 잡자 : 농민이 생각하는 고품질쌀1
[창간 8주년 특집⑤] 고품질 쌀로 두 마리 토끼를 잡자 : 농민이 생각하는 고품질쌀1
  • 이은혜 기자 grace-227@newsfarm.co.kr
  • 승인 2020.10.22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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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홍 국립식량과학원 현장연구원
미질·식미 우수…2022년까지 전용품종 생산단지 확대 계획

(한국농업신문= 이은혜 기자)최근 고품질 쌀 적정생산 정책으로 삼광벼를 재배하는 시·군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충남 아산시(시장 오세현)에서는 ‘아산맑은쌀’의 브랜드 경쟁력이 저하됨과 동시에 지역만의 품종 차별화 필요성을 느껴 아산시만의 고유품종을 확보하고 기존 품종(삼광, 청아) 대체를 통해 아산쌀 경쟁력을 강화시키고자 아산맑은쌀 전용 벼품종 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지난 2018년부터 올해 말까지 진행중이며, 아산시·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농협은행아산시지부가 함께 참여하고 있다. 마침내 지난해 중만생종인 ‘해맑은’을 신품종으로 개발 완료했고, 지난 5월 아산 영인면과 둔포면에 총 2만3760㎡ 면적에 이앙을 마쳤다. 조생종으로도 7920㎡ 면적에 시험계통 2개소 이앙을 마쳤다. 올해는 ‘해맑은’ 원원종 종자 확보와 ‘해맑은’ 단지 확대를 위한 최고품질 쌀 생산·공급 거점단지를 100ha 내외로 조성하고 있다. 아산시는 2022년까지 우량종자 생산·공급 체계를 구축하고 기존 삼광·청아 벼를 ‘해맑은’으로 점진적 품종 대체할 계획이다.

한기홍 국립식량과학원 현장연구원

충남 아산 둔포에서 30년 넘게 농사짓고 있는 한기홍 농민은 이 사업의 현장 연구원으로 활동 중이다. 그는 대대로 농사를 지은 농사꾼 집안에서 태어나 현재는 1만5000평 정도 하고 있다. 한 농민은 현장에서 ‘해맑은’ 품종 개발을 주창한 사람으로 신품종을 적극 추천했다. 그는 “이제 전국적으로 삼광을 심게 되니 고품질의 의미가 점점 없어지고 있다. 그래서 다른 품종을 생각하던 차에 농진청에도 건의를 했고 중부작물부 박사님들과 3년 동안 고생해서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여름, 연속된 태풍 피해로 전국의 많은 논이 피해를 봤지만, 다행히 이 지역은 피해가 크지 않았다. 그래도 수확량은 10~15% 정도 감소할 거라는 예상을 내놓았다. 한 농민은 “비료를 많이 안 줘서 도복이 많진 않았다. 또 고마운 것은, 도복 된 사람들이 손에 꼽을 정도로 농협에서 2차 방제를 해줬다. 도복에 좋은 영양제로 미질도 좋아지게 해줬고, 100% 수매까지 해줘서 우리로서는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 지역은 전부 다 삼광이라 가격에 대한 농민들의 기대 심리도 크다. 올해 67000~68000원 정도 쌀값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해맑은’ 쌀의 장점으로 품질을 꼽았다. 한기홍 농민은 “삼광보다 도복에 강하고 미질이나 모양이나 단백질 함량이 굉장히 우수하다”며 “식미평가회에서도 해맑은이 1등을 했고 삼광이 3등 했다. 내가 봐도 밥맛은 양호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농사 짓기도 편하고 비료를 많이 먹지 않는 것도 장점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다만, 현장에서 느끼는 애로사항으로는 종자 확보를 꼽았다. 농가에서 100% 순도를 확보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는 “삼광은 종자원에서 하니까 상관없는데 해맑은은 아직 그런게 확보가 안돼서 우리가 아무리 깨끗이 한다고 해도 1, 2개씩 섞인다”며 “올해 원원종 심었으니까 내년에는 실용화재단에서 수확할 수 있게끔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편, 그는 ‘고품질 쌀’은 단백질 함량이 결정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가장 객관적이고, 소비자들도 쉽게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기 때문이다. ‘해맑은’은 단백질 함량이 5.3% 정도로 낮은 편이다. 또한, 좋은 토양도 한 몫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토양 검사 했을 때 이 지역은 전국 최고 수준으로 나오는 편이다. 고품질 거점 단지도 전국 8군데 하는데 중간평가로는 전국에서 1등 했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한기홍 농민은 자신만의 재배 노하우로 ‘소식재배’를 꼽았다. 그는 보통 1000평에 기존 100판 대신 70~80판 정도 심어 모판 수를 줄여 일거리도 줄이고 실질적으로 경영비 절감에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한 농민은 “작년에 시작해서 올해 공부도 많이 하고 주위 농가에 전파도 많이 했다. 농사는 다른 사람이 먼저 하는 걸 보면 곧장 따라하기 때문에 내가 먼저 많이 보여줬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비료를 덜 주는 대신 퇴비를 사서 논에 뿌리고, 유박 퇴비를 주는 것이 자신의 노하우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속적인 고품질 쌀 재배를 다짐하는 작은 포부를 밝혔다. 한기홍 농민은 “사람의 입맛이 바뀌려면 통상 3년 정도 걸린다고 한다. 이번에 개발한 ‘해맑은’ 쌀이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는 고급미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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