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수출, 메가 FTA 시대 쌀산업 해법①] 쌀산업의 활로 ‘수출’ 지속가능한 방안 모색해야
[쌀 수출, 메가 FTA 시대 쌀산업 해법①] 쌀산업의 활로 ‘수출’ 지속가능한 방안 모색해야
  • 연승우 기자 dust8863@newsfarm.co.kr
  • 승인 2023.10.07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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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경쟁력 낮아 고품질 승부 필요

가루쌀 이용 가공품 수출 확대해야

(한국농업신문= 연승우 기자) 2022년 원조용 쌀을 제외한 쌀 수출은 3565톤, 금액으로는 797만 달러로 전년 대비 55.2% 증가했다. 이는 2021년 1609톤보다 121.5% 증가한 양이다.

지난해 주요 수출국은 미국·호주·캐나다로 총수출액의 약 71% 차지하고 있다. 쌀 가공식품 주요 수출국은 미국·일본·베트남으로 총수출액의 약 65%를 점유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으로 쌀 수출은 1843톤 393만 달러였다. 올해는 7월까지 벌써 3387톤으로 지난해보다 2배 가까이 수출이 늘었다. 여기에 예멘, 에티오피아, 케냐 등으로 원조 물량이 4만2000톤이 수출됐다.

미국은 지난해 캘리포니아 폭염과 가뭄으로 인해 쌀 생산이 감소하면서 쌀값이 크게 올랐다. 반면 작년 우리나라 쌀값이 하락하면서 미국으로 수출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한 주요 수출국 중 하나인 캐나다도 지난해 341톤에서 올해 7월까지 520톤으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07년 이후로 국내 쌀 수출이 이뤄지면서 시·군 지역에서 자체적인 쌀 수출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경기 여주, 전북 익산 등은 올해 첫 수출을 기록해 앞으로 쌀 수출을 늘려나갈 예정이며, 경북 상주 등에선 이미 지속적으로 국내 쌀을 수출하고 있다.

지자체 적극 쌀 수출 지원

지난해 쌀값이 계속 하락하자 전남도는 수출로 답을 찾았다. 전남도는 쌀값 자구책으로 미국 등에 진출한 전남 해외 상설 판매장을 통해 쌀 130톤을 긴급 수출키로 하는 등 해외 쌀 소비 확대에 적극 나섰다. 쌀 수출을 위해 전남도는 미국 등 4개 나라 9개 전남 해외 상설 판매장을 적극 활용해 지난해 7월 쌀 130톤을 수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전남도의 이같은 성과에 힘입어 올해도 전남 지역 지자체에서는 쌀 수출이 줄을 잇고 있다. 전남 곡성군은 지역 농협이 생산한 '맑은 햇쌀'을 호주로 첫 수출 했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곡성농협이 생산하는 맑은 햇쌀은 새청무 품종으로 10kg 포장분 7톤, 5kg 포장분 3톤 등 총 10톤을 호주로 수출했다.

이번 수출 역시 전남도 해외 상설판매장 판촉 행사와 연계해 추진됐고, 곡성군은 호주 '마이홈푸드' 도매 현지법인과 업무협약을 맺어 지속해서 수출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상철 곡성군수는 “곡성 쌀의 수출경쟁력을 높이고 맞춤형 마케팅을 시도해 신시장 개척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7월에는 전남 장흥군이 최근 전남 10대 고품질 브랜드쌀에 선정된 아르미쌀을 몽골에 첫 수출했다. 이번 수출은 장흥군이 2021년 전남 최초로 새청무 쌀을 수출한 데 이어 꾸준한 수출협약과 해외 판매장 개설, 판촉 행사 등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이뤄낸 성과다.

장흥군은 매월 15톤의 아르미쌀을 ㈜블렉빈, ㈜플라워푸드와 연계 몽골 수입업체 블루문 트레이딩를 통해 몽골 현지마켓에 수출한다.

또한 담양군도 8월에 담양군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이 주식회사 아트리치와 계약해 프랑스 파리에 담양쌀 12톤을 수출했다고 밝혔다.

올해 1월 네덜란드와 체코에 담양쌀 60톤 수출 이후 이어진 유럽 수출로, 최근 한류의 위상이 높아지고 한식이 세계적인 건강식으로 자리 잡고 있어 담양군은 이를 시작으로 담양 농특산물의 수출길을 더욱 넓혀나갈 계획이다.

유기농 고품질 쌀도 수출길에 올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지난해 전남 해남에서 한국산 유기농 쌀 500톤 미국 수출계약을 따낸 바 있다. 땅끝황토친환경영농조합법인이 생산한 3만 달러 상당의 유기농 백미 20톤으로,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소재한 프리미엄 유기농 즉석밥 가공공장으로 수출됐다.

aT는 쌀 수출 계약을 따내기 위해 거래알선부터 수출상담, 바이어 초청, 해외인증 취득까지 밀착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aT는 쌀값 하락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농가소득을 안정시키고자 국산 쌀 수출지원을 강화하고 해외판로개척 등 다양한 지원을 펼치고 있다.

