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수출, 메가 FTA 시대 쌀산업 해법②] 전남도 농산물 수출과 시사점
[쌀 수출, 메가 FTA 시대 쌀산업 해법②] 전남도 농산물 수출과 시사점
  • 박현욱 farmwook@newsfarm.co.kr
  • 승인 2023.10.13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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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42톤 쌀 긴급 수출…수급 조절 역할 톡톡

‘글로벌 전남’ 표방···해외 메인스트림에 영토 확장
전남도 수출 깜짝 성적표 최근 5년간 ‘15%’ 신장
해외 수출 전용 플랫폼 ‘전남 상설판매장’이 주효
’25년 전남 농수산식품 수출 10억 달러 달성 포부


 

전라남도는 지난해 쌀값 하락이 지속되자 자구책으로 9개 국가 21개 상설판매장에 총 142톤의 쌀을 수출하면서 쌀 소비 확대는 물론 국내 쌀 가격 안정에 기여했다. 사진은 전남도의 쌀 긴급 수출 첫 번째 상차식의 모습.
전라남도는 지난해 쌀값 하락이 지속되자 자구책으로 9개 국가 21개 상설판매장에 총 142톤의 쌀을 수출하면서 쌀 소비 확대는 물론 국내 쌀 가격 안정에 기여했다. 사진은 전남도의 쌀 긴급 수출 첫 번째 상차식의 모습.

국내 농산물 가격이 출렁일 때마다 해법 중 하나로 거론되는 방법이 수출이다. 국내에서 과잉되는 물량을 흡수하면서 수요를 늘려 가격 변동의 완충지대로 활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출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해외 시장에서의 인지도 상승, 수출선 다변화, 공급 안정성 확보 등 지속적인 해외시장 개척과 국내 시장 안정 등 다양한 변수에 대응하는 조율 능력이 절실하다. 특히 해외 시장 개척에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한데 영세한 국내 수출 업체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춰나가는 데는 천문학적인 비용과 시간이 필요해서다. 이와 관련 최근 지자체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전남도는 국내 농수축산물의 전진기지로 활약하면서 농식품 수출시장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한국농업신문은 전남도의 농산물 수출전략을 살펴보고 FTA 시대 쌀산업 해법을 조망한다.


쌀 수출로 국내 쌀 농가 숨통 틔어
상설판매장 운영으로 수출 활성화 기여

전남도는 전국 농산물 생산량의 18%를 차지하는 전국 최대 농도로 불린다. 특히 쌀은 74만 3000톤이 전남에서 생산되는데 이는 총 생산량의 약 19.7%에 육박해 국내 쌀 가격 변동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지난해 쌀 가격이 급락하면서 쌀 농가들의 고통이 가중됐는데 전남도가 쌀 수출의 특급 소방수로 투입되면서 쌀 가격 하락의 급한 불을 끄는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당시 전남도는 전 세계 국가 21개 현지 마켓에 구축한 ‘전남 농수산식품 상설판매장’을 대상으로 142톤의 쌀을 수출하면서 해외 현지 시장에도 국내 우수한 품질의 쌀을 각인시키는 데도 톡톡한 기여를 했다. 전남도가 수출의 구원투수로 투입될 수 있었던 데는 선제적으로 해외에 인프라를 구축해 놓은 상설 판매장이 큰 역할을 했다.

올해 9월 말 기준 ‘전남 농수산식품 상설판매장’은 현지 오프라인 마켓 내 숍인숍(Shop in Shop) 형태로 운영 중인 26개 오프라인 상설판매장과 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캐나다 ‘아마존.com’ 내 ‘전남 브랜드관’, 미국 온라인에 자체 개설한 ‘남도장터US’ 등 8개 온라인 상설판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오프라인 상설판매장의 경우 해외 현지 유통사와 협력하는 전남도 내 수출 전문 기업을 통해 수출 제품을 선정하고 1개월에 1~2회씩 컨테이너 단위로 수출하는 식이다. 이는 국내 모든 기업에게 전남도는 제품의 통관과 물류 등에 대해 지원하며 상설판매장 내 판촉행사를 도와 시·군이 직접 시행함으로써 상설판매장의 매출 증대를 지원한다.

이는 수출 경험이 부족하고 영세한 전남도 내 수출 기업들이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되어 주고 있다. 현지 시장성이 입증된 제품에 대해 제품 디자인과 온 오프라인 마케팅 비용을 추가로 지원받을 수 있어서다. 또한 쇼핑몰 입점 관련 비용과 마케팅, 통관, 물류 등을 지원해 수출 농가와 기업이 현지 시장에 적응하고 정착할 수 있도록 마중물 역할을 해준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힘입어 전남도의 수출 실적은 지난해 약 2억 6000만달러를 넘어섰고 최근 5년간 평균 15% 이상의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신현곤 전남도 국제협력관은 “한국 영화나 드라마는 물론 음악이 전 세계인에게 인기를 끌면서 음식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고, 음식 하면 ‘남도음식’을 떠올리며 ‘전남’을 한국 음식을 대표하는 지역으로 해외동포들이 공감하고 있어 상설판매장의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신현곤 전남도 국제협력국장이 국내 농산물 수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신현곤 전남도 국제협력국장이 국내 농산물 수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전남, 프리미엄 농식품 보유 생산 기반 탄탄
20억원 수출물류비 편성 전문조직 집중 육성

전남은 쌀, 배, 유자 등 가장 한국적이고 품질 좋은 농산물을 보유하고 있고 친환경농산물 재배면적은 전국 대비 52%로 국내 1위를 차지하고 있어 전 세계인의 식품 소비 트렌드에 맞는 생산 기반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남도는 이 같은 여건에 발맞춰 해외 주류(主流) 시장에서 국내 농산물이 선전할 수 있도록 맞춤형, 단계별 지원을 강화함으로써 국내 수출 1번지로 활약하고 있다.

전남도는 2025년까지 농수산식품 수출 10억달러를 목표로 한다. 다만 내년부터 농산물에 대해 WTO 규정의 예외 조항을 적용받아 제한적으로 시행되던 물류비 지원이 폐지되는데 물류비 지원 중단을 대비해 정부가 최근 수년간 지원 비율 감축정책으로 국내 기업이 물류비 폐지에 대한 적응력을 갖췄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지만 수출 경쟁력이 크게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 또한 나온다. 때문에 많은 수출 농가들은 농산물 수출물류비 지원에 버금가는 수출 지원 사업 확대에 대한 필요성이 있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전남도는 이를 대비해 선제적으로 올해 포트폴리오를 더욱 견고히 했다. 수출 기업의 전문성과 역량을 높이기 위해 제품 개발과 품목별 맞춤형 포장지 개발, 해외 신시장 개척을 적극 지원함으로써 수출 품목별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신현곤 국제협력관은 “올해 농산물 수출물류비로 편성한 예산 20억원에 더해 수출 경쟁력 제고를 위한 예산을 추가로 확보, 물류비 지원 중단으로 인한 수출 경쟁력이 낮아지지 않도록 품목별 수출 전문조직과 단체를 집중 육성하고 품목별 수출 지원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면서 “올해 12월 처음을 시행하는 ‘수출 우수 시·군 경진대회’를 통해 시·군별 수출 수우 지원 사업을 공유 확대하는 것은 물론 식품 수출 기업과 유기적 협력체계를 구축해 적재적소·적기에 수출 지원 사업을 시행, 2025년 농수산물 수출 10억달러 달성을 위해 다 함께 협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농업신문=박현욱·정새론 기자)

이 기사는 FTA 교육홍보사업의 제작지원으로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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