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수출, 메가 FTA 시대 쌀산업 해법⑤]고품질, 인식 전환으로 바다를 건넌 냉동김밥
[쌀 수출, 메가 FTA 시대 쌀산업 해법⑤]고품질, 인식 전환으로 바다를 건넌 냉동김밥
  • 백선미 기자 lunainfall@newsfarm.co.kr
  • 승인 2023.11.03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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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소비 작년 300톤, 올해 600톤 예상
프리미엄과 기능성 간편식 확대 계획

(한국농업신문= 백선미 기자) ‘복을 만드는 사람들’(대표 조은우, 복만사)은 경남 하동에서 국내산 쌀과 국내산 농산물만으로 냉동김밥을 제조해 전 세계에 수출하는 회사다. 2020년 홍콩 수출을 시작으로 미국, 영국, 두바이, 카타르, 싱가폴 기타 12개국으로 수출을 확대했다. 이어 캐나다, 독일과도 수출을 목표로 바이어와 접촉하고 있다.

2020년 국내 최초로 급속냉동 기법을 특허받고 냉동 김밥을 제조해 처음 시장에 선보였을 때 국내 2억원, 해외 2억원 가량 판매했다. 이후 김밥 하나만으로 올해 말 누적 수출 4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2021년 연말 농촌진흥청 수출 대상까지 수상했다. 이런 노력 끝에 복만사 김밥이 미국 조지아주 한인마트에서 김밥이 매진되는 일이 벌어졌다.

조은우 대표는 2018년 일본 도쿄에서 ‘코리아 스시’라는 이름으로 우리 김밥이 인기를 얻으며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는 김밥을 일본에서 제조하지 않고 한국에서 우리가 직접 제조해 부가가치를 높여 수출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조 대표는 김밥을 냉동하기 위한 R&D를 위해 투자를 받아야 했지만, 김밥은 냉동이 어렵다는 고정관념이 강해 사업발표에서도 항상 탈락했다. 심사위원이 “산에 갈 때 전자렌지도 들고가냐”는 질문을 했을 때 조 대표는 냉동김밥 사업 영역을 해외로 돌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차라리 김밥을 잘 몰라 선입견이 없는 해외로 진출해야겠다고 판단했다. 이렇게 김밥 수출의 신화가 탄생했다.

냉동이라 더 비싼 김밥이 되기까지

2021년 마켓컬리에서 연락이 왔다. 마켓컬리에서 냉동 김밥을 취급하고 싶다며 소비자 가격 결정을 복만사의 판단에 맡겼다. 마켓컬리는 복만사에 단가를 낮춰서 소비자가를 저렴하게 하자고 한 번도 말한 적 없다고 한다. 복만사가 정하는 가격에 이윤을 붙여 판매하겠다고 했다. 마켓컬리는 ‘냉동인데 누가 먹냐’는 질문도 없었다.

시장가격을 스스로 정할 수 있다는 건 새 시장을 선점할 엄청난 기회였다. 마켓컬리는 가격에 구애받지 않고 품질만을 고려하는 특수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 지점에서 제품의 고품질로 승부를 보겠다는 복만사 냉동김밥과 결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지난 8월 영국 수출 선적식
지난 8월 영국 수출 선적식

마켓컬리 소비자들은 냉동이라 저렴해야 한다는 후기를 전혀 올리지 않았다. 오히려 긍정적인 후기가 많았다. 복만사의 냉동김밥이 마켓컬리에서 인기 제품으로 지정되니 마켓컬리 경쟁업체에서도 냉동김밥을 팔겠다고 연락을 해 오면서 시장이 점점 커졌다. 다른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복만사 제품이 판매 1등 기록을 세우자 냉동 김밥을 제조하는 후발 업체가 속속 생겨났다.

2020년 홍콩 수출도 당시 코로나 상황이라 현지 바이어 입국이 어려워, 홍콩 바이어의 한국 지인이 영상 평가만 했는데도 수출 계약이 성사됐다. 복만사 제품의 품질을 인정한 것이다. 미국 수출은 트레이드 조에서 시작했다. 평상시 업무대로 트레이더 조에서 요청하는 서류와 샘플을 제공했다. 그러다 갑자기 트레이드 조 측에서 양산 미팅을 요구했다. 미팅 후 컨테이너 20대 분량, 20억 어치 물량을 발주했다. 고품질, 고부가가치 상품을 고집하던 전략이 미국 시장에서 인정받은 순간이었다.

그러나 트레이더 조에서 발주한 물량은 복만사의 생산능력을 넘어섰다. 레시피는 복만사에서 제공했으니 트레이더 조 측에 기다리라 말할 수도 있었지만, 조 대표는 냉동김밥이 세계로 벋어나가는 기회이며 시장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과감하게 산업의 미래를 보고 후발주자에게 물량을 넘겼다. 냉동김밥이 진출할 수 있는 미국 마켓은 코스트코, 월마트 등 다양하다. 그래서 조 대표가 생각하는 수출 2단계는 생산능력 확대다.

미국으로 판매하는 냉동김밥은 야채김밥이다. 냉동김밥은 유통기한이 12개월이라 수출에 용이하다.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터지지 않는 냉동김밥 R&D 개발에는 비용과 시간이 상당히 투자됐는데, 지금은 정착단계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복만사는 연구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현재 복만사에서 개발 중인 제품은 당질 제한식이다. 당뇨 환자, 암 환자들을 위한 간편식이다. 환자들은 쌀의 당분 소화가 어려워 보리, 현미로 식사한다. 쌀을 12~14시간 정도 냉동이나 냉장에서 휴지시키면 화학반응이 일어난다. 저항성 전분이 발생해 당분 흡수율이 떨어진다. 이 기술도 특허 보유 중이다.

조 대표는 낮은 단가로 대량 생산하면 정성이 부족해진다고 생각한다. 조 대표는 “식품 생산에도 철학을 가지고 운영해야 한다. 우리 회사는 미래를 보고 문화를 알린다”는 자부심으로 회사를 운영한다. 그는 “수입쌀 사용하지 않고 하동쌀, 산청쌀, 경남 인근 쌀 사용하고 있다. 김밥 OEM 생산 시 바이어에서 품질을 인정하고 특별히 요구하는 ‘미담쌀’도 취급한다. 쌀 소비가 많아 계약재배도 하고 있다. 작년 300톤 쌀 소비했고, 올해 600톤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FTA 교육홍보사업의 제작지원으로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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