특히 지난go 8월 쌀 수출 활성화 대책을 마련하고, 쌀 수출협의회 및 수출업체 등과 3회에 걸친 긴급 간담회를 실시해 현장의 의견을 토대로 물류비 지원을 강화하고 싱가포르 국제식품박람회 쌀 홍보관 운영 등 바이어 발굴과 해외 판촉 등 다양한 마케팅을 추진했다.

이러한 쌀 수출 활성화 대책으로 지난해 9월 말까지 쌀 수출 물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4% 증가한 1800톤을 기록했으며, 수출액 기준으로는 21.3% 증가한 470만 달러를 기록했다.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고품질 전략 필요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발표한 국가별 쌀 수출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쌀 수출이 가장 많이 이루어진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으로 수출된 쌀은 주로 한인 마트 등 교민 시장에서 팔리고 있다. 현지시장에선 미국 캘리포니아산 중·단립종보다 높은 가격을 형성해 가격 경쟁력이 낮다. 미국으로 쌀을 수출하는 한 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 현지에서 유통되고 있는 캘리포니아 쌀보다 국내산 쌀은 가격이 3배 이상 높다”고 밝혔다.

다행히도 지난해 캘리포니아 폭염으로 인해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캘리포니아산 쌀값이 폭등했고, 이로 인해 우리 쌀 수출이 늘어나고 있다. 가격 경쟁력만 있다면 교민 시장을 중심으로 해볼 만하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문제는 국내산 가격이 오르면 쌀 수출이 저조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 수출의 경우 캘리포니아 저가미에 비해 2~3배가량 가격 차이가 나기 때문에, ‘고국 쌀’에 대한 단발성 구매에 그칠 수 있으며, 이는 지속적인 판매에도 애로사항으로 지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격 대신 고품질 쌀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미국의 교민들이 선호하는 쌀 품종 등 철저한 시장조사를 바탕으로 수출 전략을 세워야 한다. 여기에 미국에서 인기가 많은 기능성 쌀 수출을 위한 수출단지 조성도 필요하다.

쌀 수출 동향을 살펴보면, 미국에서 소비되는 고시히카리 등 일본산 쌀은 고급제품으로 차별화되어,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소비량이 많은 편이다. 또 국내 가바(GABA)쌀은 미국 내에서 꾸준히 판매가 늘고 있는데, 가바쌀은 기능성 아미노산인 가바 함유량이 일반 쌀보다 8배 이상 높게 포함된 고품질 쌀로서 현지에서 일반 쌀보다 3배 정도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이 기능성 쌀은 2018년 경북 의성을 비롯해 올해 전남 해남에서까지 미국으로 인기리에 수출된 바 있다.

발상의 전환 필요…김밥 수출

김밥은 쉽게 상하는 음식이기에 수출은커녕 국내에서도 유통의 한계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발상의 전환을 통해 김밥을 수출하는 기업이 있다.

2021년 10월 경남 하동읍에 있는 복을만드는사람들(대표 조은우)의 냉동김밥이 미국 첫 수출길에 올랐다. 미국으로 2톤, 1만 달러 어치의 김밥이 뉴옥에서 판매됐다. 이를 시발점으로 복만사는 해외로 우리 김밥을 수출했다. 복만사의 냉동김밥은 국내에서도 마켓컬리, 단백마트, 다노샵 등의 온라인마켓 통해 저칼로리 식품으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판매 중이며 조기 품절 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복만사는 지난해 프랑스로 15톤의 냉동김밥을 수출했다. 복만사는 향후 까르푸 3000여 매장으로 냉동김밥 수출을 확대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현재 생산공장 신축을 진행 중이다.

올해는 냉동김밥을 영국으로까지 수출을 확대했다. 최근 한류열풍으로 인해 김밥의 인기가 하늘로 치솟고 있다. 영국으로 수출되는 냉동김밥은 10톤, 1만5000 달러어치로 국내 최대 식품수출업체 희창물산(주)이 직접 운영하는 영국 H-MART에서 영국 소비자들에게 판매될 예정이다.

지속가능한 쌀 대책 모색 필요

교민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수출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현지인들을 공략해야 한다는 점은 많은 이들이 공감하지만 아직 마땅한 대안은 없다. 다만 최근 한류 열풍에 편승해 우리 쌀로 만든 김밥, 가공식품 등의 인기가 많아지고 있어 수출 확대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정부가 쌀 수급 안정을 위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가루쌀을 이용한 가공식품의 수출도 고민이 필요하다.

이 기사는 FTA 교육홍보사업의 제작지원으로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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